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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중근 (하)
송원희 | 문학과의식 | 2001년 10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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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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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1년 10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72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8505403
ISBN10 8988505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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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한 달이 넘고 두 달째 들어서던 날이었다. 안중근에게 경수 계장이 오더니 우덕순을 만나 보겠느냐고 물었다. 안중근은 너무나 반가웠다. "고맙소, 그를 만나게 해주오." 안중근이 전옥실로 들어가니 사카이 경시도 앉아 있고, 우덕순도 두 손목에 수갑이 채워져 앉아 있었다. 우덕순은 안중근을 보자 벌떡 일어나며 반가워했다. "우형, 잘 있었소? 이게 얼마 만이오." 안중근도 우덕순에게로 가까이 가며 쇠사슬에 묶인 손을 서로 반가이 잡았다. 지난해 채가구에서 같이 거사하려다가 유동하의 전보 내용도 그렇고 여건이 여의치 않은 것 같아 우덕순과 조도선을 남겨 놓고 혼자 하얼빈으로 떠난 것이 마지막이었으니 반가울 수밖에 없었다. "우형, 추운데 얼마나 고생이 많소?" "안형도 고생이 많겠소. 참 장하오. 기어이 해냈으니." "다 하느님이 도우신 것이 아니겠소. 조도선이랑 유동하는 어찌 되었소?" "우리와 같이 있소. 감방이 달라 말은 못 한다오." "우형 건강하시오. 나는 목적을 달성했으니 언제 죽어도 여한이 없소이다." 안중근은 웃었다. 우덕순도 따라 웃었다.
--- pp.280-281
"지바 상, 당신에게 많은 신세를 졌소. 그 동안 친절히 해주어서 고맙소. 언젠가 동양에 평화가 오는 날 내가 그 때 다시 태어나면 우리 만납시다." 지바는 채 마르지도 않은 글을 받으며 매우 감격하여 받는 손이 떨렸다. 그리고 허리가 휘도록 절을 했다. "고맙습니다. 평생 당신을 존경할 것깁니다." 지바는 허리를 펴며 시계를 봤다. 오전 여덟시 오십오분이었다. 하늘은 새벽부터 회색빛으로 무겁게 내려앉고 있었다. 아오키 부장과 다나카 간수, 지바 간수 등이 안중근을 감방에서 밖으로 인도해 냈다. 그 때 미즈노 변호사가 안중근에게 가까이 오더니 작은 소리로 말했다. "우리 천국에서 만납시다." "천국은 아무나 가는 곳이 아니오. 천국은 일찍부터 그 준비를 예비해 둔 사람만이 가는 곳이오.

안중근이 형장 앞에 서자 구리하라는 시계를 보더니 침을 삼키며 사형 집행서를 낭독했다. "금년 2월24일 관동도독부 지방 법원에서 언도된 판결이 확정되었으므로, 명령에 의해 금일 1910년 3월26일 열시에 사형을 집행하기로 한다. 최후에 무슨 할말이 없는가?" "부탁이 있다. 유동하를 선처해 주기 바란다. 그는 너무 연소하고 진실로 아무 죄도 없다. 또 하나, 나는 동양 평화를 위한 죄밖에 없다. 내가 죽은 다음이라도 조선과 일본 양국은 상호 일치 협력해서 진정 동양 평화를 위해 협력해 주기 바란다. 원컨대 교수대에서 동양 평화 만세 삼창을 부르겠다." "소리는 내지 말고 마음속으로 기도하라."

안중근의 유해는 처음에는 시체가 교수대에서 떨어진 통나무째로 매장될 뻔했다. 그러나 누군가의 제안에 따라 조선식 관으로 편안히 눕혀져 입관되었다. 관 위에는 정근의 부탁으로 십자가 고상이 그려진 흰 천이 덮여졌다. 유해는 고인의 명복을 받게 한다는 감옥 안에 있는 교회당에 놓여졌다. 그 때 구리하라는 우덕순과 조도선, 유동하, 그리고 밖에서 유해를 넘겨 주기를 기다린 정근 형제를 불러들여 마지막 작별을 하게 했다. 우덕순은 관을 붙들고 통곡했다. "안형! 그대가 먼저 가다니, 아이고, 아이고!" "이제 그만 나가시오." "약속대로 형의 유해를 넘겨주시오." "전옥으로서 약속은 했으나 갑자기 도쿄 정부에서 가족들에게 넘기지 말라는 토오를 받았소." 정근 형제는 아연했다. '이럴 수가! 또 이들에게 속았구나!'하는 생각에 정근은 그리하라에게 달려들었다. "왜 이리 당신들은 끝까지 거짓말투성이요. 안 되오. 형의 유해를 넘겨 주오." 간수들이 달려들어 정근 형제를 강제로 감옥 밖으로 끌어내었다. 두 형제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했다. 그들 위에 하늘도 슬픈 듯 비가 내렸다.

