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20세기 한국의 야만 2

20세기 한국의 야만 2

이병천,이광일 공편 | 일빛 | 2001년 09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베스트
사회비평/비판 top100 1주
정가
14,000
판매가
12,60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55쪽 | 560g | 153*224*30mm
ISBN13 9788985893787
ISBN10 898589378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제1차 경제개발5개년계획'을 시작한 1961년 박정희 정권은 정신대문제, 강제징용문제 등 일본과의 외교 사안들을 무상원조 3억 달러, 유상 원조 2억 달러, 민간차관 3억 달러 등의 경제 원도와 맞바꿨다. 이 때 경제원조의 하나로 일본 도레이(동양) 레이온으로부터 방사기계를 들여오게 된다. 39억 엔에 들여온 이 기계는 이미 20년 동안 풀로 가동해 감가상각이 지난 중고기계였다. 일본은 산업합리화 과정에서 폐기처분된 기계를 고가에 매각함과 더불어 이황화탄소 중독증이 알려지기 전에 한국에 건네준 셈이 됐다. 원진레이온의 독가스에 전선이 1년이 채 안돼 끊어지고, 130년 된 느티나무가 말라죽고, 도농역 구내의 35년생 향나무를 비롯한 마을 나무들이 시름시름 시들어갔다. 심지어는 도농동 주택가의 TV 안테나가 새로 세운지 6개월도 못 돼 삭아버렸다. 특히 마을 주민들은 계란 썩는 듯한 냄새와 독한 가스 때문에 한여름에도 창문에 못을 박고 살아야 한다고 했다. 만성 두통에 시달리던 주민들은 급기야 공장을 찾아와 "우리도 특수건강검진을 받게 해달라"며 '공해병'에 항의했다. 세상이 바뀌어 나일론과 테트론 등의 화학섬유에 밀려 동남아 수출이 막힌 원진레이온은 경영자가 바뀌기도 여러 번, 고질적인 채무관계와 공해산업이라는 취약점을 극복하지 못한 채 산업은행의 관리에 놓이게 됐고 1993년 폐업, 공개입찰되었다. 1994년 4월 21일 산업은행은 54억 1,000만 원에 일괄낙찰을 받아 생산설비기계 일체를 중국 국단동시 화학섬유공업공사에 매각했다. 1996년 12월중 국단동시 화학섬유공업공사는 원진에서 근무했던 사람들에게 기술교육을 부탁했다. "공장 전체부지가 150만 평이나 됐고 그 중 인견사 솜만 생산하는 공장도 15만 평이나 됩니다. 원진에서 가져간 기계를 그대로 쓰고 있었습니다." 원진의공장장을 지냈고 기술이전을 위해 중국에 다녀온 한상윤 씨의 말이다. 일본 도레이레이온에서 20년, 원진에서 36년, 그렇게 60년을 사용한 기계이다. 직업병을 경고하기 위해 박물관에나 가 있어야 할 그것이 버젓이 '수출'됐다. 10년간 무려 7백 명이 넘는 이황화탄소중독자가 나온 기계를 그대로 중국에 옮겼으니 '원진병'을 중국에 수출한 것과 마찬가지이다. 생명을 위협하는 야만적인 공해산업 수출이 한국도 예외가 아니었던 것이다.
--- pp.397-398
일반 사람들에게는 민둥산을 푸르게 만들려는 산림청의 사업 정도쯤으로 이해될법한 녹화사업이란 것은 강제징집과 '병역법 제19조(지원), 시행령 제94조(학적변동)에 의하여 학원 소요 관련 학사 징계로 1981년 11월~1983년 11월 사이에 입대조치된 자 447명에 대한 정훈교육계획'을 말한다. 당시 대학가는 전투경찰과 정보요원들이 학내 곳곳에 상주한 채 평화적인 학내 시위조차도 허용하지 않았으며, 시위를 주동한 학생뿐만 아니라 단순 가담한 학생들까지 관할 경찰서로 연행, 구속되거나, 아니면 곧바로 군대로 끌려가야 했다. 이러한 탄압은 학원의 좌경화를 막고 사회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는 명분 위에 '제적-구속'과 '지도휴학-강제징집'이라는 두 개의 장치가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이루어지게 되었다. 정부 발표에 따르더라도 1980년 5·17 쿠데타 이후부터 1983년까지 학생운동과 관련하여 학원으로부터 추방당한 학생들은 모두 1,800여 명으로, 이들 중 1,363명이 제적 또는 투옥되었고, 나머지는 강제징집되었다. 이들 강제징집된 학생들 대다수가 이른바 '특수학적변동자'라는 붉은 낙인이 신상 기록카드에 찍힌 채 군수사기관의 녹화사업의 대상이 되었다. 1982년 9월부터 시작되어 1984년 11월 공식 폐지될 때까지 보안사에서 녹화사업 교육대상자로 분류, 관리한 인원은 429명이며 교육을 실시한 인원은 265명에 달했다.

여러 당사자들의 증언을 종합해보면, 녹화사업이란 학생운동에 대한 정보 입수와 탄압을 위한 수사기관의 순화 및 공작 사업을 총칭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즉, 특수학적변동자로 처리돼 강제 징집된 학생들은 대부분 최전방에 배치되어 순화시켜야 할 대상으로 간주되는데, 녹화사업의기본 취지는 반체제·반정부 의식에 물든 이들 운동권 학생들을 일단 좌경 용공분자로 규정하고 그들의 붉은 색깔에 가까운 의식을 푸르게 녹화시킨다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해 유시민(1980년 서울대 총학생회 대의원 의장)의 항소이유서에 있는 주목할 만한 증언을 들어보자.

