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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물의 애옥살이

생물의 애옥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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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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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1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417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8890731
ISBN10 897889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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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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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도(港都) 부산을 찾을라치면 자기도 모르게 발길이 흐르는 곳이 있다. 여기저기 산더미처럼 쌓인, 바다 냄새 가득 밴 멍게, 개조개, 꼬막, 갈치, 돔 등 해물이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그렇지만 해물이니 뭐니 해도 뼈빠지게 고생하며 살아가면서도 투박한 사투리에 해맑은 웃음을 잃지 않는 '풀뿌리 인간'의 본성을 발견할 수 있어 좋은 곳, 자갈치 시장이 거기다. …… 노점을 따라 걷다가 건물 안으로 들어가면 순간 발을 멈추게 되고 재빠르게 움직이는 아주머니의 손놀림에 멍하니 눈이 붙박힌다. 그런가하면 껍질 벗겨진 채 피 흘리며 다랭이 속에서 꿈틀거리는 꼼장어들의 몸부림에 화드득 놀라 오만상이 찌푸려지고, 뾰족한 못 끝에 대가리를 찍힌 그놈을 보면 내 사지가 오그라든다. 머리 끝에 칼집을 내고 껍데기를 꼬리까지 쫙쫙 벗기는 능숙한 솜씨에는 혀를 내두를 수밖에 없다.
그것이 겨울날 길가의 포장마차나 대폿집에서 신사 숙녀가 어울려 즐겨 먹는 꼼장어가 아닌가. 자갈치 시장에도 그놈들만을 구워 파는 집들이 즐비하다. 아무튼 그놈의 껍질을 산 채로 벗기는 아주머니들의 기분이 좋을 리가 있겠냐마는, 목구멍이 포도청에다 입가 노란 새 새끼 같은 자식들을 먹여살리고 놈들 머리에 먹물 몇 방울이라도 넣으려니 "살생하지 말라"는 부처님 말씀도 귀 밖으로 흘려버리지 않을 수 없고,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마냥 그렇게 살아간다.
꼼장어라는 말은 정식 우리말 이름이 아니고 아마도 '먹장어'라 부르면 큰 잘못은 없을 것이다. 참고로 영어로는 '해그 피시(hag fish)'라고 부르는데, '해그(hag)'는 '보기 흉한 노파'를 뜻한다. 먹장어 무리는 그 종류가 세계적으로 60여 종이 알려졌는데 우리가 먹는 것은 30센티미터 정도의 것이지만 큰 종류는 몸길이가 무려 1.4미터나 되는 것이 있다고 한다.

--- p.96
촌충은 몸이 납작하다 하여 분류학상으로 편형동물(扁形動物)에 집어넣는다. 영어로는 끈끈이 종이를 닮았다고 하여 '테이프웜(tapeworm)'이라 한다. 실제로 보면 연한 미색을 띠면서 그 전체 모양과 크기가 어슷비슷 납작납작하게 썬 칼국수 면발을 닮아서, 오전에 이 부분의 강의를 듣는 날은 점심을 잡친다고 학생들의 불평이 쏟아지기도 한다. 그래도 천상 칼국수 면발인 것은 사실인데, 비자 씨앗이나 구충제를 먹고 쏟아놓은 허연 촌충 덩어리의 꿈틀거림을 보았다면 며칠은 밥도 못 먹을 뻔했다. 우리야 어릴 때 기생충과 함께 살았으니 어머니의 목으로 넘어와 꿈틀거리는 큰 지렁이만한 회충을 봐도 그저 예사로 지내왔다.
