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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함께하는 인생

아들과 함께하는 인생

안준철 | 답게 | 2001년 07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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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70쪽 | 42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5741524
ISBN10 897574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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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안준철
시인이며 교사로, 생일을 맞은 제자들에게 써주었던 시들을 모은 첫 시집 『너의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를 내면서 텔레비전에 소개되는 등 화제가 되었다. 두번째 시집 『다시, 졸고 있는 아이들에게』를 통해 정식으로 등단하였으며 활발한 시작활동을 통해 세번째 시집 『세상 조촐한 것들이』를 내놓았다. 국민일보에 <사을이네 집>을 연재한 바 있으며 종합문예지 <월간 에세이>와 교육전문지 <우리교육> 등에 생활글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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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장을 뛰는 동안 아들녀석과 나는 아무 말이 없다. 우리는 둘이서 나란히, 그러나 언제나 혼자 뛰고 있는 셈이다. 혼자서 의지를 다지고 혼자서 자신과 대화를 해야만 한다. 적어도 나는 그랬다. 너무 배가 고프거나 너무 힘이 들 때는 아들녀석의 존재가 의식되지 않는 것이다. 그런 내 자신에 대해 깜짝 놀란 적도 있었지만 그것이 인간의 한계가 아닐까 싶었다. 내리사랑이니 아들녀석도 뻔하겠지. 정말 그럴까?
"힘들지? 어때, 힘들 때는 아빠가 곁에 있어도 도움이 안 되지?"
맨손체조로 몸을 풀고 난 뒤에 철봉대로 향하면서 아들녀석에게 묻는다.
"그런 것 같아요."
"혼자 뛴다는 생각은 안 들었어? 혼자라는 생각 말이야. 아빠가 있긴 해도."
나는 좀더 아들녀석의 마음을 알고 싶은 것이다. 하지만 아들녀석은 쉽게 표정을 잡혀 주지 않는다. 눈썹을 치켜 뜬 채 생각을 하는 듯하더니, 싱거운 웃음을 던지고는 저만큼 가 버리는 것이다. 녀석은 내가 묻는 질문의 함정을 간파한 것일까?
"대학 때였을 거야. 전주 근처 부안에 변산 해수욕장이란 데가 있는데, 약 2킬로 정도 되는 바다를 헤엄쳐서 건너간 적이 있었지. 혹시 쥐가 날지도 몰라서 친구에에 튜브를 가지고 따라오라고 했는데, 그때 무엇이 가장 힘들었는지 아니?"
"그거야 모르지요."
녀석은 기억이 날듯도 한 어느 개그맨의 몸짓과 목소리를 흉내내어 대답한다.
"혼자라는 것이었어. 친구가 따라오고 있었지만, 포기를 하면 모를까 그 친구는 아무런 도움이 될 수가 없었지. 이삼 초 간격으로 똑같은 동작을 반복하면서 파도를 타고 가는데 무엇보다도 이 바다에서 혼자라는 사실이, 그것도 한 시간 이상을 계속 혼자여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 힘들었어. 이해가 가니?"
"네."
이번에는 눈빛도 목소리도 조금 전의 장난스럽던 것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그런데 말이야, 끝까지 다 와서 바위에 오르자마자 쓰러지고 말았는데, 그때 무엇이 가장 나를 기쁘게 한 줄 아니?"
"……?"
"그것도 혼자라는 것이었어. 혼자서 무엇을 해냈다는 성취감 같은 거 말고, 다만 혼자서 바다에 떨어져 있었다는 것. 혼자 있는 그 시간을 이겨 냈다는 것. 바로 그런 것이었지. 우리는 고독할 필요가 있는 거야. 고독할 필요가 있다는 말, 이해하지?"
"네."
아들녀석에게 처음으로 사용한 '고독'이라는 단어다. 그 단어가 지니고 있는 뜻을, 그리고 인간이 고독할 필요가 있다는 그 말을 아들녀석은 이해하고 있다고 지금 내게 말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다시 확인하고 싶어진다.
"왜 고독할 필요가 있지?"
"음, 그러니까, 혼자 있고 나면 성숙해진 느낌이 들어요."
나는 대답을 하는 아들녀석의 눈을 뚫어져라 바라본다.
--- pp.229-230
아들녀석이 아내의 젖가슴 만지는 것을 그만 둔 것이 여덟 살 무렵이었다. 우리 내외와 잠자리를 달리 한 것과 때를 같이 하여, 엄마의 젖가슴 만지는 것을 금하자 아들녀석은 군소리도 없이 순순히 그 말에 따라 주었던 것이다. 대신 잘 잡히지도 않는 내 젖꼭지를 만지작거리다가 잠이 드는 날이 종종 있었다.
그러던 것이 초등학교 4학년이 되면서부터 지금까지 열 번도 넘게 제 엄마의 젖을 만지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고, 또 그것을 깨뜨리고 하는 일을 반복해 오고 있었던 것이다.
"사을이, 이리 나와 봐라."
나는 아내가 빠져 나온 이부자리에서 엉기적거리고 누워 있는 아들녀석을 불러 냈다. 평소에도 말하기 거북스러운 성 문제를 자연스럽고 확실하게 처리를 해 온 편이어서 망설이고 말고 할 것이 없었다. 나는 아내의 불편도 덜어 줄 겸, 아들녀석에게 이 기회에 같은 남자로서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었다.
