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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세트 2

현대문학 세계문학 단편선 세트 2

[ 전10권 ] 세계문학단편선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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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12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5384쪽 | 145*207*80mm
ISBN13 9788972757580
ISBN10 8972757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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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4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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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오세원
경기도 용인에서 태어나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했다. 공군 통역 장교로 복무한 뒤 금융업계에 종사하던 중에 회사의 지원으로 미국 윌리엄 앤드 메리 대학 MBA를 마쳤다. 옮긴 책으로 『제임스 서버』『랭스턴 휴스』『당신 없는 일주일』『시인들의 고군분투 생활기』『펭씨네 가족』『여자라면 꼭 가봐야 할 100곳』『청춘을 위한 기독교 변증』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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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 앞에서 어떤 행동을 취하더라도 노련한 배우와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그저 노련한 배우가 하는 정도였을 뿐이다.
그는 어머니를 껴안았다. 그녀를 침대로 데리고 갔다. 이불을 덮어 차가워지기 시작한 몸을 덥히려고 했다. 자신의 몸을, 생기를 그 차가운 몸에 전달하려고 했다. 잠시 후, 그는 무력하게 구석에 있는 방석 위에 털썩 주저앉았다. 그날은 아무리 애를 써도 눈물이 나지 않았다. 눈이 지극히 따가웠지만 눈물 한 방울도 나오지 않았다. 그는 거울을 바라보았다. 가장 커다란 슬픔 앞에서는 불면으로 밤을 새운 사람의 얼굴밖에 다른 것이 되지 못한단 말인가?
알리는 자신이 갑자기 살이 빠지고, 갑자기 머리칼이 하얘지고, 갑자기 허리에서 느껴지는 엄청난 통증으로 나뒹굴고, 당장 백 살이 된 사람처럼 늙고 싶었다. 잠시 후 주검을 바라보았다. 전혀 공포스럽지 않았다.
---「사이트 파이크 아바스야느크」중에서

헤드 씨는 조용히 서 있었고 자비의 행위가 다시 한 번 자신을 어루만지는 것을 느꼈지만, 이번에는 그것에 붙일 이름이 없었다. 그것은 어떤 사람도 피해 갈 수 없고 이상한 방식으로 아이들에게 전해지는 고통에서 자라 나왔다. 그는 사람이 죽을 때 창조주 앞에 가지고 갈 것은 그것뿐이라는 걸 알았고 자신에게 그것이 그렇게 적다는 데 뜨거운 수치를 느꼈다. 그는 경악 속에 하느님의 철저함으로 자신을 판단했고, 자비의 행위는 불꽃처럼 그의 자부심을 감싸서 태워 버렸다. 그때까지 자신이 대단한 죄인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제 보니 자신의 진정한 악행은 그가 절망하지 않도록 감추어져 있었다. 그는 자신이 아담의 죄를 품은 태초부터 불쌍한 넬슨을 모른 척한 오늘까지 계속 죄를 용서받았다는 것을 알았다. 자신의 죄라고 인정하지 못할 정도로 끔찍한 죄는 이 세상에 없었고, 하느님은 용서하는 만큼 사랑하는 분이시기에 그 순간 그는 낙원에 들어갈 준비가 되었다고 느꼈다.
---「플래너리 오코너」중에서

[…] 아직 잠자리에 들고 싶지 않았던 제임스 덴턴은 안락의자에 자리를 잡고 한동안 독서를 했다. 그러다가 살짝 졸다 깨어났는데, 문득 자신의 침실에서 함께 자는 갈색 스패니얼 강아지가 따라 올라오지 않았다는 점을 알아차렸다. 그러나 다음 순간 그는 자신이 잘못 생각했다고 여기게 되었다. 안락의자 팔걸이에서 바닥 가까이 늘어져 있던 자신의 손등에 무언가 부드러운 털이 스쳐 지나가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손을 뻗어서 그곳에 있는 둥그런 무언가를 쓰다듬고 토닥여 주었다. 그러나 그 감촉, 그리고 예의 존재가 자신의 손길에 반응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완벽하게 꼼짝 않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그는 팔이 있는 쪽을 넘겨다보았다. 그러자 그가 만지고 있던 무언가가 눈을 들어 그를 올려다보았다. […]
---「몬터규 로즈 제임스」중에서

