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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테의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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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6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24쪽 | 533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7411588
ISBN10 893741158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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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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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문현미
부산 출생.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국어교육학과 졸업. 독일 아헨대학교 문학박사 학위 취득. 독일 본 대학교 한국어학과, 부산대, 서울여대, 경원대 강사 역임. 독일 본 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역임. 현재 천안대학교 국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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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희 (pylades@yes24.com) 2001. 09. 24
집으로 돌아오는 길, 버스에서 내리는데 목선에 와 닿는 바람이 선뜩하면서도 상쾌하다. 희미한 가로등 사이로 올려다본 밤하늘은 어둠 속에서도 대낮의 청명함 그대로라는 듯 맑고, 보일 듯 말 듯 몇 개의 희미한 별들이 박혀있다. 하루하루 반복되는 일상에 그저 몸을 맡기고 있는 사이, 어느덧 그렇게 가을이 나를 둘러싸고 있다. 문득 떠오르는 싯귀. "지금 집 없는 사람은, 이제 집을 지을 수 없습니다. / 지금 홀로 있는 사람은 오래오래 그러할 것입니다. / 깨어서, 책을 읽고, 길고 긴 편지를 쓰고, 나뭇잎이 굴러갈 때면, 불안스레 / 가로수길을 이리저리 소요할 것입니다." 『릴케 문학선 2 : 형상시집 외』 p. 52 <가을날> 제3연

그래, "홀로" "깨어서, 책을 읽고" "별 헤는" 가을밤. 오래간 만에 책장 한켠에 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릴케를 만나기로 한다. 아니, 말테를. 나란히 꽂혀 있는 두 권의 말테 중 새 것을 집어 든다. 아직 손대지 않은 새 번역본을. 같은 시인이 다른 영혼의 체를 거쳐 나오면 어떻게 달라질까… 설레이며. 『말테의 수기』는 1910년 파리에서 출간된 일기체 소설이다. 시인의 감관에 포착된 20세기 초 대도시 파리의 우울한 풍경들, 냄새들, 사람들. 주변 사물들과 자기 자신에 대한 여러 가지 인상과 단상. 유년의 기억들. 독서 체험. 책 속에서 만난 여러 역사적 인물들. 이 모든 것들이 일정한 줄거리도 없이, 기승전결의 구조도 없이 촘촘히 엮어져 한 폭의 양탄자를 이루고 있다. 그 양탄자에 그려져 있는 문양들은 生의 불안, 죽음, 사랑, 詩,……

말테는 "요오드포름과 감자 튀김과 불안을 들이마실" 수 밖에 없고, 각종 소음에 시달리는 한편 '소음보다 더 끔찍한 정적'에 시달리는 대도시 생활에서 실존적인 불안을 체험한다. 말테가 체험하는 생의 불안과 공포는 생 미셸 대로에서 만나게 되는 히스테리 환자에게서도 발견되고, 말테의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에도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 나는 불안을 이토록 섬뜩하리 만치 생생하게 묘사한 대목을 이제껏 본 적이 없다.

"이불 가장자리에 비어져 나와 있는 작은 털실 하나가 강철로 된 바늘처럼 딱딱하고 뾰족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 잠옷의 작은 단추가 내 머리보다 더 크지나 않을까, 크고 무겁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 지금 침대에서 떨어진 빵 부스러기가 바닥에 닿자 유리처럼 소리를 내며 산산조각나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 그렇게 되면 실제로 모든 것이 다 깨어져 영원히 돌이킬 나위 없이 되어버리는 것이 아닐까 하는 가슴을 짓누르는 듯한 걱정, 뜯겨진 편지의 가느다란 가장자리가 아무도 보아서는 안 되는 무언가 비밀스러운 것이 아닐까, [……] 내가 내 비밀을 털어놓지나 않을까 하는, 내가 두려워하는 것에 대해 모조리 말해 버리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 모든 것이 말로써는 표현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아무것도 말할 수 없게 되지나 않을까 하는 불안, 그리고 그 밖에 다른 여러 가지 불안들…… 불안들이 꼬리를 물고 놓아주지 않는다." (pp. 80-81)

말테는 이런 생의 불안과 공포에 휩싸여 있으며 자기 자신을 無로 느끼기까지 한다. 그리고 그는 기존의 모든 세계관에 대해 깊은 회의에 빠진다. 그러나 그는 이런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해, 즉 '깊은 비참'에서 '축복'으로 나아가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 탈출구는 바로 글쓰기, 즉 예술이다. "나는 불안을 이겨내기 위해 무언가를 했다. 밤새도록 앉아서 글을 썼던 것이다." (pp. 29-30) "아무라도 좋다. 전혀 적임자가 아니라도 좋다. 이 젊고 보잘것없는 외국인 브리게는 6층 방에 앉아서 낮이나 밤이나 글을 써야만 할 것이다. 그래, 그는 써야만 한다. 그것이 그의 종말이 되기도 할 것이다." (p. 38)