"사을아, 술집에 가서 여자들하고 술 먹고 섹스도 하고 하는 사람들 있지? 그 사람들 특별히 마음이 나쁘고 타락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야. 여자하고 있으면 감촉이 부드럽고 마음에 포근함을 느끼기 때문에 자꾸만 그런 곳에 빠지게 되는 거야. 지금 네가 엄마에게 느끼는 그런 감정하고 별로 다를 것이 없어. 그런데 자꾸 그런 부드럽고 포근한 것만 찾다보면 사람이 나약해지고 말지. 너도 공부하는 것보다 엄마 품에 있는 것이 더 편하고 좋지? 엄마도 여자야. 앞으로는 쉬는 시간에 안방에 들어가 눕지 않도록 해라. 그리고 지금부터 엄마한테 접근 금지야, 알았지?"
선과 악을 명확히 구별하여 어떤 도덕적 관념이나 죄의식을 주입시키는 것보다는, 인간의 약함을 인정하면서 더 이상의 선은 넘지 않도록 지도해 주는 것이 아들녀석에게 더 유익하리라는 생각에서 해 준 말이었다. 아내도 나의 말이 그럴듯하게 들렸는지 내 말 뒤에 이렇게 한마디를 더했다.
"그래 아빠 말이 맞다. 사람들이 자기 남편이나 부인이 아닌 다른 사람들하고 섹스 하는 것도 무슨 나쁜 감정을 가지고 하는 것이 아니야. 엄마가 아빠하고 섹스 하는 것하고 비슷할 거야. 그래서 더 조심해야 하는 거야."
아들녀석은 우리 말에 수긍을 하는지 어쩌는지 얼굴 표정에 변화가 없이 묵묵히 듣고만 있었다. 그 표정을 깨뜨리고 싶었는지, 아니면 아들녀석에게 벌써부터 그런 말을 해 주어야 하는 것이 어미로서 가슴 뿌듯한 일이었는지 아내가 불쑥 아들녀석에게 말을 걸었다.
"우리 아들이 벌써 그렇게 컸어? 어디 고추 한번 볼까?"
아들녀석이 속도 없이 바지를 내리려고 하자 내가 막아섰다.
"당신도 사을이 고추 접근 금지야. 알았지?"
--- pp.190-191
무심코 아내의 말을 듣고 있다가 문득 나는 할 말을 잃고 말았다. 아니 생각이 많아진 것이었다. '아들녀석이 어느 새 일기장을 봐서는 안 되는 나이가 되었다니. 그런데 정말 아내의 말대로 내가 아들녀석의 일기장을 봤다고 하면 녀석은 나를 싫어할까? 정말 그럴까?'
역으로 갈 시내버스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나는 줄곧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다. 얼마 후 버스가 왔다. 우리는 나란히 함께 앉기 위해 뒷자석을 잡았는데, 나는 습관대로 창 쪽에 자리를 잡을 생각이었다.
소년 시절부터 버스나 기차를 타면 차창에 몸을 기댄 채 창 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을 바라보며 사색에 잠기거나, 혹은 까닭 없이 밀려오는 외로움을 달래곤 하던 것이 오랜 습관으로 남아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아들녀석이 자리에 앉으려다 말고 내게 이렇게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아빠, 제가 창 쪽에 앉을래요."
그리고는 얼른 창 쪽에 자리를 잡아버린 아들녀석을 나는 한동안 멍하니 바라볼 뿐이었다. 그러한 내 심사를 알 리가 없는 아들 녀석은 이미 차창 너머의 풍경들에게 시선을 빼앗겨 버린 뒤였다. 나는 그가 바라보고 있는 풍경들과 그 풍경들을 바라보고 있는 눈빛 사이를 몇 번 왔다갔다하다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저, 사을아. 사실은 네 일기장을 봤는데, 일부러 보려고 해서 본 것은 아니고, 그러니까 그게, 엄마가 네 책상을 치우다가 먼저 보고 내게 주어서 나도 보았는데, 이제 아빠가 네 일기장을 보면 안 되겠지?"
아뿔싸! 말을 해 놓고 보니 영락없이 나는 선악과를 따 먹고 하나님 앞에서 하와를 핑계 대던 비굴한 아담 꼴이 되고 말았다. 아들녀석 앞에서 좀더 당당하게 말하지 못한 것이 화가 나기도 해서 이번에는 과장된 제스처까지 써 보이며 이렇게 말을 해 버린다.
"일기장에 보니 누구한테 편지를 쓰는 식으로 네가 외롭다고 써졌더라. 아빠가 늘 이렇게 네 곁에 있는 데도 넌 외롭니?"
그리고는 초조하게 아들녀석의 대답을 기다리는 참이었다. 그런데 아들녀석 왈,
"아빠, 방금 저한테 뭐라고 하셨어요?"
그리고는 곧바로 뒤이어 이런 말도 내 귀에 들려왔다.
"아빠, 저 기차 탈 때도 제가 창 쪽에 앉을래요."
--- pp.119-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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