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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에프 -여명의 소녀와 종언의 기사-

F 에프 -여명의 소녀와 종언의 기사-

[ 초판한정부록 : 타로카드 + OPP북커버(책과랩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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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120*172*20mm
ISBN13 9788960525368
ISBN10 8960525367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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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의 끝, 끝의 시작. 나의 이야기는 종언(終焉)의 순간부터 막을 올렸다.

꽃도 숲도 갓 돋아난 새순의 풋풋한 향기를 풍기는 아름다운 봄의 오후.
“히비키, 외출하는 거냐?”
가방을 들고 조용히 객실을 나서려는데 갑자기 목소리가 들려왔다.
“어, 일어났네.”
나는 비좁은 현관에서 통로 쪽으로 몸을 반쯤 내민 상태로 돌아보며 웃음을 지었다.
객실에는 여행용 짐을 베개 삼아 누워 뒹굴던 미하루 삼촌의 모습이 보였다. 삼촌은 피곤한 표정으로 머리를 들며 내 쪽을 향해 책상다리로 앉더니 크게 하품을 했다.
“나도 가련다. 준비할 테니까 잠깐만 기다려 줘.”
“삼촌은 좀 쉬고 있어. 오늘 여행 때문에 매일 늦게까지 야근했잖아. 고마워.”
“아니지, 우리 귀여운 조카가 기뻐해 준다면야 철야 근무쯤은……. 어이쿠, 일어나자마자 조카 사랑 팔불출 기운을 뿜어내게 하지 말라고. 낯선 곳을 히비키 혼자 돌아다니게는 할 수 없잖니.”
“괜찮아. 여관 주변을 좀 잠깐 돌아보는 것뿐인데, 뭐. 하지만 밤에는 꼭 캔들 퍼레이드 함께 보고 싶어.”
같이 갈까 말까 고민하고 있던 미하루 삼촌에게 손을 흔들어 보이고는 얼른 객실을 나와 홀로 이어지는 계단으로 향했다. 메이지(明治) 시대에 지은 서양식 주택 같은 외견을 지닌 이 여관은 내부 장식들까지 어쩐지 옛 정취를 진하게 느끼도록 공들여 꾸며져 있었다.
복도에 난 창문에서 상쾌한 산들바람이 흘러 들어오자 그 상큼한 느낌에 나도 모르게 미소를 지었다.
봄 방학을 맞이하여 방문한 사루미(申海) 초(町)는 일본 혼슈(本州) 서남단에 자리한 어느 현의 변두리에 있다. 이 마을은 규모 자체는 작아도 수려한 자연 경관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알 만한 사람은 아는 숨은 관광 명소라고 한다. 도심에서 신칸센(新幹線)을 타면 대략 두 시간 반 정도의 거리에 있다.
이 여관의 경영자는 미하루 삼촌의 고교 동창 친구분으로 예전부터 이곳에 놀러 오라고 권하셨다고 한다. 그래서 이번 여행이 이 고장으로 정해지게 되었다.
“오길 잘 했어.”
여관 정면 입구에 설치된 테라스 사이를 지나가면서 그렇게 중얼거렸다.
이 여관은 무성한 나무로 둘러 싸인 경사로 위에 있었다. 그 뒤편으로는 작은 시내가 흐르고 있는데, 계절에 따라 희귀한 야생화가 발견되기도 한다고 들었다. 테라스 저편으로는 폭 4미터 정도의 돌로 포장된 오솔길이 뻗어 나가면서 도중에 완만한 커브를 이루고 있었다.
나는 거기서 잠깐 발걸음을 멈추고 장식이 새겨진 목재 가드레일 위에 두 손을 올려놓았다. 오래된 마을 풍경이 눈 아래에 펼쳐졌다. 방사형으로 늘어선 건물들의 지붕은 산뜻한 색을 띠고 있는 것이 많아 귀여운 느낌을 주었다.
건물들이 밀집되어 있는 곳은 아마도 중심지로 그 일대는 번화가인 것 같다. 멀리 떨어진 곳에는 슈퍼마켓이나 공장과 같은 대형 시설도 이곳저곳 흩어져 있었다.
상자 속 모형 정원처럼 보이는 환상적인 마을을 둘러싸듯 깊은 숲이 펼쳐져 있었다. 녹음 속에 섞인 연분홍색. 드문드문 벚꽃이 피기 시작했나 보다. 그 방향으로 걸어가 보는 것도 좋을 듯싶다.
가방을 어깨 위에 제대로 고쳐 메고 오솔길을 따라 내려갔다. 경치가 정말 좋다.
“나중에 사진이라도 찍어야겠어.”
미하루 삼촌과의 여행은 이걸로 15번째다. 앨범의 수도 상당히 늘어났다.
“첫 여행은 역 두 정거장쯤 떨어진 곳의 공원이었지, 아마.”
기억을 되짚어 보니 따스한 기분이 몰려왔다. 봄, 여름, 겨울의 장기 휴가. 상황만 괜찮다면 골든 위크에도.