[…] 나 자신에 대해서 말해 보자면, 나는 여태껏 살아오면서 오로지 단 하나의 방향으로만 전진해 왔다. 그런데 나의 도덕적인 면에서 그리고 나 자신의 개인적 체험에 의해 나는 인간이 철저하게 원시적인 이중성을 가지고 있다고 인식하게 되었다. 내 의식의 영역에서 다투고 있는 선과 악의 두 가지 본성 모두를 당연하게 내 성격이라고 할 수 있는 이유는 근본적으로 그 두 성격이 모두 내 것이기 때문이었다. 아주 예전, 그러니까 심지어 내 과학적인 발견이 그런 기적을 이루어 낼 수 있다는 아주 희미한 가능성을 보여 주기 시작한 때보다 훨씬 이전부터 나는 이 두 가지 본성을 분리하고 싶다는 유쾌한 생각을 백일몽처럼 품고 다녔다. 각각의 본성을 각각의 독립된 주체에 담으면 삶에서 견디기 힘든 모든 일로부터 해방되지 않을까 하고 혼자서 생각했다. 부정한 본성은 자신과 대립하는 본성의 염원과 회한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방식을 실천할 수 있을 것이며, 정의로운 본성은 자신과 관계없는 사악한 본성이 저지른 과오에 수치심과 회한을 느낄 필요 없이 선을 행하며 즐거움을 누릴 것이고, 나아가 꾸준하고 안전하게 향상의 길을 걸어갈 것이었다. 의식意識이라는 고통스러운 자궁 속에서, 이런 상극되고 너무도 이질적인 선악의 쌍둥이가 서로 묶여 끊임없이 고투를 벌여야 한다는 것은 그야말로 인류의 저주였다. 자, 그럼 어떻게 이 둘을 분리해 낼 것인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중에서

이 작은 도시에서 나는 혼자 사는 이상한 남자다. 사람들은 내가 세상으로부터 격리된 채 자라서 이렇게 되었다고 말하면서 나처럼 자란 사람은 병적인 상상력을 키울 수밖에 없다고 이야기할지도 모른다. 맞는 말일 수도 있다. 그러나 결과가 어떻게 되든 상관없다. 내가 아는 거라고는 이 해변 도시에서, 아니 이곳을 벗어난 어디에서든 그녀만큼 내 눈앞에 실재하는 존재는 없다는 사실이다. 그녀를 위해 살면서 나는, 내가 소망하는 대로 그녀를 소유할 수 없음을 알기에 하루하루를 절망으로 보낸다. 나는 환영을 향한 육욕을 품고 있다. 이런 내 욕망은 신이 내게 보내는 조롱이며 내가 품은 사악하기 그지없는 생각을 처단하려고 신이 내리는 적절한 벌이다.
---「윌리엄 트레버」중에서

7라운드에 들어서자 샌델도 최상의 몸 상태에서 내려왔고, 그가 여태껏 경험한 가장 힘겨운 싸움에 접어들었다. 톰 킹은 노장이었지만, 그와 맞붙은 어떤 노장보다 훌륭했다. 그는 허둥대지 않고, 방어 능력이 뛰어나고, 또 주먹이 울퉁불퉁한 몽둥이 같은 노장, 그리고 양손이 모두 강한 노장이었다. 그렇지만 톰 킹은 공격을 자주 하지 않았다. 그는 망가진 관절을 잊지 않았고, 그 관절로 경기 끝까지 버티려면 타격을 매번 적중시켜야 했다. 코너에 앉아서 상대를 바라보자니 문득 자신의 지혜와 샌델의 젊음을 합하면 세계 헤비급 챔피언이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것이 문제였다. 샌델은 세계 챔피언이 되지 못할 것이다. 그는 지혜가 없었고, 그것을 얻는 방법은 젊음을 주고 사는 것뿐이었다. 그리고 지혜를 얻으면, 젊음은 그것을 사는 데 쓰이고 없을 것이다.
---「잭 런던」중에서