그 시각 안중근의 사형 집행이 있었던 한 시간 뒤에 대련의 서안가에 위치하고 있는 대련 천주교당에서는 청나라 신부에 의해 안중근의 장례 미사가 거행되었다. 형의 시신을 못 받은 정근과 공근은 여순을 떠나지 못하고 형이 묻힌 곳을 찾기 위해 여러 곳을 배회했다. 그때 어디선가 형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주님의 무덤이 있었더냐. 주님은 항상 우리 곁에 계시지 않느냐. 나도 언제나 너희들 곁, 조국의 곁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날이 올때까지 나를 찾지 말아라." 정근과 공근은 비로소 여순을 떠날 수가 있었다.
--- pp.350-352
"지바 상, 당신에게 많은 신세를 졌소. 그 동안 친절히 해주어서 고맙소. 언젠가 동양에 평화가 오는 날 내가 그 때 다시 태어나면 우리 만납시다." 지바는 채 마르지도 않은 글을 받으며 매우 감격하여 받는 손이 떨렸다. 그리고 허리가 휘도록 절을 했다. "고맙습니다. 평생 당신을 존경할 것깁니다." 지바는 허리를 펴며 시계를 봤다. 오전 여덟시 오십오분이었다. 하늘은 새벽부터 회색빛으로 무겁게 내려앉고 있었다. 아오키 부장과 다나카 간수, 지바 간수 등이 안중근을 감방에서 밖으로 인도해 냈다. 그 때 미즈노 변호사가 안중근에게 가까이 오더니 작은 소리로 말했다. "우리 천국에서 만납시다." "천국은 아무나 가는 곳이 아니오. 천국은 일찍부터 그 준비를 예비해 둔 사람만이 가는 곳이오.

안중근이 형장 앞에 서자 구리하라는 시계를 보더니 침을 삼키며 사형 집행서를 낭독했다. "금년 2월24일 관동도독부 지방 법원에서 언도된 판결이 확정되었으므로, 명령에 의해 금일 1910년 3월26일 열시에 사형을 집행하기로 한다. 최후에 무슨 할말이 없는가?" "부탁이 있다. 유동하를 선처해 주기 바란다. 그는 너무 연소하고 진실로 아무 죄도 없다. 또 하나, 나는 동양 평화를 위한 죄밖에 없다. 내가 죽은 다음이라도 조선과 일본 양국은 상호 일치 협력해서 진정 동양 평화를 위해 협력해 주기 바란다. 원컨대 교수대에서 동양 평화 만세 삼창을 부르겠다." "소리는 내지 말고 마음속으로 기도하라."

안중근의 유해는 처음에는 시체가 교수대에서 떨어진 통나무째로 매장될 뻔했다. 그러나 누군가의 제안에 따라 조선식 관으로 편안히 눕혀져 입관되었다. 관 위에는 정근의 부탁으로 십자가 고상이 그려진 흰 천이 덮여졌다. 유해는 고인의 명복을 받게 한다는 감옥 안에 있는 교회당에 놓여졌다. 그 때 구리하라는 우덕순과 조도선, 유동하, 그리고 밖에서 유해를 넘겨 주기를 기다린 정근 형제를 불러들여 마지막 작별을 하게 했다. 우덕순은 관을 붙들고 통곡했다. "안형! 그대가 먼저 가다니, 아이고, 아이고!" "이제 그만 나가시오." "약속대로 형의 유해를 넘겨주시오." "전옥으로서 약속은 했으나 갑자기 도쿄 정부에서 가족들에게 넘기지 말라는 토오를 받았소." 정근 형제는 아연했다. '이럴 수가! 또 이들에게 속았구나!'하는 생각에 정근은 그리하라에게 달려들었다. "왜 이리 당신들은 끝까지 거짓말투성이요. 안 되오. 형의 유해를 넘겨 주오." 간수들이 달려들어 정근 형제를 강제로 감옥 밖으로 끌어내었다. 두 형제는 땅바닥에 주저앉아 통곡했다. 그들 위에 하늘도 슬픈 듯 비가 내렸다.

그 시각 안중근의 사형 집행이 있었던 한 시간 뒤에 대련의 서안가에 위치하고 있는 대련 천주교당에서는 청나라 신부에 의해 안중근의 장례 미사가 거행되었다. 형의 시신을 못 받은 정근과 공근은 여순을 떠나지 못하고 형이 묻힌 곳을 찾기 위해 여러 곳을 배회했다. 그때 어디선가 형의 목소리가 들려 왔다. "주님의 무덤이 있었더냐. 주님은 항상 우리 곁에 계시지 않느냐. 나도 언제나 너희들 곁, 조국의 곁에서 떠나지 않을 것이다. 그날이 올때까지 나를 찾지 말아라." 정근과 공근은 비로소 여순을 떠날 수가 있었다.
--- pp.350-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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