미하루 삼촌의 배려에 나는 꽤나 의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어느 여행이든지 숨이 막힐 것 같은 나날을 보내는 나를 위해 계획한 것들뿐이니 말이다. 내 부모님은 몇 년 동안 필요한 대화밖에 하지 않고 계신다. 매일 식탁에 둘러앉으면 부자연스러운 침묵과 억지웃음뿐.
부모님이 서로 제대로 눈을 마주치시지 않게 된 게 언제부터였는지마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두 분은 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독립할 수 있게 되면 이혼할 생각인가 보다. 앞으로 3년. 내가 그 마음을 눈치채고 있을 거라고는 아시지도 못한 채 시간이 흐르기만을 참을성 있게 기다리고 계시는 중이다.
나는 학대를 당하거나 존재 자체를 무시당하거나 하는 경험을 한 적은 없다. 두 분이 항상 최선을 다해 부모의 역할을 다 하려고 노력한다는 것 정도는 이해하고 있다. 차라리 냉정하게 외면하는 게 낫다고 할 정도로.
“그러면 언젠가 다시 사이가 좋아지시지는 않을까 하고 내심 기대 안 해도 되는데 말이야.”
부모님의 행복을 바란다면 당장이라도 “나 때문에 참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말해야 할 것이다.
―이 여행을 마치고 나면 꼭 말해야지.
발밑으로 시선을 떨어뜨렸다. 나도 모르게 걷는 속도가 느려졌다. 여행을 갈 때마다 굳게 다짐만 했지 이제까지 그 말을 입에 올린 적은 없다. 그렇게 말했을 때 두 사람의 표정을 보는 게 무서워서일지도 모른다.
만약 어깨에 무거운 짐이라도 내려놓은 듯 눈에 보일 정도로 안심하는 모습이 보이기라도 한다면……. 그렇게 생각하기만 해도 심장이 얼음물 속에 잠기는 기분이 들었다.
나는 잠시 발을 멈추고 크게 고개를 저었다. 이번에야말로. 부모님과 두 번 다시 못 만나는 것도 아니니까.
얼굴을 들었을 때 언덕길의 끝자락쯤의 비뚤어진 십자로에 이상한 무리가 가로질러 가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어…… 벌써 퍼레이드 시작한 거야? 밤에 하는 게 아니었나.”
서둘러 걸음을 옮겨 돌로 포장된 길을 내려갔다. 여관에서 체크인을 할 때 켄지 아저씨―여관 경영자인 미하루 삼촌의 친구분―께서 “오늘 밤에는 캔들 퍼레이드가 있단다. 마을 전체가 환하게 밝아지니까 기대해도 좋아”라고 알려 주셨다.
캔들 퍼레이드는 원래는 오랜 역사를 가진 제사 의식으로 이 사루미 지방의 토지신에게 시집을 가는 신부가 길을 잃거나 발이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촛불을 많이 켜 땅을 비추던 풍습에서 시작했다고 한다. 현재는 가면을 쓰고 분장을 한 떠들썩한 퍼레이드로 바뀌었단다.
십자로에 도작한 후, 아까 보았던 행렬의 모습을 찾아보았다.
“벌써 저쪽의 교차점까지 갔네.”
행진 속도가 정말 빠른가 보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시가지 중심과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기분이 들었다. 그쪽 방향에는 이렇다 할 만한 건물도 없이 조금만 더 가면 금세 숲의 가장자리에 다다르게 된다.
점점이 늘어서 있는 작은 가게들을 곁눈질로 보면서 행렬을 따라가던 도중, 갑자기 밝게 터지는 몇 개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옆 골목에서 행렬에 참가하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는, 가면을 쓴 남자와 아이들 몇 명이 나타났다.
광대로 분장한 남자는 경쾌한 동작으로 춤을 추면서 트럼펫을 불어 엇박자 소리를 내곤 했다. 아이들은 즐겁게 웃으며 그 남자를 둘러쌌다.
어쩐지 「하멜른의 피리 부는 사나이」 같은 음색으로 아이들을 꼬드기고 있는 것 같아 ― 그런 바보 같은 생각이 뇌리를 스치자 조금 오싹했다.
그들 역시 앞서 가고 있는 행렬과 마찬가지로 숲을 향하는 듯했다. 조금 망설이다가 느릿느릿 그들을 따라갔다.
포장된 길이 끊기고 늘어선 나무들의 숫자가 급속히 늘어났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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