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목정보
발행일 | 2006년 12월 2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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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07쪽 | 400g | 135*195*20mm |
ISBN13 | 9788973818945 |
ISBN10 | 8973818945 |
발행일 | 2006년 12월 2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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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수, 무게, 크기 | 207쪽 | 400g | 135*195*20mm |
ISBN13 | 9788973818945 |
ISBN10 | 8973818945 |
그러고 보면 사랑만큼 느닷없이 벌어지는 일이 어디 또 있을까 싶다.
첫 눈에 반하는 사랑도 있지만, 절대 내 취향이 아니라고 손사래 치던 사이가 어느 날 사랑으로 발전하는 경우도 있다.
사랑하는 감정을 품었는데 이미 결혼한 사람이어서 단념하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더 불붙는 사랑도 있다. 사랑만큼 진부하면서도 신선한, 양면성을 가진 이야기가 또 어디 있을까,
에쿠니 가오리 외 여섯 명의 일본 여류 소설가들은 『일곱 빛깔 사랑』을 통해 찬란한 사랑과 이미 한 풀 꺾인 사랑, 이제 시작하는 사랑 등 느닷없이 또는 계획적으로 벌어지는 여러 사랑이야기를 선명하게 그려냈다.
“사랑은, 적어도 쌍방이 거기에 열중하고 있는 동안은 무의미 하지 않아요.”
“진심으로 하는 말인가?”
“그런 얘기를 진심으로 말할 수 있다니, 정말 뼛속 깊이 무지하고 어리석은 사람이네.”(드라제 ; 에쿠니 가오리)
누군가에게 사랑은 열렬하고 달콤하고, 또 누군가에게는 담담하고 믿을 수 없는 감정이기도 하다. 사랑이라는 건, 두 사람이 하나의 시간을 공유하지만 ‘두 사람’이 공유하는 하나의 것이라는 데 함정이 있다.
사랑에 열중하는 동안에는 ‘하나’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하지만, 그건 착각 일뿐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는 게 사랑이다. 더 많이 사랑하는 사람이 약자이고, 덜 사랑하는 사람이 강자가 될 수밖에 없는 건 둘이 결코 하나가 될 수 없다는 증거다. 하나가 된다는 건, 강자도 약자도 없이 평등해야 하는 게 아닐까.
“사랑은 후회의 연속이네요.”
“이런 건 아니었는데, 라는 싸움이기도 하고”
“그런데도 어째서 인간은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걸까요?”
“내 말이. 어느새 좋아하고 있으니.”
“때로는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 손바닥의 눈처럼: 유이카와 케이)
둘이 하나가 될 수 없음을 앎에도 불구하고, 아무리 변하지 않을 것 같아도 변하기 마련이라는 것이 사랑이라는 것을 알고 있더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은 사랑에 빠진다. ‘때로는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러면서 사람은 성장해간다.
어쩌면 사람이 동물보다 더 똑똑해진 건, 사랑이 있었기 때문이지도 모른다. 사랑을 통해서만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지도.
사랑을 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 ‘인내’이고 ‘희생’이고 ‘자애로움’이니까.
세상엔 여러 종류, 다양한 빛깔의 사랑이 있다. 나처럼 한 남자와 아이 둘 낳으며 사는 평범한 사랑도 있고, 만난 지 보름 만에 결혼을 결정해버리는 급한 사랑도 있으며, 기혼자에게 연정을 품는 비밀스런 사랑도 있다. 나는 그 어떤 종류라도 비판받아야 할 사랑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그런’ 사랑에 선입견을 가지지 않도록 인정하고 노력해야 하는 것이리라.
(가능하다면 여러 종류의 사랑을 직접 경험해 보는 것도 좋으리라. 안된다면 ‘일곱 빛깔 사랑’과도 같은 소설을 통해서라도. )
기억이라는 거 역시.. 믿을 게 못된다.
어제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를 보고서 그 여운에 잠시 넋놓고 앉아있다가..
엔딩크레디트 속에.. 원작 『돌아올 수 없는 고양이』가 있는 걸 보고, 집에 오자마자 원작부터 찾았다. 어렵지 않게 찾아낸 원작소설이 포함된 소설책의 겉표지를 보고는 할말을 잃었다.. 내가 젤 좋아하는 일본작가인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이 포함되어 있는 소설집.. 몇 년전부터 내 책장에 꽂혀있었던 『일곱 빛깔 사랑』..^;;
더 난감한 건 어제 『돌아올 수 없는 고양이』부터 읽기 시작해서 나머지 여섯 단편들도 오늘 다 읽었는데.. 한 번도 읽은 적이 없는 책을 읽은 것 같은 느낌이라는 거다.. 아무리 오래 전에 읽었다 하더라도.. 다른 작가 책도 아니고,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마저도.. 낯설다 못해.. 처음 읽은 것 같은 느낌이라니.. ㅡ,ㅠ;;
놀랍고 씁쓸하고, 무척이나 당황스럽다.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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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77
인형을 만들고 있을 때의 후미유키와 마찬가지로, 커피를 타고 있는 후미유키가 좋았다. 마치 세상에 그 일만 존재하는 것처럼 세심하게 몰두하는 모습이 우습고 사랑스러웠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하지만 세상에는 그 일만 존재하는 게 아니야.'라고 마음속으로 중얼거리면서, 후미유키의 모습을 싸늘한 눈빛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왜 그랬을까?
p.89
결정 난 일은 절대로 뒤집을 수 없는 걸까? 안즈는 문득, 아프도록, 그렇게 생각한다. 뒤집을 수 없다는,그런 무서운 일이 과연 현실이 되는 걸까?
-이노우에 아레노 『돌아올 수 없는 고양이』
p.167
나의 마음을 두드리지 말아요.
두드린다면?
아파요.
당신은 두드려주길 바라고 있어요.
그렇지 않아요.
당신의 몸은 열려 있고, 부드러워요. 몸은 거짓말을 못하죠.
자유롭고 싶어요.
구속받고 싶지 않아서?
구속하고 싶지 않아서.
상처 입을까 두려워 닫아두고 있으면 언제까지라도 상처 입은 그대로죠. 상처는 줄어들지 않아요.
줄어들지는 않아요.
상처는 감싸서 녹여버리는 것이 좋아요. 자유롭고 싶다는 구속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겁니다. 사람은 자유로우면 불안해지니까요.
-미연 『해파리』
p.194
"그렇네, 사랑은 후회의 연속이네요."
"이런 건 아니었는데, 라는 싸움이기도 하고."
"그런데도 어째서 인간은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는 걸까요?"
"내 말이. 어느새 좋아하고 있으니."
"때로는 자기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유이카와 케이 『손바닥의 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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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까먹지 말아야지.. 이렇게 맘에 와닿았던 부분을 소리내어 한 번 더 읽고 옮겨놨으니.. 읽었던 건 잊지 않을 거다. 절대!!! 정말 그랬음 좋겠다..^;;ㅋ
작가는 일곱 명인데.. 옮긴이가 한 명뿐이여서 그런가? 이번에 새로 읽으면서.. 이상하게 한 사람의 소설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한 사람의 말투..
이야기하는 사람은 분명 일곱 명인데.. 나는 한 사람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은 느낌이었다. 번역자란.. 이런 존재감인건가?? 새삼 그 존재감이 강하게 느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