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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이야기

아름다운 이야기

: 수의사 헤리엇이 만난 사람과 동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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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09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50쪽 | 517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01034409
ISBN10 890103440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제임스 헤리엇 (James Harriot)
1916년 영국 잉글랜드의 선더랜드에서 출생하여 한 살 때 스코트랜드의 글래스고로 이주하여 성장했다. 그곳의 수의과 대학을 졸업한 후 조수로 일을 시작한 헤리엇은 제2차 세계 대전 때 영국 공군RAF으로 복무한 것을 제외하곤 평생을 요크셔 푸른 초원에서 순박한 사람들과 더불어 살았다. 헤리엇은 50세가 된 1966년부터 비로소 그곳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의 이야기들을 풀어내기 시작하여 다수의 책을 펴냈는데, 써낸 책마다 사람과 동물에 관한 재미있고 감동어린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의 책은 26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30년 동안 전세계 독자의 사랑을 받아오며 수천만 부가 팔려나갔고, 영국 BBC에서 TV 시리즈로도 제작되어 1,800만 시청자를 감동시키기도 했다. 따뜻한 가슴을 지닌 헤리엇의 진솔한 글은 저자 특유의 유머와 여유 있는 위트, 삶에 대한 정감어린 시선과 통찰로 새로운 세대의 독자들에게까지도 널리 사랑받고 있다.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 김정희 candy@yes24.com
어떤 기대로 이 책을 선택했는지에 따라 읽고 난 후의 느낌이 다를 수 있겠다. `수의사 헤리엇이 만난 사람과 동물이야기'라는 부제에 귀가 솔깃해진 동물애호가라면 생각보다 동물이야기가 많이 안 나온다는 사실에 실망할 지도 모르겠다. 수의사의 경험을 바탕으로 동물의 생리나 수의학에 대한 내용을 기대했다면 건질 게 별반 없을 것이다. 이 책은 과학적 지식을 전달하려고 쓰여진 책이 아니다. 저자의 군대 이야기가 책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것을 의아해하는 독자도 꽤 있을 듯싶다. 그러나 제목 그대로 `아름다운 이야기'가 전해주는 잔잔한 감동으로 단지 마음의 피곤함을 달래려고 했다면 이 책은 탁월한 선택이다.

수의사 헤리엇이 젊은 시절, 입대하면서 겪게 되는 병영 생활과 대러비라는 마을에서 만나는 순박한 농부들, 동물들 이야기가 오버랩되며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전개되는 이 책을 시종일관 감돌고 있는 것은 따뜻한 유머이다. 가령 이런 식이다. 새끼를 낳다가 “엄청나게 크고 빨갛고 기다란”자궁도 함께 낳아버린 돼지가 있다. 그 돼지의 주인은 후작 헬튼 경. 이런 경우 암퇘지가 살아나는 경우를 한 번도 보지 못했지만 헤리엇은 놀랍게도 자궁을 원래 있던 자리로 집어 넣는 수술을 성공시킴으로써 헬튼 경의 돼지를 살려낸다.

그러나 이야기의 묘미는 살 가망이 희박한 돼지를 살려내는 그 감동 스토리라기보다는 손에 든 것을 떨어뜨리기를 잘하고 상처에 바르는 프로포파미드라는 연고의 이름을 발음하지 못해 늘 목장 감독 찰리에게 연고 이름을 물어보는 헬튼 경의 독특하면서도 재미있는 캐릭터의 담백한 묘사. 그리고 “후작이 손수 만들어서 갖다 준 아침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이 영국 전역에 나말고 또 누가 있겠는가?”하며 여유를 부리기도 하는 저자의 삶에 대한 낙관적인 태도에 있으며 이들의 결합은 결국 마음이 훈훈해지는 깔끔한 유머와 웃음으로 귀결된다. 독자의 이해와 감동을 강요하지 않고 그저 그 때 그런 일이 있었지 식으로 당시의 상황과 적당한 거리를 두며 들려주는 저자의 이야기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 딱 그만큼의 선을 적절히 유지하는 노련함이 주는 고급스러운 산문이라고나 할까?

