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 20세기 미국 그래픽 디자인계를 일구고 이끌어 온 폴 랜드는 지금까지도 지역과 디자인 분야를 뛰어 넘어 가장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디자이너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는 1914년 뉴욕 브루클린에서 태어나 프랫 인스티튜트와 파슨스 스쿨 오브 디자인, 그리고 아트 스튜던츠 리그에서 공부했다. 스물세 살 때인 1935년, 잡지 {에스콰이어}의 아트 디렉션을 맡으면서 두각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잡지 {디렉션}의 표지 디자인을 7년간 맡으면서 그의 크리에이티비티를 유감 없이 발휘했으며, 광고 대행사 윌리엄 와인트럽에서 13년간 미국적인 광고 디자인을 개척해 갔다.
그러나 무엇보다 그의 빛나는 역작들은 IBM을 비롯해 UPS, ABC 방송국, NeXT 컴퓨터, 커민스, 웨스팅하우스 등 대기업의 트레이드마크 및 로고 디자인이다. 오늘날까지 조금의 퇴색 없이 기업의 얼굴로 사용되고 있는 이들 로고들은, 그가 상업성과 예술성, 기업의 경쟁력과 미래지향적 창조성의 두 마리 토끼를 성공적으로 잡은 최고의 디자이너임을 확인시켜 주는 기업 디자인의 걸작들이다.
뉴욕 쿠퍼 유니언에서의 강의를 시작으로 1956년이래 예일대학교 교수로서 디자인과 미학을 연구하고 후학들을 양성했으며, {디자인에 대한 사고}, {폴 랜드: 그래픽 디자인 예술}, {폴 랜드, 미학적 경험-라스코에서 브루클린까지} 등 그가 남긴 책들은 창조적인 그래픽 디자인을 위해 반드시 읽어 보아야 할 고전이 되었다.
1996년 폴 랜드는 MIT 대학교 미디어 연구소Media Lab의 천재적 컴퓨터 프로그래머이자 차세대 그래픽 디자이너인 존 마에다John Maeda 교수로부터 전임 교수 초빙 제의를 받는다. 이 제의를 기꺼이 수락한 지 얼마 후 폴 랜드는 세상을 떠났다. 최첨단 디지털 미디어로 기술과 예술, 경제와 인문학이 통합된 학제적 학문의 시대에, 그가 살아 있었더라면 펼쳤을 철학과 미학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대화dialogue> 시리즈는 도서출판 디자인하우스의 월간 <디자인> 편집부와 전문단행본 편집부가 공동으로 기획해 펴 내고 있는 우리 나라 최초의 디자이너 작가론 시리즈입니다. 20세기 디자인과 인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디자인과 그것을 창출해 낸 디자이너의 세계를 가상의 인터뷰를 통해 조명하는 내용으로,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이나 현장의 디자이너들뿐 아니라 일반인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든 <대화>는, 그래픽, 제품, 건축 등 디자인 각 분야의 거장들뿐 아니라 디자인에 많은 영향을 끼친 인접 분야의 인물들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습니다. 이미 1차분 5권을 출간해 출판계에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으며, 디자인의 역할에 대해 재인식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함으로써, 점점 더 높아 가는 디자인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비중에 비해 빈약했던 관련서 분야에 견고한 초석이 될 것입니다.
●. 최초의 디자이너 작가론 시리즈입니다
우리는 그들이 디자인한 집에서 살며 그들이 디자인한 옷을 입고, 그들이 디자인한 도구를 사용하며 그들이 디자인한 글자와 그림으로 의사 소통을 하지만, 정작 그들의 이름은 알지 못합니다. 대부분 유명을 달리한 그들을 홀연히 불러 내어, 그들의 이름을 찾아 주고, 그들의 디자인 작업을 꼼꼼히 살펴봄으로써, 이미 우리 삶의 환경이 된 디자인의 의미를 되새기고 미래의 디자인, 더 나아가 우리 삶의 모습을 예측합니다. 디자이너의 작품 세계와 삶을 총체적으로 다루는 이러한 시리즈는,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적으로도 최초의 일로, 25년간 우리 나라의 대표적인 디자인 잡지 월간 <디자인>을 발간해 온 디자인하우스의 축적된 역량과 안목의 결실입니다.
●. 인간 드라마가 있습니다
<대화>는 딱딱하고 고리타분한 작가론이 아니라, 각 디자이너들의 시련과 성공, 열정과 좌절 등 그들 삶의 굴곡과 인간적 면모까지도 보여 주는 총체적인 인물론이기도 합니다.
●. 디자인 전 분야는 물론이고 인접 분야까지 망라합니다
그래픽, 제품, 인테리어, 타이포그래피, 영상 등 디자인은 우리 생활의 전 분야에 미치지 않는 곳이 없습니다. 각 분야의 디자이너들뿐 아니라 건축, 미술, 사진 등 디자인에 많은 영향을 미친 시각 예술 관련 종사자, 예술 이론가, 미디어 이론가들까지 다룸으로써 디자인 담론의 영역을 확대하고 다양한 독자층에 호소합니다.
●. 쉽고 재미있는 가상 대화 형식입니다
해당 인물에 대한 깊은 연구와 통찰, 순발력과 상상력으로 무장한 학계, 현장의 우수한 필진들이, 가상 인터뷰의 형식을 빌어 이미 고인이 된 디자이너들과 대화를 나눕니다.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 뿐더러 디자이너와 정말 대화를 나누는 듯 친숙함을 느끼게 됩니다. 지금 우리 디자인의 입장에서 국내 필자들의 시선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에, 막연하고 무조건적인 서구 추수에서 벗어나, 우리에게 매우 유용하고 공감이 가는 내용들을 담을 수 있습니다.
●. 한 권의 작품집입니다
풍부한 총천연색 도판을 매 페이지 수록하여, 디자이너의 작품집으로도 손색이 없습니다.
●. 부담 없는 문고본 판형입니다
대개의 디자인, 예술 관련 서적들은 엄숙한 판형과 높은 가격으로 우리를 질리게 합니다. <대화>는 지니고 다니기 편안한 포켓 사이즈의 컴팩트한 판형과 부담 없는 가격으로 누구나 손쉽게 구입하여 언제 어디든지 들고 다니며 읽을 수 있는, 지식의 대중화라는 출판 본연의 정신에 부합하는 시리즈입니다.
●. 튼실한 가이드북입니다
해당 인물과의 가상의 인터뷰에 이어지는 '작가탐색'은 국내에서 한 번도 시도한 적이 없는 심도 깊고 진지한 본격적인 디자이너 작가론입니다. 또 참고문헌과 도판 목록, 연표 등에 충실을 기해 전문적인 연구자, 전공자, 학생들이 앞으로 각 작가나 작품, 시대에 대해 더 알고자할 경우 부족함이 없는 튼실한 가이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