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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조의 침묵

백조의 침묵

: 제1회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최우수상 수상작

미스티 아일랜드이동
박설미 | 들녘 | 2015년 10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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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0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36쪽 | 556g | 140*210*30mm
ISBN13 9788975277191
ISBN10 89752771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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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애는 발레단에 들어간 지 몇 달 안 되어 솔리스트가 되었다. 그리고 다음 해에 최고의 직급인 수석 무용수로 승급했다. 솔리스트 다음인 그랑 솔리스트를 건너뛴 것이다. 발레계에서 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언론에서는 아들을 천재 무용수라고 표현했다. 수석 무용수가 되고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아들과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매체들의 전화가 쇄도했다. 방송국, 신문사, 잡지사들이 서로 인터뷰를 먼저 따내고 싶어 안달복달했다. 그들은 먹잇감을 발견한 늑대 떼처럼 달려들었다. 침을 질질 흘리는 소리가 수화기 너머로 다 들릴 정도였다. ---「동운, 3장. 날개 꺾인 백조」중에서

동운의 가족은 행복한 편이었다. 모든 가정과 비교해보지 않아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어도 적어도 가슴이 그렇게 말해주고 있었다. (…) 그런데 이제는 우울한 냄새가 집 안 곳곳에 배어 여기저기서 악취가 난다. 틀림없다. 무언가가 썩고 있다. 그렇다. 동운의 삶은 썩고 있었다. 동운은 진심으로 그렇게 생각했다. 이 세상에 정말 신이 존재한다면 그의 존재를 완전히 잊어버린 게 틀림없다고. 뚜껑을 개봉해놓고서 깜박 잊어버린 통조림 안의 고등어처럼 동운은 그렇게 무방비 상태로 썩어가고 있었다. ---「동운, 3장. 날개 꺾인 백조」중에서

안 돼. 그를 내버려둬!
팔을 휘두르자 검은 무리가 흩어졌다. 푸드득.
그들이 떠난 자리를 망연히 바라본다.
그곳에 백조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도망친 걸까. 아니면 흑조들에게 잡아먹힌 걸까.
땅바닥은 깃털 하나 없이 깨끗하다. 애당초 그곳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이. ---「상아, 6장. 마른 꽃잎이 떨어지다」중에서

검은색 바지가 문을 벌컥 열고 주변을 두리번거렸다. 잠시 후 복도에 아무도 없음을 확인한 그가 뒤돌아서서는 허리를 살짝 숙이고 탁자 아래와 유치하기 짝이 없는 옷들이 걸려 있는 행거 아래를 마치 토끼굴을 찾아내려는 사냥꾼처럼 꼼꼼히 살폈다.
“이상한데.” 하고 중얼거리면서 여전히 허리를 숙인 채 거울 쪽으로 고개를 돌린 그의 얼굴이 화면 안으로 들어왔다. 그 얼굴을 본 순간 재덕은 “아!” 하고 소리를 질렀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재덕, 7장. 카메라에 찍힌 것들」중에서
대구에서 태어났다. 경희대학교 언론정보학부를 졸업하고,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디지털미디어학부에 입학했다. 지금은 글 쓰는 일에 전념하고 있다. 2011년에 『나는 나쁜 엄마입니다』로 제6회 대한민국 디지털 작가상 우수상, 2014년에는 『백조의 침묵』으로 제1회 대한민국 전자출판대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출간된 작품으로는 『사소한 거짓말』(2013)이 있다.

저자 : 박설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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