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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계살의
리뷰 총점9.0 리뷰 65건 | 판매지수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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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0월 05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396g | 137*197*30mm
ISBN13 9788934971771
ISBN10 89349717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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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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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현정수
일본문학 전문 번역가. 옮긴 책으로 미쓰다 신조의 《괴담의 집》《노조키메》, 우타노 쇼고의 《그리고 명탐정이 태어났다》《해피엔드에 안녕을》, 시마다 소지의 《최후의 일구》, 온다 리쿠의 《금지된 낙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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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조금 특이한 녀석이거든요. ‘범인 맞히기 릴레이 소설’, 이라고 불러야 할까요.”
“범인 맞히기 릴레이 소설…….”
“제가 쓴 ‘문제편’ 원고를 다른 작가에게 보여주고 추리하게 한 뒤에 ‘해결편’을 집필하도록 하는 겁니다. (중략) 두 사람의 지혜 대결이라고 할 수도 있죠.” --- p.10-11

살해 후에 시체를 질질 끌고 가서 사람의 눈이 닿지 않는 풀숲에 방치했으며, 피해자의 흐트러진 의복이나 피부의 상처 등으로 보아, 죽기 직전 범인과 상당한 몸싸움이 있었던 것으로 추측되었다. 시체는 두 다리가 벌어진 채 스커트 아래 다리 밑동 부분이 보이는 상태로 눕혀져 있었지만, 하반신의 속옷에 흐트러짐은 없었으며 능욕당한 흔적은 발견되지 않았다. 검시 결과, 사후 열흘 정도 경과한 것으로 판단되었다. --- p.39-40

라이조가 고개를 갸웃거린 것은 이 부분이었다. 그는 초밥이란 손으로 집어먹음으로써 맛이 배가 된다고 믿었기에, 그 점에서는 아사에와 의견대립이 있었다. 아사에는 남편의 그런 습관을 천박하다느니 불결하다느니 하며 끔찍이 싫어했기 때문이다. (중략) 천계天啓처럼 어떤 생각이 라이조의 머리를 스친 것은, 그로부터 반 시간 뒤였다. ‘그렇지, 어쩌면…….’ --- p.53-54

“조금 신경 쓰이는 건, 이 여자의 옷차림이야. 아름답게 화장을 하고, 속이 비치는 네글리제를 입고 있어. 팬티는 꽃무늬인데, 이것도 다 비치는 물건이야. 자살하려는 여자치고는 너무 색기를 발산하고 있어. 응접실의 장의자에서 청산가리 같은 걸 마시기보다, 침대에서 최음제라도 마시는 게 훨씬 어울리는 모습이라고.”
--- p.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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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작 《모방살의》는 하나의 사건을 두고 서술트릭을 펼치는 반면, 《천계살의》는 작가가 충분한 내공이 쌓인 만큼 치밀하고 정교한 다중의 트릭을 구사한다. 서술트릭은 분명한데, 익히 알던 서술트릭을 극단까지 끌어올려 독자들이 전혀 눈치채지 못하도록 교묘하게 이야기를 끌어나간다. 무엇보다 그 점에서 탁월하다. 어째서 《모방살의》가 수차례 재간되고, 《천계살의》까지 새롭게 출간되었는지 두 편의 본격 추리를 읽어보면 실감할 수 있다.
지금의 추리소설이 스릴러와 첩보물 등을 포함하는 거대 장르로 확산된 것은 분명하지만 추리소설의 본령이라면 무엇보다 ‘두뇌 싸움’이다. 잘 짜인 문제를 내고, 독자가 치열하게 머리싸움을 하면서 작가가 감추어둔 범인을 밝혀내는 것. 공정하고 논리적인 룰을 지키면서 독자를 마지막까지 속일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위대한 추리소설이 된다. 범인을 맞추지 못했어도 좋다. 작가가 만들어낸 거대한 환상에 홀려 미궁을 헤매다 나온 것만으로도 황홀경이다. 그런 점에서 나카마치 신의 《모방살의》와 《천계살의》는 본격 추리가 도달한 위대한 환상을 보여준다.
김봉석 (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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