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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일기

목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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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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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1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88쪽 | 51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01033334
ISBN10 89010333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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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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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전시회 때에는 자작나무 토막을 대충 도끼로 쪼개 만든 날벌레와 톱밥으로 빚어 만든 도깨비를 천장에 매달았는데, 아이들이 더없이 좋아했다. 아무 생각 없이 만든 물건을 알아보는 건 역시 아무 생각 없는 아이들이다.
--- p. 179
전동 공구들이 도무지 마음에 안 드는 이유는 그것들이 대부분 회전력을 이용하는 데 국한되어 있으며, 그것조차 수월하게 조절하는 장치가 없다는 점 때문이다. 말하자면 매우 복잡한 기계가 하는 일이 늘 단순한 작업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이에 비해서 매우 단순한 손 도구들은 훨씬 복잡하고 섬세한 작업 혹은 비기계적인 작업을 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결국 매우 발달된 기계라는 것은 인간의 작업을 단순화하고, 그 단순한 작업을 효율성이란 이름으로 묶어버리기 위한 문명의 산물이다.
--- p.201-202
새집을 만든다는 것은 생각도 못해보았다. 마당의 나무 위에 예쁜 새집을 지어준 그럴듯한 집을 본 적은 없지만 그게 왠지 낯간지러웠다. 그런데까지 애정을 주는 여유로움에 적응하며 살지 못했던 탓이다. 혹여 마당에 새들이 와서 재잘거리면 그저 기분 좋게 듣기만 하면 그뿐이었다. 새들은 알아서 왔다가 알아서 가면 자기들 식으로 살아가는 것이지, 그걸 간섭하고 싶은 생각은 조금도 없었다.

간섭은 오히려 새들이 한다. 들에는 겨울부터 산비둘기가 극성이어서 봄이 되어 밭에 심어놓은 콩알까지 다 쪼아먹어야 떠나곤 한다. 산비둘기는 하도 영악스러워서 산골사람들은 녀석들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밤에 몰래 씨앗을 심는다. 까마귀들은 두엄을 헤집어놓고, 까치들은 덮어씌우는 값을 더 치러야 한다. 물론 좋은 게 없지는 않다. 비 오는 날은 후투티가 얼룩빛 수영복 차림에 꼭두서니 같은 화관을 쓰고 나타나면 눈이 즐겁다.
--- p.149
보기에는 푸르고 좋은 나무숲에서 나무를 둘러싸고 있는 보이지 않는 관계들을 따져보는 건 골치 아픈 일이긴 하다. 어쨌든 이리저리 굴러다니는 나무를 주워 무얼 만드는 것이 꼭 직업적인 장이가 할 일만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해진 셈이다. 하지만 일상 속의 간단한 쓰임새조차도 산업적인 생산구조에 기대야 하는 이즈음의 삶에서 조금만 그럴 듯 한 걸 만들면 창작이니 예술이니 이름 붙이고, 그걸 업으로 삼으려면 직업적인 장이가 되어버리니, 그 한가운데 있으려면 나 같은 얼치기 목수가 제격이 아닌가 싶다.
--- p.193
목수일도 그런 일 중 하나이다. 제대로 된 목수의 작업은 놀라울 정도로 치밀하고 정교하지만, 대부분의 일의 내용은 있는 그대로보다 과장되어 있다. 정교한 작업조차 단순한 일의 반복에서 오는 과정의 복잡함일지언정 그 내용의 치밀함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다.
지식의 상당 부분은 학습과 경험이 가져다준 것이다. 그리고 그럴만한 자격이 충분히 있을 터이지만 사람들은 경험의 축적을 좀처럼 따라잡을 수 없는 자신만의 노하우라고 생각한다. 여기까지 문제될 것은 없다.
그런데 지식과 정보를 공유하는 데 터무니없이 인색한 경우가 없지 않다. 어저면 축적된 정보나 지식의 내용이 빈약한 일일수록 그런 경우가 더욱 많다. 만일 자신의 노하우를 드러내기를 몹시 꺼리는 사람이 있다면, 대개는 그 사람이 지닌 정보가 매우 단순하고 손쉽게 따라잡을 수 있는 빈약한 것임을 쉽게 알아차릴 수있다.
때로는 손으로 터득하여 오랜 시일이 걸려 완성된 기술에서도 그런 경우는 흔하다. 기술을 터득하기 위해 투여한 기간을 보상받으려는 심리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이에 대한 대가를 요구하게 되고, 그게 정보를 공유하는 데 철저하게 배타적인 태도를 낳게 된다.
이게 어디 손 기술로 먹고사는 사람의 일뿐이랴. 지식을 얻는 데 들였던 노고와 경험이 아무리 가치가 있다 하더라도, 자기만의 것으로 슬쩍 덮어버리는 행위를 도처에서 너무 많이 볼 수 있다. 별것 아닌 소재나 기술뿐 아니라 자료나 문서조차 그것을 얻는 데 들였던 시간을 아까워하며 드러내기를 꺼린다.
오랜 숙련과 경험으로 터득한 기술을 바탕으로 한 작업을 흔히 '예술적'이라고 말하는데, 거기에도 미심쩍은 부분이 없지 않다. 기술과 예술로 포장되면 여러 가지가 편하다.
갑자기 물질과 과학과 지식은 정신과 영혼이 되어버리며, 나머지 부분, 즉 기술과 정보의 문을 쉽게 닫아버려도 누가 뭐라고 할 사람이 없다. 비로소 그만의 오랜 외길 인생을 통해 얻어진 '비법'을 숨긴 채 신비적인 분위기가 그를 둘러싸고, 그의 추종자들(실제로는 정보를 공유하고 싶어하는 사람들)과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조금씩 자신의 정보를 흘리면 된다. 드디어 지식을 가진 자들의 사회적 헤게모니가 완성되는 것이다.
어쩌면 모든 지식 권력은 그렇게 완성되는지도 모른다. 아마 인간이 하는 일의 대부분은 실제적인 지식과 정보의 가치 이상으로 과장되어 있는지도 모른다. 경험과 지식은 그 내용을 아무리 내어주어도 그 자체는 없어지지 않는다. 그게 불안하다면 그는 더이상 전문가가 아니다.
경험과 지식의 내용을 폭넓게 공유하는 사회가 아마 더 열린 사회일 것이다.
--- pp.251-253 <기술의 척도> 중에서
'만일 마당에 잔디를 깐 그림 같은 집을 짓고 석양을 바라보며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우아를 떨겠다고 생각한다면, 아마 달려드는 모기떼 때문에 단 오 분만에 그 꿈은 깨질 것이다'라거나, '시골 사람들의 풋풋한 정을 생각한다면, 시골 사람들이 얼마나 우악스러운지를 먼저 이해해야 할 것이다', 혹은 '어느 날 갑자기 당신의 머리 위로 고속도로가 지나가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으며, 동네에 들어선 음식점의 노래방 기계 소음에 매일밤 시달려야 할지도 모른다', 또는 '동호인 주택이란 그럴 듯한 공간은 단지 배타적이고 이기적인 도시 여피들의 공간이지, 그게 시골의 전원은 아닐 것이다' 등등.
--- p.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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