이 책의 역자 김석희 씨는 뒤의 <옮긴이의 말>에서 제임스 헤리엇이라는 이름이 필명이라고 밝히며 저자가 이런 조치를 취한 것에 대해서 “문필가로서 아무리 명성을 얻어도 수의사로서의 본분을 더 존중하겠다는 그의 결심을 나타냈다”고 말하기도 했다. 수의사가 가져다 주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명성을 가져다 줄 만큼 그의 문학적 재능이 뛰어나다는 것이 전제된 말임을 어렵지 않게 알아차릴 수 있다. 이 책은 수의사가 쓴 글이라고 믿기 어려울 만큼 잘 쓰여졌다. 사람 사는 모양새가 풀풀 나는 영국 군대의 훈련, 지금 전쟁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평화로워 보이는 1930년대 영국 농촌의 풍경이 소박하면서도 위트 넘치게 묘사되어 있다. 흐뭇한 웃음을 띠게 하면서도 극적인 감동 또한 놓치지 않는 이 수의사의 글을 읽어 내려가다 보면 “전세계 26개국에서 수천만부가 팔린 책!”이라는 광고문이 이해가 갈 정도.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에서는 전쟁이 일어나고 있고, 경기는 좀처럼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 요즈음, 『아름다운 이야기』와 같은 책을 읽으며 뒹굴뒹굴 유유자적 하는 것에 부러운 한숨을 내쉬는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6장에 나오는 도둑 고양이 데비가 자기 자신을 위해 잠시 벽난로의 불을 쬐는 시간을 허락하듯 그만한 호사 정도는 괜찮지 않나 한다. 적어도 정가 7,900원 이상의 감동과 재미를 주고 있으며 이만큼 잘 쓰여지고, 잘 번역되고, 잘 만들어진 책을 만나는 것도 그리 흔한 일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모든 긴장과 고통이 기쁨의 급류에 실려 멀리 떠내려갔다 나는 핑크빛 구름을 타고 있는듯한 기분이었다 수의사 일을 하다보면 정신적 충격을 받을 때가 많지만,다행히 이런 순간도 있다 절망에서 승리로,부끄러움에서 긍지로 순식간에 상황이 바뀌는 것이다
--- p.96-97
'도살할 필요는 없습니다. 다른 방법이 있어요. 이걸 치료하는 방법은......' '다른 방법요? 그 동안 해볼 만큼 해봤으니, 이제 됐습니다.' 나는 허리를 굽혀 다시 넬리의 발을 들어올렸다.
'이것 보세요.' 나는 안쪽 발가락을 잡고 돌려보았다. 그쪽은 자유롭게 움직였다. '이쪽은 건강합니다. 아무 문제도 없어요. 그러니까 바깥쪽 발가락을 절단해도, 이 발가락이 넬리의 체중을 모두 지탱할 수 있을 겁니다.'
'예, 하지만..... 저 끔찍한 건 어떻게 합니까?'
'그것도 제거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잘라낸다는 겁니까?' '예.'
--- pp.258-259
나는 가일스에게 사랑이 듬뿍 담긴 다정한 미소를 보내주었다. 안도의 물결이 내 몸 속을 기분좋게 흐르고 있었다. 나는 가일스가 고마웠을 뿐 아니라, 진심으로 가일스를 좋아했다. 지금도 나는 가일스를 좋아한다. 가일스는 내 고객이다. 이제 가정을 꾸려 어엿한 가장이 된 가일스는 순종 암소에 대해 깊은 사랑과 풍부한 지식을 가진 건장한 농부가 되었다. 그 함박웃음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지만, 입 속에 이가 좀 많아졌다는게 다를 뿐이다. 가일스는 자기가 맞은 우두 때문에 내가 하마터면 심장마비를 일으킬 뻔 했다는 것을 영원히 모를 것이다.
--- p.341
건강과 만족감의 화신같은 버스터를 바라보면서 나는 버스터의 어미를 생각했다. 에인즈워스 부인의 집은 데비가 아는 유일한 안식처였다. 편안하고 따뜻한 그 안식처에서는 자기 새끼가 보살핌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믿고, 죽어가는 데비가 마지막 남은 힘을 짜내어 새끼를 데려왔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친 공상일까? 그럴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공상을 한 것은 나만이 아니었다. 에인즈워스 부인은 나를 돌아보며 미소를 지었디만, 눈에는 슬픔이 담겨 있었다.
'데비가 보면 기뻐할 거예요' 부인이 말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럴겁니다. 데비가 버스터를 데려온게 꼭 1년전 오늘이었지요?' '맞아요' 부인은 다시 버스터를 꼭 끌어안았다. '내가 받은 최고의 크리스마스 선물이었어요!!!'
--- p.75-76
거트루드는 침울한 얼굴로 천천히 다가와, 이상한 액체에 코를 대고 킁킁거렸다. 그리고 잠시 망설이다가 주둥이를 맥주에 담그고 시험 삼아 한 모금 마셔보았다. 몇초도 지나기 전에 바쁘게 쩝쩝거리는 소리가 돼지 우리 전체에 메아리쳤다.

