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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퍼즐

거짓말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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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1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512쪽 | 606g | 140*200*35mm
ISBN13 9788994300474
ISBN10 8994300473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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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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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재림
1995년 5월 15일 화창한 날, 서울에서 태어났다.
로맨스, 판타지, 퓨전사극, 미스터리 등 장르를 불문하고 다 좋아한다.
어렸을 때부터 낙서로 시작해서 미술, 디자인에 흥미를 가졌다.
현재 시각미디어디자인과에 재학 중이며, 디자인과 일러스트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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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살고 있는 임대 아파트보다도 더 비싸 보이는 차와 양복을 가지고 있다. 티가 나든 안 나든 명품 슈트 좀 입고 있어야 정의나 진실 따위와 상관없이 돈 욕심에서라도 불구덩이 같은 사건에 휘발유를 뒤집어쓰고 뛰어들 전사라고 생각할 테니 말이다. --- p.8

변호사가 어디 정의와 진실을 위해 싸우던가? 오로지 의뢰인을 위해 싸울 뿐이다. 그 의뢰인이 정의로운 사람인지 비정한 모사꾼인지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 의뢰인을 위해 정의나 진실에 맞서 싸워야 할 때도 비일비재하게 많다. 게다가 난 유산 전문 변호사이다. 유산 어디에 정의와 진실이 필요할까. 오로지 다 죽어가는 의뢰인의 친필 사인만이 중요할 뿐이다. --- p.8

“내 집 근처에 내 명의의 아파트가 있소. 그리로 이사 와서 나의 일거수일투족을 봐주시오. 나는 지금 목숨이 위태롭소. 거지 같은 자식들이 내 재산을 날로 먹기 위해 호시탐탐 나를 노리고 있다오. 그 자식들이 날 어떻게 할지도 모르니 멀리서 지켜보고 있다 만일의 사태가 났을 경우 그것을 찍어서 경찰에 넘겨주면 되오.”
얼토당토않은 제안이었다. 인상을 구기지 않을 수 없었다. --- p.9

“후견인이 돼줘.”
하마터면 아르마니 재킷에 커피를 쏟을 뻔했다. 요즘 내 운이 후견인이 막 덤비는 때인가?
“무슨 잘못을 저질렀기에 판사가 후견인이 필요해?”
나는 손수건으로 입가를 닦으며 실소했다.
“만 9세, 초등학교 3학년, 남자아이. 동 주민센터 생활 지도사를 성추행 혐의로 고소했어. 생활 지도사는 기소됐고, 곧 재판이 시작될 거야.” --- p.15

“실내등은 켜두겠지만 엎어지면 네 잘못이야. 용변 배출 시점도 조절 못 하는 멍충이란 소리나 들을 테니까, 그런 불상사가 생기면 알아서 해결해! 그리고 친한 누나는 없다. 이사는 당분간 안 할 생각이다. 네 마음에 안 든다니 더더욱! 더 이상 질문은 안 받는다! 이상!”
일목요연하게 오리엔테이션을 끝낸 나는 싸늘하게 돌아섰다.
“멍충이는 좀 심했네요.”
어이없어 돌아보니 녀석은 한심한 표정으로 나를 보고 있었다.
“내가 아저씨라도 조금 짜증이 날 거 같긴 해요. 후견인이 뭔지 정확히 몰랐는데 이제 알겠어요. 안녕히 주무세요.” --- p.31

수증기 낀 거울을 손바닥으로 닦다 멈칫하고 말았다. 샤워기에서 쏟아지는 물줄기를 맞고 있는 어깨에 그려진 나침반 문신이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정확히는 쇄골이 끝나는 지점에 새긴 동그란 서양 나침반 문신이었다. 그 나침반이 나를 보면서 묻는 것 같았다. 가리킨 방향대로 잘 가고 있는 거 맞느냐고. --- p.48

“간호사가 무척 착한데, 애기를 낳았다가 잃은 경험이 있어요. 그런데 사실은 간호사네 엄마가 거짓말하고 아이를 다른 집에 입양 보낸 거예요. 딸의 행복을 위해서. 그래서 제목이 ‘하얀 거짓말’인가 봐요.”
단테는 텔레비전을 주시한 채 일목요연하게 설명해주었다. ‘입양’이란 말이 구미를 당겼는지 모르겠다. 나는 주머니에 꽂았던 손을 빼 손목시계를 들여다보았다. --- p.94

아저씨, 유료로 밀린 드라마까지 보고, 죽까지 세 개나 먹고, 잠도 얻어 자고, 따뜻한 물도 썼는데 이렇게 은혜를 원수로 갚게 돼서 정말 죄송해요. 아저씨가 만지지 말라고 했는데, 저도 모르게 고급 카메라로 뭔가 찍고 싶었어요. 그래서 그냥 찍었는데, 뭔가 녹화되고 있다는 걸 그제야 알았어요. 되감아야 하나, 찍히긴 했나, 버튼을 누르다 그만 카메라가 지지대에서 빠졌지 뭐예요. 다시 고정하려 했지만 불행히도 고정되지 않았어요. 그래서 슬쩍 올려놓았는데, 제가 물러서는 사이 뒤뚱하더니, 팍! 놀라서 팔을 쳐들다 망원경을 쳤어요. 망원경이 하늘로 90도로 섰어요. 그리고 움직이지 않아요. 전 더 이상 여기 있을 수 없어요. 맹장도 없고, 엄마도 없는 저를……. --- p.111

가치 없이 보낸 날, 그날은 잃은 날이다.’라는 자콥 보바트의 말대로라면 내 인생에서 가치 있는 날은 전 생애를 통틀어 하루도 안 되어 보인다. --- p.112

급히 엘리베이터에서 내려 아파트 문 앞에 선 나는 문틈에 꽂힌 봉투를 발견했다.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살폈지만 아무도 없었다. 부동산이나 비싼 골프장 홍보지인가 궁금해 하며 봉투를 열자, 카드
가 하나 들어 있었다. 나는 무심히 카드를 펼쳤다.
〈당신이 연 상자에 남은 것이 없을 때까지는 아무것도 믿지 마라.〉
--- p.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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