사람에 흔하게 기생하는 촌충은 쇠고기를 날것으로 먹을 때 들어오는 민촌충, 덜 익은 돼지고기를 먹으면 감염되는 갈고리촌충, 민물새우나 가재 등의 갑각류·민물고기를 날로 먹어 생기는 긴촌충 등 세 종류가 있는데 일본의 교수가 창자에 키웠다는 것이 바로 이 긴촌충이다. 이 소·돼지·민물고기를 모두 중간숙주라고 하는데, 대부분의 기생충 생활사가 이렇게 복잡하게 얽혀 있다. ……
--- p.22
우리 나라 특산 식물인 금강초롱의 학명 'Hanabusaya asiatica Nakai'에도 명명자 '나카이(Nakai)'가 붙어 있다. 도대체 나카이는 어떤 사람이기에, 무슨 사연으로 우리 나라 식물 이름에 이렇듯 자주 등장하는 것일까? …… 하나부사 요시타다[花房義質]는 기분나쁘게도 초대 주한 일본공사를 지내고 한일합병을 주도한 인물이다. 이 사람이 '조선'의 식물에 관심을 가져서 일본의 식물학자 나카이 다케노신[中井猛之進]을 서울 조선호텔로 초대했는데, 이야기를 나눌 때 창가에 핀 은방울꽃을 보았고, "조선에도 일본만큼이나 다양한 식물이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나카이는 한국의 식물상에 대한 자문을 받았는데, 그래서 나중에 조선총독부 촉탁교수로 임명됐다. 어느 나라나 낯선 땅을 점령하면 먼저 생물상·광물상 등을 샅샅이 알아내는 법이니, 알고 보면 수탈하기 위한 당연한 수순인 것이다. …… 아무튼 나카이는 새로운 식물(신종) 금강초롱을 채집하고 학명을 붙이는데, 이때 자신에게 행운의 기회를 준 하나부사를 기려 그의 이름을 속명으로 붙였다. …… 금강초롱은 검산초롱꽃과 함께 단지 두 종만이 이 속(屬)에 들어 있으니, 'Hanabusaya'는 세계적으로 아주 희귀한 특산속(特産屬)이다. 이는 특산종보다 더 무게가 실린다는 뜻인데, 식물 이름 하나가 붙는 데도 역사와 내력이 딸려 있음을 알아두자.
--- p.147
아무튼 이 동물은 수컷이 '임신'을 한다. 꼬리 아래 항문 근처에 인큐베이터 구실을 하는 컵 모양의 육아낭이 있는데 암놈이 그 속에다 산란하면 수컷이 정자를 뿌려서 수정시킨다. 수정란은 그 속에서 4∼5주 동안 발생과 부화가 일어나 2센티미터 크기의 유생이 되면 밖으로 나가 독립 생활에 들어간다. 새끼 물고기[稚魚]는 다른 물고기와 마찬가지로 어미를 빼닮은 '직접발생'을 하며 12∼18개월 뒤에는 다 자라는데, 수명은 5∼7년으로 추정한다.
그런데 동물들의 공통점의 하나는 알과 정자를 수정시키기 위해서 암수가 전희(前戱)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상대를 성적으로 흥분시켜서 알을 낳게 하고 또 정자를 뿌리는 것인데, 해룡도 산란 직전에 육아낭이 부풀어오른 수컷과 알을 배어 배불뚝이가 된 암놈이 돌기로 서로 엉겨붙어서 레슬링이나 하듯이 올라갔다 내려갔다, 오른쪽으로 왼쪽으로 움직인다고 한다. 이런 행위를 할 때 쾌감을 느끼느냐는 문제를 놓고 간혹 논란이 벌어진다. 대부분 학자들은 '없다'는 결론을 내는데, 나는 그때마다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어쨌거나 열흘 뒤쯤 부화할 210여 개의 알을 다 쏟아부은 암놈은 기진맥진 죽은 듯 움직이지도 못하다가 다음날에 생기를 찾고 먹이를 먹기 시작한다고 한다. 그놈들도 '원죄를 사하느라' 그렇게 모질고 고된 일을 치르는 모양이다. …… 이 해룡이 별난 특징이 있는 놈이라 정력을 일으키는 최음제(催淫劑) 효과가 있다는 소문이 있다. 그래서 해마와 함께 비싼 값으로 팔려나가 씨가 마를 지경에 이르게 되고 말았다. 그놈의 정력이 뭔지 해룡의 씨를 싸그리 말린다. 애통한 일이다. 해룡이 하는 말. "야, 이놈의 인간들아. 비아그라가 있지 않느냐. 그것이나 처먹어라, 나 대신."