말테는 "고유한 죽음"을 죽을 수 있기 위하여 자신만의 고유한 삶의 양식으로 글쓰기를 택했다. 그러나 그는 단지 글을 쓸 뿐만 아니라 그 글을 남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써나간다. 즉 기존의 글쓰기가 조각을 하듯 소수의 특정 대상을 부각시키는 방식이었다면, 그는 거기에서 버려지는 수많은 대상들, 즉 하찮게 여겨지는 존재들에게까지 깊은 시선을 던진다. 말테가 이러한 새로운 글쓰기를 시도할 수 있게 된 것은 그가 새로운 시각을 획득했기 때문이다. 그는 말한다. "보는 것을 배우고 있다"고. 그리고 이 보는 법이란 자신에 대한 인식 방법과 다르지 않다. 말테는 수기의 초반부에서 거리의 노파나 거지 등을 자신과는 다른 존재로 인식한다. 비록 자신이 몰락한 가문의 후손으로 타국의 도시에서 떠돌기는 하지만 자신은 엄연히 국립도서관에서 "한 사람의 시인을 앞에 두고" 있을 수 있는 존재이다. 그러나 이러한 말테의 의식은 후반부에 가면 역전되어 그들 "버려진 자들"과의 동류 의식에 이르게 되며 나아가 자신을 그들보다 못한 존재로 인식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버려진 자로서의 의식은 예술의 문제와 결부되고 있다. 자신을, 대도시를 떠도는 빈민들과 다르지 않은 존재로 봄으로써 말테는 객관적인 시각을 획득하게 된다. 그는 삶의 진실이 밝고 아름다운 곳에만 있지 않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이다. 진실은, 그것이 아무리 추하고 더러운 것 속에 들어있다 하여도 시인이 추구해야 할 사명임을 알게 된 것이다. 이제 말테에게, 혹은 릴케에게 예술이란 美醜를 포함한 모든 것을 "선택이나 거부" 없이 공평무사하게 객관적으로 서술해내는 것이다.

"아니다, 아니야, 이 세상의 어떤 사소한 것도 함부로 상상해서는 안 된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예측할 수 없는 숱한 작은 것들이 합쳐진 것이다. 사람들은 상상 속에서만 그런 것들을 간파하고 서두르다 보니 그것이 빠져 있다는 것조차 알아채지 못한다. 그러나 현실의 모든 것은 속도가 느리고 말할 수 없이 상세하다." (p.185)

그래서 말테는 예술이란 감정이 아니라 체험이라고 말한다. 많은 것들을 체험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것들을 잊을 수도 있어야 한다는 것, 어느 순간 그 추억들 속에서 한 줄의 시가 솟아나오리라는 것!

"아, 그러나 사람이 젊어서 시를 쓰게 되면, 훌륭한 시를 쓸 수 없다. 시를 쓰기 위해서는 때가 오기까지 기다려야 하고 한평생, 되도록이면 오랫동안, 의미(意味)와 감미(甘味)를 모아야 한다. 그러면 아주 마지막에 열 줄의 성공한 시행을 쓸 수 있을 거다. 시란 사람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감정이 아니고(사실 감정은 일찍부터 가질 수 있는 거다), 경험이기 때문이다. 한 줄의 시를 쓰기 위해서는 수많은 도시들, 사람들, 그리고 사물들을 보아야만 한다. 동물에 대해서 알아야 하고, 새들이 어떻게 나는지 느껴야 하며, 작은 꽃들이 아침에 피어날 때의 몸짓을 알아야 한다. [……] 그러나 추억이 있다는 것만으로는 아직 충분치 않다. 추억이 많으면 그것을 잊을 수도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 추억이 다시 살아날 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큰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왜냐하면 추억 그 자체만으로는 시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그 추억이 우리들의 몸속에서 피가 되고, 시선과 몸짓이 되고, 이름도 없이 우리들 자신과 구별되지 않을 때에야 비로소 몹시 드문 시간에 시의 첫 마디가 그 추억 가운데에서 머리를 들고 일어서 나오는 일이 일어날 수 있다." (pp. 32-34)

말테는 타향 파리에서의 당혹스러운 체험에서 시작하여, 자신의 유년의 기억을 거쳐 역사적 인물들을 서술하는 것으로 수기를 끝맺는다. 『말테의 수기』는 수많은 無名의 고통받는 자들, 말테 자신의 가족들, 역사에 이름을 남긴 자들에 대한 공평무사한 서술로서, 어떠한 "선택이나 거부"도 없는 체험의 서술 과정이다. 그리고 그것은 시인 릴케의 "평생 동안 품고 있다 보니 이루어지길 기대할 수 없는 그런 소원"(p.105)으로서의 진실에 대한 추구, 진실을 향한 사랑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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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훌륭한 디외 병원은 아주 오래된 병원으로서, 클로드비히 왕 시절에도 벌써 몇 대의 침대에서 사람들이 죽었다. 지금은 559대의 침대에서 사람들이 죽어간다. 물론 공장과 같다. 이런 대량 생산에 있어서는 개개의 죽음은 알뜰하게 처리될 수가 없지만, 그것이 문제는 아니다. 양이 문제다. 오늘날 잘 마무리된 죽음을 위해 돈을 치를 사람이 누가 있을까? 아무도 없다. 빈틈없는 절차를 밟아 죽을 수 있을 만큼 돈을 가진 부자들조차도 죽음에 대해서 무관심하고 냉담해지기 시작했다. 자기만의 죽음을 가지려는 소원은 갈수록 보기 드물어진다. 좀더 지나면 자기 자신의 죽음이 자신의 삶처럼 흔치 않을 것이다.
--- p.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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