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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이와 장수매

돌이와 장수매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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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04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60쪽 | 884g | 320*255*15mm
ISBN13 9788991591141
ISBN10 899159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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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류재수
류재수는 홍익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한 후‘해송’이라는 탁아운동단체에 동참하면서 우리 어린이 문화와 현실에 눈을 떴고, 그때의 체험들은 이후 그림책 작업의 밑거름이 됩니다. 미술 교사 시절에는 대안 미술 교육으로서‘내가 만든 그림책’운동을 5년간 벌였고, 지금은 서울시립대학원에서 그림책 강의를 진행하며‘남북문화통합교육원’과 ‘어린이 어깨동무’의 일원으로서 남북 어린이 문화 교류에도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일본, 사할린, 중앙아시아 등에 살고 있는 동포 어린이들의 이야기를 그림책에 담아내기 위한 노력을 끊임없이 기울이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창작 그림책으로는 『백두산 이야기』, 『자장자장 엄마 품에』, 『눈사람이 된 풍선』, 『노란 우산』 등이 있으며, 이 중 『백두산 이야기』는 일본에서 출간되는 동시에 무대극으로 꾸며져 순회 공연되었고 『노란 우산』은 ‘뉴욕타임즈 올해의 우수 그림책’으로 선정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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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의 말

오래전 사할린 섬 남쪽 끝에 있는 코르사코프*라는 곳에 갔을 때였다.
바닷가 작은 언덕, 나무 한 그루 없이 듬성듬성 나 있는 풀섶 위에 남루한 나무 벤치 하나가 놓여 있고, 동포 노인 한분이 앉아 고국을 향해 수평선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광경은 마치 초현실주의 그림을 보듯 기묘했다. ‘저렇게 반세기를 앉아 있었구나…….’ 생각하면서 슬그머니 다가가 그 분의 표정을 보는 순간,
시간이 멈춘 듯 그저 멍해졌다. 상상과는 정반대로 그렇게 온화한 모습일 수가 없었다. 무엇이 그 분을 미소 짓게 했을까?
돌아온 나는 참담했고 한동안 자괴감에 빠졌다. 무엇인가 구하러 간 그곳에서 목격했던 상황들은 되레 내가 살고 있는 이 땅이 어떤 곳인가를 되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전국 곳곳에 스며 있는 이웃들의 비원을 외면한 채, 그 사회가 추구한다고 하는 안정과 번영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어느 날 장산곶매가 코르사코프의 고적한 잿빛 하늘 아득히 먼 곳에서 찬 공기를 가르며 선회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게 들어왔다.
이 책을 한창 그리고 있던 중에도 이십여 년을 가깝게 지내던 팔순 노인 한분이 북녘에 가족을 둔 채 세상을 하직하였다.
혼자 살던 그 분은 평소 가족 이야기를 꺼렸고, 나는 조심스러워 잘 묻지도 못했다. 그러던 분이 나에게 남긴 마지막 말은 “그리운 정도가 아니오…….”였다.
지인과 함께 고향이 가까운 대동강에 유골을 뿌리면서 문득, 슬픔보다도 이 버젓한 세상에서 왜 가족이 서로 못 만나야 하는 지 ‘참 이상하다’는 단순한 생각이 복받쳤다.
이 책을 마무리할 즈음 기회가 되어 오랜만에 코르사코프에 다시 가 보았다. 그때나 지금이나 바다는 장엄하게 다가왔다.
항구가 내려다보이는 ‘망향의 동산’에서 육십 년 만에 처음으로 지내는 망향제의 굿 소리를 뒤로 하고 아련히 빛나는 수평선을 바라보면서 돌이의 다음 이야기를 꼭 그리게 되기를 마음속으로 기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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