“당신은 땅과 하늘 사이에 본인과 본인의 파이프 막대를 끼워 넣으려고 여기 온 사람에 불과해. 그런데 본인이 라이덴병으로 작은 초록색 빛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해서 천상의 번개를 완전히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거요? 당신의 피뢰침이 녹슬거나 부러지면 당신은 어떻게 될까? 테첼 선생, 대체 누가 하늘의 계율로부터 면죄받을 수 있는 증서를 팔아먹을 권한을 당신에게 부여해 준 거요? 우리가 살아갈 날은 우리 머리카락만큼이나 많아요. 나는 맑은 날과 마찬가지로 천둥 치는 날에도 우리 하느님의 보호하심 속에서 편안하게 지내고 있소. 엉터리 장사꾼 같으니, 썩 꺼져! 봐, 폭풍우의 두루마리가 감기고 있잖아. 우리 집은 무사해. 나는 저 푸른 하늘에 뜬 무지개를 통해 신이 인간의 대지에서 고의로 난리를 일으키지는 않으시리라는 걸 알아.”
“불경한 놈!” 방문객은 입에 거품을 물었고, 시커먼 얼굴빛이 무지개처럼 빛났다. “네놈의 이교도적인 생각을 세상에 널리 알리고 말 거야.”
잔뜩 우그러진 얼굴은 더 시커메졌다. 폭풍우가 자정 무렵의 달을 에워싸듯 그의 눈구덩이를 감싸고 있던 남색 원들이 더 커졌다. 그는 피뢰침 끝에 달려 있는 세 개의 날카로운 가지로 내 심장을 겨냥한 채 내게 달려들었다.
---「허먼 멜빌」중에서

알 수 있었다. 알게 되었다. 100만 년 동안 홀로 기다리는 마음을, 결코 돌아오지 않을 누군가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마음을. 바다 아래에서 보낸 100만 년 동안의 고독, 그곳에서 보내는 돌아 버릴 것 같은 시간. 하늘에서는 익룡들이 사라지고, 육지에서는 늪지대가 말라붙고, 나무늘보와 검치호랑이들이 자신의 시대를 누린 후 타르 웅덩이 안에 가라앉고, 인간들이 흰개미처럼 개밋둑에서 쏟아져 나오는 데 걸린 시간.
안개 고동이 울렸다.
---「레이 브래드버리」중에서

[…] 차는 어딘가가 떨어져 나가는 듯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도 계속 움직였다. “Poussez le phare!” 나는 소리 질렀지만 “헤드라이트를 밟아요”라는 말이 도움이 될 리가 없었다. “아 아 아!” 올림피가 대답을 했다. 나는 시동을 끄고 핸드브레이크를 잡아당겼지만 차는 이미 멈춰 서 있었다. 차 밖으로 나온 우리는 들이받은 전신주와 우리 차를 번갈아 쳐다봤다. 차의 오른쪽 흙받기가 구겨진 채 찢겨 있었고 뒤쪽 흙받기도 파손되었지만 그 외에는 별다른 피해가 없었다. 나를 쳐다보는 올림피의 얼굴 표정이 너무 초췌해서 한마디 위로를 해야 할 것 같았다. “Il fait beau(좋은 날씨입니다).” 내가 생각할 수 있는 프랑스어는 그게 다였다.
---「제임스 서버」중에서

피아노에 앉은 여인에게 백인 여인의 탄식이 들려왔다. “이게 너를 가르치기 위해 내가 수천 달러를 투자한 결과란 말이니?”
“아니에요.” 오시올라가 자르듯 말했다. “이건 제 거예요…… 들어 보세요! ……얼마나 슬프고도 쾌활한 소리인지. 우울하면서도 행복하고?웃으면서 눈물이 흐르고…… 얼마나 여사님처럼 희지만 나처럼 검은지…… 얼마나 남자 같으면서…… 얼마나 여성스러운지…… 피트의 입술처럼 따뜻한지…… 이게 지금 제가 연주하고 있는…… 블루스예요.”
엘스워스 여사는 얼어붙은 듯 자리에 앉아서 오시올라가 땅속 깊은 곳에서 울려오는 북소리처럼 깊은 저음을 연주할 때 값비싼 페르시아산 화병에서 미세하게 떨리는 백합을 바라보고 있었다.
---「랭스턴 휴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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