제대를 불과 두 달 앞둔 83년 3월 또 하나의 시련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세상을 놀라게 한 '녹화사업' 또는 '관제프락치공작'이 바로 그것입니다. 인간으로 하여금 일신의 안전을 위해서는 벗을 팔지 않을 수 없도록 강요하는 가장 비인간적인 형태의 억압이 수백 특변자(특수학적변동자)들에게 가해진 것입니다. 당시 현역군인이던 본 피고인은 보안대에 대한 공포감을 이겨내지 못하여 형식적으로나마 그들의 요구에 응하는 타협책으로써 일신의 안전을 도모할 수 있었지만 그로 인한 양심의 고통은 피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이처럼 군사독재정권의 폭력탄압에 대한 공포감에 짓눌려 지내던 본피고인에게 삶과 투쟁을 향한 새로운 의지를 되살려준 것은 본 피고인과 마찬가지로 강제징집당한 학우들 중 6명이 녹화사업과 관련하여 잇달아 의문의 죽음을 당하거나……

이러한 '지도휴학-강제징집-녹화사업-정보제공 강요 및 관제프락치 공작-의문의 죽음'이라는 연쇄 과정에서 희생된 사망자는 김두황, 한영현, 최온순, 정성희, 이윤성, 한희청 증 모두 6명이었다. 그리고 이 사건들은 당국에 의해 일방적으로 사고사나 자살 등으로 처리되었다. 한편 녹화사업이 공식적으로 중단된 후에도 보안사의 공작에 의해 군부대 내에서의 의문사는 계속 발생되었다. 김용권, 최우혁, 우인수, 남현진, 송종호 등이 그 희생자들인데, 이들 모두 대학생 출신이자 학생운동 관련자들이었다.
--- pp.305-306
베트남전에 대한 일반적인 한국인들의 태도는 열광은 아니라 하더라도 공모자 혹은 방관자의위치에 있었음은 부인하기 힘들다. 지식인들은 베트남전 참전에 대한 비판의 담론을 만들어내지 못했고 정치권 역시 마찬가지였다.
과거에 독립운동가였고, 야당의 정치지도자이기도 했던 박순천은 비행기 위에서 이 풍요와 다산성의 대지를 내려다보고 너무도 황홀한 나머지 베트남 땅에 입을 맞추며 "우리 민족이 처음으로 남의 나라에 군대를 보내고, 민족의 위력을 발휘한 이 감격, 이 비옥하고 광활한 땅이 우리의 것이라면 얼마나 좋겠는가……" 라고 동아일보에 기고한 적이 있다. 남의 나라에 조국의 들판을 빼앗긴 아픔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을 그가 이런 이야기를 했다는 것은 그 당시 우리 나라 사람들의 모순된 의식구조에 대해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게 만든다.

1,2차 파병이 만장일치로 국회를 통과하고, 3차 파병에서부터 반대의견들이 개진되었으나 담론을 형성하진 못했다. 그러나 국회가 4차 파병안을 통과시켰을 때 세계는 이미 이 전쟁을 반대하는 거대한 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1966년 영국의 철학자 러셀은 '베트남에서 전쟁범죄에 관한 국제 재판소'를 조직했고, 프랑스의 철학자 사르트르는 1967년 2월 이 재판소가 개최한 스톡홀름 회의에서부터 집행위원장으로 참여했다. 이 재판에서 사르트르를 비롯한 대표자들은 베트남에서의 미국의 행위가 민간인들에 대한 광범한 무차별 대량학살을 뜻하는 제노사이드라는 전쟁범죄를 포함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즉 미국은 군사적 목적을 위해서 자유와 민주주의라는 허명을 내세우며 베트남 인민에 대한 제노사이드라는 의도적인 무차별 살상, 즉 전쟁범죄를 범했다고 이 재판소는 만장일치로 결론을 내렸다.

미국내에서도 반전운동이 본격적으로 발전하여 존슨 대통령의 1968년 대선 출마를 포기하게 만들었다. 온 세계가 베트남전을 반대하고 반전 시위를 하고 있었을 때도 한국에서 반전의 목소리는 찾기 어려웠다.
대한뉴스에서는 '귀신잡는 해병대'의 신화를 만들어내고, 여전히 부산항에서는 여학생들이 눈물의 손수건을 흔들었고, 파병군인들의 용맹성은 과장되어 미디어를 장식했다.
수많은 위문편지쓰기운동과 위문품보내기운동에 동참한 일반 시민들 역시 파병된 군사들이 보내오는 트랜지스터 라디오와 카메라에 매료되었을지언정 불과 몇 년 전 우리가 겪었던 전쟁을 똑같이 겪고 있는 아시아 민중들의 고통에 대해선 생각하지 않았다.

미국의 정신분석가 랑거는 "독일의 광기를 만든 사람은 히틀러임과 동시에 독일의 광기가 히틀러를 만들었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박정희가 연인원 32만의 병력을 베트남에 파병할 수 있었던 것은 한국인들의 방조와 묵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다른 사람들의 고통 위에서 나만 행복하면 된다는 이기적 발상은 곧 정권을 위해서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하는 방정희와의 암묵적 공조에 다름 아니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베트남 전쟁으로 오늘날 우리가 이만큼 발전하지 않았느냐, 그러므로 그 문제에 대해서 말해선 안된다"라는 논리와 박정희 기념관을 건립하는 집단들과 또 하나의 공조체제로 이 사회에 나타나고 있다.
--- pp.69-71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품절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