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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당신은 믿을 수 없겠지만

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당신은 믿을 수 없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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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03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7871745
ISBN10 898787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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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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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부터 내가 하는 말을 당신은 믿을 수 없겠지만, 당신이 진정 내 이야기를 들으려고 한다면, 당신이 진정 나를 신뢰하고자 한다면, 아마도 마침내는 내 이야기를 믿게 될 것이고, 그건 내게는 무척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당신도 모르는 사이에, 내 비밀을 나누어 가질 수 있는 하늘 아래 유일한 사람이 되었기 때문이지요.'
--- p.
매일 아침 깨어날 때 우리에겐 하루당 팔만 육천사백 초의 삶이 예치되어 있고, 저녁에 잠이 드는 때에 새 계좌로 이월 같은 건 없다. 그날 살아지지 않은 것은 유실된다. 어제는 지난 것이다. 매일 아침 이 마법은 새로 시작되어, 다시금 팔만 육천사백 초의 삶이 예치되어 있으며 우리는 그 비껴갈 수 없는 규칙과의 놀이를 한다. 은행은 어느 때라도 아무런 예고없이 우리의 구좌를 닫을 수 있다. 어느 때라도 삶은 멈출 수 있는 것, 그렇다면 우리의 일상적인 팔만 육천사백 초를 가지고 어찌할 것인가?
--- p.267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페기 리의 <열병>을 들으며, 아더는 몇 차례 물 속에 머리를 담그었다. 그러다가 멈칫 고개를 들었다. 그는 들려오는 노래의 음향감, 모노라고 여겼던 기계에서 나오는 것치고는 어리둥절하리만치 사실적인 그 스테레오 효과에 놀랐다. 게다가 고개를 들고 가만히 듣고 있자니, 벽장 쪽에서 멜로디에 맞춰 딱딱 손가락을 튕기는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 호기심에 이끌려 그는 욕조에서 나와 살금살금 벽장으로 다가갔다. 소리는 점점 더 또렷하게 들렸다. 그는 멈칫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벽장의 두 문짝을 확 열어제쳤다. 순간, 그는 눈이 휘둥그레진채 뒤로 물러섰다.

옷걸이들 사이에 가려진 채, 거기, 한 여자가 앉아 있었다. 그녀는 눈을 지그시 감고서, 페기 리의 노래에 매혹된 표정으로 손가락을 튕겨가며 노랫가락을 흥얼대고 있었다.

"다, 당신 누구요? 거기서 뭘 하고 있는 거요?"
다그치는 아더의 목소리에, 여자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눈을 크게 떴다.
"어머, 당신 내가 보여요?"
"당연히 보이지. 그걸 말이라고 해요?"
그녀는 아더가 자기를 보고 있다는 사실에 완전히 놀란 기색으로 다시 물었다.
"제 말도 들리고요?"
아더는 자신이 장님도 귀머거리도 아니라는 걸 지적하고는 다시 다그쳐 물었다.
"당신 대체 여기서 뭘 하는 거요?"
그녀는 아더의 질문에는 아랑곳없이,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거 굉장한 일이네요."
'다 당신 누구요? 거기서 뭘 하고 있는 거요?'
다그치는 아더의 목소리에, 여자가 소스라치게 놀라며 눈을 크게 떴다.
'어머, 당신 내가 보여요?'
'당연히 보이지. 그걸 말이라고 해요?'
그녀는 아더가 자기를 보고 있다는 사실에 완전히 놀란 기색으로 다시 물었다.
'제 말도 들리고요?'
아더는 자신이 장님도 귀머거리도 아니라는 걸 지적하고는 다시 다그쳐 물었다.
'당신 대체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요?'
그녀는 아더의 질문에는 아랑곳 없이, 여전히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말했다.
'이거 굉장한 일이네요.'
--- pp.42-43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작가 마르크 레비는 문학의 길을 추구한 적도, 그럴 생각조차도 없었던 건축가이다. 그는 유아불면증에 시달리는 아들 루이를 위해 이야기를 만들어 들려주길 좋아한 아빠였다. 그러던 어느 날, 그는 아들이 커서도 읽을 수 있는 긴 이야기 하나를 쓰기로 마음먹는다. "아들이 십 년이나 십오 년 후에 읽을 수 있도록 말이죠." 단지 사랑하는 아들을 위해 그는 이 소설을 썼다. 출간은 꿈에도 생각지 않은 채. 그러나 세상에는 잠 못 이루는 '다 큰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 역자 후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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