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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미주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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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장 ] 우리소설로의초대-001이동
마르시아스 심 저 | 생각의나무 | 2001년 10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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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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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1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97쪽 | 48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4980662
ISBN10 89849806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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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들은 세상만사를 모두 미적인 차원에서 받아들이기 때문에 마르시아스의 비명 소리도 음악 소리로 여기며 들었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그런 참혹한 형벌을 받아들이고 있는 자는 고통에 처한 마르시아스 자신이었다. 마르시아스는 산 채 가죽이 벗겨지고 수족이 잘려나가는 고통 속에서도 맑게 반짝이는 눈빛으로 자신의 운명을 화려한 비명으로 노래했다.
--- p. 29
쌔빨간 털실로 벙어리장갑을 한 짝 뜨겠어요. 작고 톡톡한 벙어리 장갑을. 그리고는 그 털장갑에 어울리는 희고 투명한 손을 가진 여자를 찾겠어요. 눈빛도, 몸도, 목소리도 아주 이쁜 여자를. 그 여자의 한쪽 손에 벙어리장갑을 끼워주겠어요. 그런 다음에는 그 손목을 잘라 벙어리장갑 속에 넣어둔 채 간직하고 싶어요. 창가에 놓인 테이블에 올려두고 손목에서 흘러나오는 붉은 피와, 그 피를 비추는 투명한 햇살을 감상하겠어요.
--- p. 13
부드러운 목소리로 처녀를 달래면서 미용사는 미용가위를 들어 그 첨예한 은색의 가위 끝을 처녀의 목에 깊이 찔러 넣었다. 처녀는 하아, 하는 신음을 내뿜었다. 가늘고 긴 가위날이 목 깊숙이 박히자 처녀는 살그머니 미용의자에 주저앉아서는 곧 입을 다물었다. 처녀의 목에 박힌 은빛으로 반짝이는 동그란 미용가위 손잡이 끝으로 한 줄기 붉은 피가 가느다랗게 흘러나왔다.
--- p. 69
그 어떤 경우라도 오만과 유머를 버려서는 안 된다. 이러한 각오는 지난날 단 한 가지, 소설가가 되겠다는 꿈을 야무지게 틀어쥐고 세속의 냉대 속을 당당하게 걸어가던 한 시골아이가 내게 물려준 삶의 자세이며 예술가로서의 운명이며 나의 천분이다.
설사 소금기둥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이런 기회에 한 번쯤 돌아보는 일도 괜찮다. 다른 이들이 침을 뱉기 전에 내가 먼저 구토로 인한 눈물을 흘려두는 것도 의미가 있다. 마흔이 아닌가. 그리고 이제는 어쩔 수 없이 소설가가 아닌가. 나는 예술가임에 틀림없다. 이제 나는 나를 규정하는 '藝術家'라는 말을 지배해야 한다.

서기 2001년 10월 14일, 가을에 젖은
일산의 저녁 무렵, 마르시아스 심
--- pp. 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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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대의 소설에서 성의 담지체이자 발현체로서의 육체는 아주 별다른 육체이다. 이 육체는 생산과 재생산을 위해 노동과정 속에 시간적·공간적으로 촘촘히 조직되는 육체의 표상과 거리가 멀다. 마치 벤야민이 근대 자본주의의 속도전에 대한 대항자로 느려빠진 거북이를 앞세우고 그 속도의 공간적 재현물인 도시를 미음완보하는 만보객(漫步客)을 내세웠던 풍경을 연상시킨다. 그의 육체는 그래서 흡사 만보하는 혹은 소요하는 육체로 드러난다. 그런가 하면 소비를 통한 연출과 볼거리로서의 육체 표상과도 거리가 멀다. 다시 말해 지배적 기제 안에 양식되는 육체 표상과는 많이 다른 것이다. 그렇기에 소설 속의 육체는 노동하는 육체가 필연적으로 지불해야 하는 고통의 장소가 아니다. 또한 소비하는 육체 역시 아니기에 자아연출을 위한 소비에의 강박지점도 아니다. 해서 소설에서의 육체는 성적 쾌락의 주체이기는 하되 지배적 방식으로 양식, 연출되는 육체가 아니거니와 쾌락의 방식과 감수성에 있어서도 지배적인 표상과 멀리 있다. 때문에 소설적 자아의 쾌락에 대한 기술과 태도가 엄연히 다른 것이다.
--- 이성욱(문학평론가)
소설가 마르시아스 심은 뛰어난 자질을 가진 언어의 연금술사이면서 또 한편으로는 거의 무궁무진하다고 표현해도 좋을 만큼 다양한 화제의 샘을 갖고 있는 이야기꾼이다. 이 작가는 우리나라의 소설계에서는 보기 드물게 소설가로서의 프로근성을 뚜렷이 내보이는 작가, 다시 말해 소설이 어떤 세계관이나 사상을 전달하기 위한 수단으로 동원되었다는 느낌을 거의 주지 않고, 소설작품 그 자체의 창조가 주는 희열에 압도적으로 들려 있는 작가이다.
