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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말

물의 말

: 제6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한겨레문학상-06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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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19쪽 | 506g | 148*210*30mm
ISBN13 9788984310520
ISBN10 898431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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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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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미가 밭에 일을 나가며 두 누이들은 언제나 종이의 차지였다. 환은 언제나 제 볼 일이 먼저여서 어미에게 동생들을 돌보겠다고 대답은 찰떡같이 해놓고도 누가 놀자고 부르면 한 번 돌아보지도 않고 나가버렸다. 하긴 환이 집에 붙어 있는 것이 누이들에게 좋을 것도 없었다. 어머니가 나눠 먹으라고 지어둔 밥은 언제든지 환이 먼저 솥을 차고앉아 양껏 퍼먹은 다음에야 아우들 셋이 밥풀 구경이라도 할수 있었다.

고구마나 오이 같은 군입질거리는 아예 싹쓸이해버려, 저녁은 고구마나 삶아서 때워야겠다 생각하고 돌아온 어미가 기함을 하게 했고, 찬장 속 깊은 곳에 숨겨져 있는, 대개는 오일장에 다녀오던 님이가 주고간 갱엿이나 박하사탕은 그것이 몇 개든 하루를 넘기지 못하고 환의 입으로 들어갔다. 이도 저도 없는 날이면 쌀을 긁어 쌀이라도 오도록오도록 씹어먹어야 직성이 풀리는 아이가 환이었다.
--- p.159
님이는 예지와 윤아 둘 다 조금도 덜 소중하거나 더 소중하지 않은 딸들이라고 생각했다. 님이가 그녀의 두 딸들 사이에서 지금까지 형성되어 왔고 형성될 유대는, 죽은 권개동과 그의 네 아들들 사이에서의 유대보다 질적으로 월등히 견고했다. 이 두가지의 유대가 가부장제 사회의 의미체계에서 가지는 중요성의 정도는 물론 하늘과 땅 차이다. 그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후자가 대를 잇는 유대관계인 반면 전자는 그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대를 잇는다는 것의 의미는, 혹은 대를 이음으로써 한 사람이 얻는 이득은 무엇일까. 자신의 윗대와 아랫대를 분명히 함으로써 너무나 짧고 허무하고 불확실한 이승의 삶 속에서 스스로의 정체성을 확고히 한다는 의미일까. 그래서 씨받이도 하고 씨내리도 하고, 뼈다귀를 따지고 관향을 따지고 적서를 따지는 것일까
--- p.100-101
그녀는 낯선 운명 속에 자신을 방기하고 싶다. 그것이 운명에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윤아의 전략이었다. 운명에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길은 두 가지. 하나는 보육원 원장 처럼 신의 섭리를 믿는 것이다. 신은 당신의 쓰임새에 따라 인간을 창조했다. 윤아도 시의 쓰임새에 따라 창조된 인간이다. 윤아의 앞날은 신의 계획에 따라 예정되어 있다. 신의 충실한 종인 윤아는 신의 뜻을 추종하기만 하면 된다. 어떤 시련도 신의 계획에 합치되는 시험이자 단련일 뿐이다. 그러므로 운명은 더 이상 두렵지 않다.
--- p.38-39
계곡으로 가는 갈 옆 우묵한 자리에 들어선 새집. 이제 얼마있지 않아 저 집에서 늙은 여자와 젊은여자 , 늙지도 젊지도않은 남자가 만날것이다.젊은 여자와 늙지도 젊지도 않은 남자는 늙은 여자를 이모라고 부르겠지. 이모야, 이모야,이모야.너무 불러 닳아지도록 그 이모를 부르며자랐던 한 시절이 있었지.

윤아는 달밭골 계곡에서 걸음을 멈춘다. 서울서 짐 싸들고 내려와 사흘 남짓, 윤아가 한 일이라고는 달밭골의 계곡에 발을 담그고 나무와 풀벌레와 돌멩이와친해진 것뿐이다. 윤아는 늘앉던 너럭바위 위에 앉는다. 평평하여 앉기 좋은 바위이다. 차고 맑은 물이 윤아의 벗은 발을 간질이며 소왈소왈 말을 건다.

물의말.
윤아는 손바닥 가득물을 떠 달아오른 얼굴에뿌린다.물이 눈 속에도 들어가고 입 속에도 들어간다. 물방울 어린눈으로 보는 천지간은, 온통 물빛이다.
--- p.31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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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평

이 소설은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늘 타자로서 배제되어 온 여성의 가치를 생경한 공격적 언어가 아닌 치밀한 예술적 전략으로 옹호하고 있다. 주인공 님이를 중심에 두고 3대에 걸친 한 집안의 여러 여자들의 펼치는 이 드라마는 '조선 딸들의 애사'라고 불리움직도 한데, 일제, 전쟁, 산업화, 민주화운동 등 역사의 세찬 격랑 속에서 그들이 어떻게 죽고,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그 기구한 운명을 실감나게 형상화해내고 있다. 님이를 중심으로 촘촘히 혈연의 그물을 엮어내는 그 구성력은 예사로운 능력이 아니다.

이 소설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자재로운 언어구사 능력에 있을 것이다. 전통사회에는 토속어를, 도시사회에는 지적 언어를 사용하고 있는데, 그 어느 경우에도 성공적이어서 농촌(과거)과 도시(현재)의 대비가 선명하다. 전통사회를 복원하는 토속어의 능락한 구사를 특히 주목할 만한데, 글 속에서 경상도 사투리가 이만큼 풍요롭고 구수한 맛을 내기란 그리 쉽지 않은 일일 것이다. ㅡ 현기영(소설가)

우리 소설에서 여성 두 세대를 갈라놓은 시공간이 옹글게 포착된 예는 매우 드물다. 차이와 갈등이 도드라지면서 오히려 망각의 늪에 묻혀버릴 때가 많았다. 두 시간대를 무리하게 박음질하지 않고, 섬세한 언어적 파동과 웅숭깊은 지혜의 눈으로 맥맥한 흐름을 보여준다. 이 물줄기가 제도의 경계를 벗어나 관계의 미궁으로 흘러들 무렵, '님이'는 사랑하는 딸들에게 편지를 쓴다. 그녀의 눈에 새로운 적이 잡힌 듯하다. ㅡ 황광수(문화평론가)

여성들의 삶을 한 편에서는 역사의 시간 축에서 파악하고 한 편에서는 동시대의 생활 현장에서 살피는 이 소설의 얼개는 매우 지적이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 더 감동적인 것은 다른 데 있다. 필경 궁핍한 생활에서만 가능할 자연과의 깊고 뼈저린 교감이 그것이다. 지적인 것과 시적인 것이 이 자연을 통해 결합함으로써, 이 소설이 담고 있는 여성주의적 내용은 그 진실성과 구체성을 얻는다. ㅡ 황현산(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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