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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스물두 개의 아스피린

제천, 스물두 개의 아스피린

: 살굿빛 산골 도시의 알싸한 현상학

정원선 | 해토 | 2015년 12월 0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3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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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2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348쪽 | 128*190*30mm
ISBN13 9788990978943
ISBN10 8990978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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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정원선
지역을 역사와 문화의 집적물로 인식하고, 도시를 교류와 확장의 복합체로 수용하는 도시 문 에세이스트인 정원선은 길게는 3년, 짧게는 1년 이상 직접 그 지역 도시에 체류하면서 사진을 찍고 자료를 모으며 주민들을 만나고 더불어 공부해 책을 쓰는 보기 드문 작가다. 한자리에서 사계절이 몇 번씩 바뀌는 모습을 낱낱이 지켜보고 섬세하게 기록하고자 하는 그는 반쯤은 여행자이면서 동시에 거주자이기도 해서 하나의 인공물이면서 또한 유기적 생명체이기도 한 도시를 가장 입체적으로 포착하는 저술가란 평가를 받고 있다. 최소한 1년 이상을 살아본 도시에 대해서만 쓰는 까닭에 ‘1만 시간의 여행자’라는 별명을 갖고 있기도 하다. 2010년 《제주 풍경화》를 시작으로, 2013년 《전주낭독》(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선정)을 냈다. 앞선 그의 책들은 여행서로도 각광받고 있지만, 역사철학적 관점에서 또 스토리텔링적 측면에서 그 도시가 품은 내력들에 이야기 옷을 입혀 현재라는 무대에 재등장시키는 인문 에세이로서 열띤 반응을 얻고 있다. 이번 책에서 그는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그래서 당일치기 여행지였던 제천을 도저히 뿌리칠 수 없는 뜨겁고 유장한 결절점으로 재구성하여 한반도 이남의 지도에 돋을새김한다.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제천의 스물두 곳 진경산수를 이제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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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호의 사랑은 불행하였다. 그의 사랑은 임을 구할 수 없었으므로. 그러나 원호는 임의 죽음 뒤에도 자신의 신념을 고치지 않았다. 그의 임을 앗아간 세상에 등돌렸으며, 어떤 유혹도 거절하고 사랑을 현실로부터 독립해 완결시켰다. 그의 사랑은 불행하였으나, 그 불행한 사랑 안에서 그는 죽는 날까지 열렬하였다. 그의 사랑이 꼭 불행했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원호는 알았던 것이다. 사랑이 둘만의 관계라는 것을. 현실이 어떻게 핍박하건간에, 당신과 나 우리 둘만 서로 알아주면 그만이라는 것을. 세계란 사랑을 존재하게 만드는 조건이 아니라 그저 사랑의 배경에 불과하다는 것을. 설령 당신이 떠난다고 한들 사랑이 끝나는 것도 아니라는 것을. 당신을 폐하고 세상을 얻는 것보다는 당신을 기리고 세상을 폐하는 게 옳다는 것을. 아니, 나에게 있어 세상은 그저 당신의 다른 말이라는 것을.
- 37~38쪽, 관란정과 원호 유허비를 다룬 이편(此岸)의 언덕에서 중에서

4월의 봄은, 82번 지방 도로 위를 넘실거리며 불붙어 오다가 청풍호를 건너 문화재단지가 있는 물태리에 이르러 뭉쳐 타올라 절정을 이룬다. 호반의 길들은 벚나무로 자욱하고, 발그스름한 불씨들, 아니 흰 연기 같은 꽃잎들이 유영하듯 날아다닌다. 제천시는 물태리 다목적 회관 앞에 줄줄이 천막을 세우고, 동네 전체를 벚꽃의 축제장으로 선포하는데, 그러면 제천 주민들만이 아니라 단양과 충주, 영월과 문경 사람들까지 청풍호로 몰려와 82번 지방 도로는 아침부터 차들로 북적인다. 4월 중순 즈음, 벚나무들이 골목까지 속속들이 장악한 물태리에서는 꽃 이파리들로 삶을 감화시키는 대규모 영세식이 열리고, 상춘객 아니 봄의 신자들은 아름다움이라는 기적을 휘황하게 흩뿌리는 벚나무 그늘 아래서 살아간다는 일의 장엄을 다시금 깨우친다. 축제 천막들 속에서 난장이 펼쳐지고, 노랫소리가 흘러나오는 가운데 그림자가 시곗바늘처럼 돌며 하루를 완성해 간다. 마침내 밤이 이슥해지고 관광 나왔던 차들 모두 돌아간 뒤에도 향기만은 아릿하게 불 꺼진 집들의 창가에 스민다. 낡은 마을 물태리는, 제 몸에 봄을 칭칭 둘러 감는 시골이다. 인적 하나 없는 먹빛의 새벽녘에도 벚나무들은 생각났다는 듯 가끔 양팔을 떨어 꽃잎들을 호수 쪽으로 흘려보냈다.
- 51~52쪽, 청풍호와 문화재단지를 다룬 호반환상곡(Lakeside Rhapsody) 중에서

의림지의 존재감은 제천에만 머물지 않는다. 충청도를 가리키는 말 ‘호서(湖西)’는 호수의 서편이라는 뜻인데, 그 호수란 바로 의림지를 가리킨다. 충청도는 의림지를 기점으로 서쪽에 해당하는 지역인 것이다. 경상도를 가리키는 영남(嶺南)은 조령(鳥嶺), 문경 새재를 기준으로 한 남쪽 지역이며, 전라도를 가리키는 호남(湖南)은 김제의 벽골제(또는 금강)를 기준으로 한 남쪽 지방이다. 먹고사는 생활이 모두 농사에 달려 있으므로, 옛 시절 지방을 가르는 기점
은 모두 이처럼 농업용 저수지나 세곡을 운반하는 주요 교통로를 준거점으로 삼았다. 그중에서 밀양의 수산제, 김제의 벽골제와 더불어 제천의 의림지는 삼국 시대부터 있었던 이 땅의 대표적인 인공 저수지다. 그 가운데, 지금까지도 여전히 주변의 무논들을 적시며 키우는 곳은 딱 한 곳, 의림지뿐이다. 우리는 인간을 세상의 중심으로 보는 통시적인 관점에서 의림지를 하나의 점으로 바라보며 그 바깥의 세계가 무쌍하게 변화해 온 것들을 인식하지만, 의림지의 시각에서 세상을 바라보면, 숱한 격변에도 불과하고 세계는 그다지 변하지 않았다고 납득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만큼 의림지는 지금도 제천의 중심이며, 주변의 살아 있는 뭇 생명들을 변함없이 먹여 살리고 있다. 의림지는 우뚝하다.
- 65~66쪽, 의림지를 다룬 그릇 중에서

제천은 숱한 희생을 맨몸으로 감당한 ‘바보들의 도시’였다. 다른 곳과는 달리, 제천이 지금까지도 번듯한 옛 건물을 거의 보존하고 있지 못한 이유가 1907년 의병에 분노한 일제의 대규모 살육과 파괴에 있다. 1962년 정부는 유인석에게 대한민국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해 그 용기와 희생을 기렸다. 노예로 살기보다는 인간으로서 죽겠다는 그 다짐은, 충분히 풍요로워졌으나 여전히 무언가의 노예로밖에 살 수 없는 2000년대 우리의 삶을 흔들어 깨우는 바가 있다. 지금 우리는 누구를 위하여, 무엇에 대하여 봉기해야 할 것인지.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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