--- 이동하(문학평론가, 서울시립대 교수)
동시대 미학적 퇴행에 대한 엄정한 항의로서,
예술미학의 힘과 위의(威儀)를 보여주는 한국소설문학의 진경이 펼쳐진다
생각의 나무가 엄선하여 펴내는 고급소설의 향연

문학의 위기에 관련된 징후를 감지하고 확인하는 것은 확실히 고통스러운 일이다. 하지만 수많은 문학종사자들은 문학의 위기라는 이 암울한 선고를 감히 부정하지 못한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절망을 깊이 은폐한 냉소뿐인지도 모른다. 문학의 위기는 당대의 ‘정신’과 ‘사유전통’의 쇠잔을 의미한다. 오늘의 문학의 위기는 그 생산 현장과 소비 시장에서 비교적 장황스러운 양상을 띠며 두루 전개되고 있다. 이 위기는 1990년대 들어 나타난 대중문화의 엄청난 약진과 밀접한 관련을 가지고 있다. 이는 단지 양적인 팽창이나 질적인 비약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대중문화가 어느새 문화적 헤게모니의 중심이 되었다는 점이다. 영화와 대중음악, 애니메이션과 만화 등은 90년대에 들어서야 비로소 문화적 담론의 시민권을 획득했을 뿐이었는데도 지금은 어느덧 중심의 자리를 육박해 들어오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변화된 문화적 환경 하에서 문학의 빛나던 영화를 다시 복원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처럼 보인다. 문학은 매스미디어의 혁명적인 범람, 영상과 오락 산업의 발전, 그리고 소비, 향락주의가 만연하는 틈바구니에서 압사하고 있는 형국이다. 문학은 그간 담당해왔던 문화의 비판적 중추로서, 시대의 교사로서의 사명감과 자부심을 잃어버린 듯하다. 스스로 권위를 반납하고 임무와 역할을 망각한 나머지 만화나 영화 같은 오락 장르의 대중영합적 상상력에 기댄 정체불명의 글들이 새로운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대량 생산 유포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상황이 이러한대도 이 시대의 작가는 안타깝게도 맹렬한 순교를 감행할 만한 지사적인 의지도,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고 선포할 지력도 갖추지 못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기엔 이미 너무 주눅이 들어버린 것이다.
생각의 나무는 이러한 현 문학의 지체와 퇴행 현상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었다. 문학의 죽음은 우리들이 하나의 당위로서 지향해야 할 삶의 존엄한 이상과 그 권위가 허물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인간의 절대 가치가 삶의 부속인 물질에 의해 철저하게 제압당하고 복속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우리는 한국문학의 미학적 퇴행에 대한 엄정한 항의로서, 지지부진한 문학의 졸속과 절명의 상황에 처한 문학적 현실에 대한 반성으로서 고급문학 시리즈를 기획하게 되었다. 우리는 우리의 이 작은 기획이 작금 문학이 처한 위기 상황을 일거에 해소하는 대안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이 위기 상황을 극적으로 증거하고 예시하면서 솔직한 자기 부정의 패러다임을 만들고 그 안에서 해결의 기미가 추출될 수 있는 하나의 단초가 되기를 희망한다. 숙연한 반성 행위 속에서 신생의 열정으로 새로운 전망으로 길어올려지길 희망한다. 따라서 생각의 나무가 펴내는 고급문학 시리즈 “우리소설로의 초대”는 우리 한국문학이 성취할 수 있는 최고 수위의 미학적 진경을 갖추고 있는 작품들로만 꾸며질 것이다.
이 야심찬 시리즈의 첫 장을 장식하게 될 작가들은 마르시아스 심, 윤대녕, 전경린, 김훈이다. 이들은 새삼 설명이 필요 없는, 한국문단의 희망적 징후를 지시하는, 범박하지 않은 개성과 순도 높은 문학성과 그것에 열광하는 독자층을 보유한 한국 문학의 대표주자들이다.
마르시아스 심은 심원한 상상력과 오연한 예술적 기개를 바탕으로 한 심미주의적 세계를 순도 높은 문체로 펼쳐보였고 윤대녕은 거대담론이 소멸된 이후, 내성적인 문체로 개인성을 발굴, 90년대 한국소설문학이 다다를 수 있는 최고의 미학적 경지를 보여주었다. 전경린은 도발적이고 불온한 수사를 통해 삶의 이면에 가려진 억압의 본질을 명쾌하게 파헤치는 작품을 보여줬으며 김훈은 2001년 동인문학상 수상작인 중후한 장편소설『칼의 노래』를 통해, 실존적 자아의 고투를 독특한 긴장의 필치로 그려보였다.
생각의 나무는 감히 이들의 소설을 통해 우리 문학의 희망의 징후를 발견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모든 위기는 언제나 돌파에 대한 욕망을 내장하는 법이다. 우리는 문학의 위기를 진단 받는 동시에 처방하고 그 상처의 복판을 가로질러, 갱생의 불을 지피려고 한다. 우리소설로의 초대는 그러므로 매우 간절하고 긴요한 하나의 도전적 사업이다.
그가 지금 여기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한 시대의 문학적 사건이 되었다. 그가 나타나는 자리는 어디나 그 규정하기 어려운 활기와 열정으로 공간의 질이 바뀌었다. 그는 언제나 흥취가 넘치고 재기가 빛나는 말을 준비된 것처럼 쏟아내어 우리의 정신을 누르는 우울한 쇠사슬을 벗겨내었다. 방향을 잃은 우리의 문학이 별 믿음도 없이 여기저기를 들쑤시고 있을 때, 정신과 감정의 기폭장치이며 도화선이었던 그의 존재는 그 자체로 어떤 경우에도 패배하거나 주눅들지 않는 문학의 힘을 증명했다.
--- 황현산(문학평론가, 고려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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