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시인의 말
전지가위 위대한 암텃 미근 복숭아 봄날의 도서관 언어로 가득한 주방 차디찬 고깃덩어리 만두 베이글 만들기 곰국 절여진 슬픔 그린티 아이스크림 칵테일 껍질 치한이 되고 싶은 봄밤 가을날의 피에로 쇠 침대 비눗방울 당 르 누아르 기린 바다로 가득 찬 책 그린다는 것 마젠타 화이트 블랙 회색이란 너의 이름 야생 보호구역 하짓날 하오 세시 피어싱 달거리가 끝난 봄에는 연애에 대한 기억 미약 제조법 연애 고무장갑 벨트 고리 저녁 어스름처럼 스며든 마네킹 고슴도치 열두 개의 회색 벨벳 양복으로 남은 사내 에스컬레이터 미아 다몽증 - 몸 난지도 데자뷔 염 씻김굿 울음 빅 브라더 얼굴 작동 부호화 시스템 방 한 칸 어떤 하루 덩굴손 선물 다몽증 - 집 비 붉으락푸르락 이별 검은방울새 너무나 조용한 소풍 잠꼬대 돌계집 뭉게구름 나의, 나의 것도 아닌 보름달 작품 해설 / 서동욱 렉터 박사, 외과 수술, 아니 식사 |
저강기원
관심작가 알림신청강기원의 다른 상품
『바다로 가득 찬 책』은 “야수인 예수”와 렉터 박사라는, 식인 풍습에 기원을 두는 두 인물을 큰 축으로 삼아 설립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이 두 인물은 잡아먹기와 먹이기라는 서로 상반된 방향의 운동을 하는데, 고기를 잡아먹는다는 매혹적인 행위 안에서 ‘먹이기’를 발견하는 것은 시적 화자의 정신세계에서 큰 전회에 해당한다.
유한성 속에서 홀로 죽는 대신 ‘사랑하는 이에게 자신을 먹이는 사건’. 이것은 내가 나의 유한성을 넘어서, 타인이 누리고 살아갈 시간 한 조각을 쪽배처럼 얻어 타고 계속 살아 나가는 방식이다. 결국 ‘먹이기’라는 행위의 본질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구원의 사건’이며, 이렇게 타인을 먹임으로써 그를 구원하고 동시에 내가 구원받는 것, 그것이 바로 ‘어머니 대지’가, 곧 우주가 살아 나가는 방식인 셈이다. 그러므로 시적 화자는 한 개체로서의 여자라기보다는, 코라(Khora), 바로 생명들의 요람인 어머니 대지이며 “만물을 삼키고 뱉어 내는 소용돌이”, 만물을 ‘먹이고 먹는 일’을 돌보는 질서, 더 나아가 우주의 바퀴를 회전하게 하는 “위대한 암컷”이다. 서동욱(시인·문학평론가) --- 작품해설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