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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의 기억

내일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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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6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85쪽 | 438g | 128*188*30mm
ISBN13 9788959131839
ISBN10 895913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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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이를 한 살 더 먹었을 뿐인데 마흔아홉까지는 생각지도 못했던 ‘늙는다’는 말이 최근 무겁게 나를 누른다. 이전에는 당연히 내 몸은 내 것이었다. 그런데 점점 내 몸에 배신당하는 일이 늘어난다. 이 몸은 사실 내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맡겨놓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 머리가 흔들리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벽시계를 본다. 오전 6시 50분. 평소와 다름없는 기상 시간이다. 아무리 만취하여 귀가하더라도 평일에는 어김없이 이 시간에 눈이 떠진다. 30년 가까운 직장 생활에서 얻은 슬픈 습관이다.
몇 시에 잠이 들었는지 알 수 없다. 마지막으로 시계를 보았을 때는 새벽 4시가 지나 있었다. 불과 두세 시간 전까지 마시고 있었으니 숙취라기보다 과음의 연장인가. 그렇지 않아도 부서지게 생긴 그릇에 새로 금이 가게 한 것만 같아, 나는 두통만 아니면 몸부림쳤을 만큼 후회하고, 물레를 돌려 갓 성형한 그릇을 감싸듯이 머리에 살짝 손을 얹었다.
마음 같아선 전구처럼 목 윗부분만 교체하고 싶다. 정말 그럴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 내 자식뻘밖에 안 돼 보이는 요시다 의사는 처음으로 감정 비슷한 것을 얼굴에 띄우며 말했다. “예전과 달라서 지금은 좋은 약도 나와 있습니다. 진행에는 개인차도 있고요. 저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겁내지 말고 맞서봅시다.”
의외로 좋은 녀석일지 모른다. 그러나 그의 인폼드 컨센트는 결코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다. 지난 일주일여 동안 내가 얻은 지식에 의하면, 알츠하이머는 빠르면 5,6년, 평균 잡아 7년이면 사망에 이른다. 더구나 약년성은 진행이 빠르다. 서서히 다가오는 사형 선고. 에미코는 내가 병원 화장실에 서 있는 동안 울었다.
결정난 이상, 발버둥쳐봤자 소용없다.
싸우는 거다. 이 병과. 남아 있는 시간과.

- 어둠과 정적은 내게 죽음을 연상시켰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었을까. 없었던 것 같다.
젊을 때는 죽음을 그다지 두려운 존재로 여기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때까지의 인생을 잃어버리는 것보다, 내 앞에 가로놓인, 한없이 길게만 느껴졌던 인생이 더 두려웠는지 모른다.
죽음을 의식하게 된 것은 리에가 태어났을 무렵부터다. 자식이 생기면 왜 그런지 인간은 자신의 수명을 역산하게 되는 모양이다. 이 아이가 스무 살이 되면 나는 몇 살? 이 아이가 지금의 내 나이가 되면? 나는 몇 살까지 이 아이의 인생을 돌봐줄 수 있을까…….

- 남자 나이 쉰이 되면 흘릴 눈물 따위 거의 남아 있지 않겠거니 생각했는데, 요즘은 나의 무른 눈물샘에 적잖이 놀라고 있다. 그러나 내가 흘리는 눈물이 분해서 우는 눈물인지, 뭔가를 잃는다는 슬픔의 눈물인지, 내 자신이 가엾어서 흘리는 눈물인지, 도대체 내가 왜 울고 있는지 매번 나는 이해할 수 없다.

- 인간은 망각함으로써 뇌의 신진대사를 돕는다 ― 그렇다면, 인간에게는 자신에게 불필요해진 기억을 냉철하게 지워버리는 능력이 있는지도 모른다. 두 번 다시 들어갈 일 없는 가게, 더 이상 만날 일 없는 거래처, 이미 이 세상에 없는 인간, 혹은 이 세상에 존재하더라도 나를 기억해 주지 않는 인간.

- 페이드아웃. 갑자기 그 말이 머리를 스친다. 우리 같은 광고업계에서는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TV 광고 또는 라디오 광고의 백뮤직이나 효과음의 소거 방법을 나타내는 용어. 갑자기 뚝 끊어지듯 소리를 죽이는 것이 컷 아웃. 천천히 볼륨을 줄여가는 것이 페이드아웃. 기본적으로 음처리는 이 둘 중 하나를 사용한다.
생각해 보면, 언젠가는 찾아올 인간의 죽음도 이 중 하나다. 나로서는 괴로움도 공포도 죽음의 자각도 없는 컷 아웃을 선택하고 싶었지만, 아무래도 현실은 페이드아웃이 될 것 같다.

- 오랫동안 영업 일을 하면서 하루에도 몇십 명씩 사람을 만나던 시절에는 잊는 것도 일의 한 가지였다. 명함 파일이 가득 차면 오래된 명함을 한데 묶어 휴지통에 버렸다. 전화번호 수첩을 새로 작성할 때마다 기록할 필요가 없어진 인간을 삭제해 버렸다.
그런 나날에 대한 벌을 받고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 본문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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