"맙소사, 거트루드가 맥주를 좋아해요!" 윌이 외쳤다.
"당연히 그렇겠지." 홀린 영감이 탐나는 듯이 중얼거렸다. " 존 스미스의 최고급 맥주니까."

덩치 큰 암퇘지는 10리터나 되는 맥주를 놀랄 만큼 빨리 먹어치웠고, 다 마신 뒤에도 아쉬운 듯 여물통을 구석구석 핥다가 돌아섰다. 하지만 짚자리로 돌아갈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고, 우리를 어슬렁거리며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이따금 여물통 앞에 멈춰 서서 맥주가 더 이상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이따금 고개를 들어 울타리 위에 걸려 있는 세 사람의 얼굴을 쳐다보곤 했다. 한번은 암퇘지와 내 눈이 마주쳤다. 나는 조금 전까지만 해도 악의에 찬 작은 공 같았던 눈에 지금은 부드러운 자비심 밖에 담겨 있지 않은 것을 보고, 도저히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내가 조금만 노력했다면 암퇘지가 부드럽게 미소를 짓고 있다고 상상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 p.227
...마당을 반쯤 가로질렀을 때, 그가 갑자기 우뚝 멈춰 서서 침울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자네한테는 내가 지독한 바보처럼 보였겠지? 나는 한 시간 동안이나 소와 씨름하느라 죽을 뻔했는데, 자네가 나서서 순식간에 일을 끝냈으니...... 내가 계집애처럼 연약해진 기분이야.'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에드워즈 씨. 문제는......' 나는 잠시 머뭇거렸다. '문제는 힘이 아니라 요령이죠.'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뚫어지게 나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몇 초가 지났다. 갑자기 그의 이가 하얗게 빛났다. 갈색 얼굴이 활짝 웃고 있었다. 미소는 점점 커져서 폭소가 되었다. 우리가 집에 도착했을 때에도 그는 여전히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내가 부엌문을 열었을 때, 그는 벽에 기대어 눈물을 닦고 있었다.
'제기랄! 그런 식으로 나한테 원수를 갚았군!'
--- p.189
...마당을 반쯤 가로질렀을 때, 그가 갑자기 우뚝 멈춰 서서 침울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자네한테는 내가 지독한 바보처럼 보였겠지? 나는 한 시간 동안이나 소와 씨름하느라 죽을 뻔했는데, 자네가 나서서 순식간에 일을 끝냈으니...... 내가 계집애처럼 연약해진 기분이야.'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에드워즈 씨. 문제는......' 나는 잠시 머뭇거렸다. '문제는 힘이 아니라 요령이죠.'
그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뚫어지게 나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몇 초가 지났다. 갑자기 그의 이가 하얗게 빛났다. 갈색 얼굴이 활짝 웃고 있었다. 미소는 점점 커져서 폭소가 되었다. 우리가 집에 도착했을 때에도 그는 여전히 웃음을 멈추지 못했다. 내가 부엌문을 열었을 때, 그는 벽에 기대어 눈물을 닦고 있었다.
'제기랄! 그런 식으로 나한테 원수를 갚았군!'
--- p.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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