--- p.115
아메리카 대륙 중남 지역에서는 사람 살갗에 구더기가 생기고 번데기가 되어 파리가 날아나가는, 상상을 불허하는 엄청난 일이 일어난다. …… 이 징그러운 놈들은 쌍시류에 속하는 말파리다. 말파리는 암놈 모기를 포로로 잡아서 모기 배에다 제 알을 낳아 붙여두는 이상한 짓을 한다. 파리가 쉬슨 이 모기는 다른 놈과 마찬가지로 사람 피를 빨려고 피부에 달라붙는데 사람 피부의 따뜻한 열을 받은 파리 알은 재빨리 부화하고 유생이 되어 모기에서 떨어져 나와 사람의 살갗에 내려앉는다. 이 꼬마 구더기는 모기가 피를 빤 상처로 기어가 쏙 들어가서 다리에 붙은 갈고리로 피부에 대가리를 처박고 호흡기관이 있는 꼬리 끝을 피부 밖으로 내놓는다. 사람의 살을 파먹으며 한 달 보름 동안 자라서 번데기가 되었다가 다 자라면 파리가 되어서 날아가 버린다. …… 그런데 여기에 하나 덧붙여 얘기할 것이 있다. 보통 모기는 야행성이어서 밤에 사람 피를 빠는데, 배에 말파리 알을 단 이 모기 놈은 성질이 달라져서 파리처럼 대낮에 날아가 피를 빨아대니, 이는 "기생충이 숙주의 행동을 바꾸게 한다"는 아주 좋은 예다. 사람이 임신하면 입덧이 생기는 것도 이와 같은 원리다.
--- p.64
늦은 봄이나 이른 여름에, 그것도 비 온 뒷날 땀이 날 정도로 더운 정오 무렵에, 여왕개미가 뿌린 '애욕의 향수'인 페로몬 냄새를 맡은 수컷들이 100∼300미터 위 높은 하늘로 떼지어 날아오른다. 개미는 페로몬이라는 화학 물질로 말하는 동물이 아니던가. 잠시 후 정욕으로 이글거리는 수캐미떼 속으로 몸을 숨긴 여왕개미는 20여 분 동안 여러 마리의 수놈들과 짝짓기를 하고 땅바닥에 내려앉는다. 비정하고 잔인한, 아니 종족 번식을 위한 본능인 여왕개미의 처절한 몸부림을 살펴보자.
정기(精氣)를 받고 평소에 미리 봐둔 우거진 풀숲에 내려앉은 그 여왕은 혼자서 검불 속에 들어가 2미터 깊이의 흑연같이 어두운 땅굴을 파고 들어간다. 딱딱한 땅을 파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그 일이 얼마나 어려운 작업이겠는가. 이제 다시는 공중을 비행할 일이 없으니 거추장스런 날갯죽지는 과감히 잘라버리고 굴 파기에 온 힘을 다 쏟는다. 이렇게 힘들여 보금자리를 마련하고는 일 주일에 걸쳐서 50∼90개의 알을 낳는다. 도와주는 이 하나 없는 컴컴하고 깊은 굴 속에서 혼자서 감당하는 고독한 싸움으로 그동안에 몸무게가 반이나 줄어버린다고 하니 지독한 녀석들이 아닌가. 그런데 낳은 알의 반 정도는 발생이 되지 못하고 부화된 새끼들의 먹이가 된다고 하니 정말로 천지조화가 멋들어지다 하겠다. 어미가 그 지경에 먹이를 물어 올 수 없으니 한 배 알을 먹는다! 이것들은 첫배 새끼들이라 몸도 작고 수명도 짧다고는 하나 이것으로 새살림을 차린 것이고, 이 새끼들의 공양을 잘 받은 어미 여왕은 차츰차츰 식구를 늘려 나중에는 한 집 안에 수백 개의 방과 22만여 마리의 자식을 거느리게 된다.
--- p.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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