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1]
미리암은 아기를 들여다보며 걱정하고 있는 공주에게 다가가 물었어.
“공주마마, 제가 가서 히브리인 유모를 구해올까요? 우리 마을에는 아기를 빼앗기고 젖이 불어있는 유모들이 아주 많답니다.
“그래? 그럼 어서 가서 튼튼하고 좋은 젖이 많이 나는 유모를 해오너라. 이렇게 예쁜 아기를 죽게 버려둘 순 없지 않느냐.”
동정심이 많은 공주는 연방 혀를 차며 미리암을 재촉했어. 미리암은 얼른 달려가서 어머니 요게벳을 불렀어. 밤새 아기를 지켜달라고 기도하고 있던 요게벳은 미리암을 보자 가슴이 쿵덕쿵덕 절구질했지.
“어머니! 성공이에요. 일이 잘 되었어요. 어서 나랑 함께 가요.”
“얘야, 네 동생이 어떻게 되었느냐? 어서 말해주렴.”
미리암은 자초지종을 이야기하며 어머니를 공주에게로 급히 데려갔어.
“공주마마 여기 깨끗하고 젖이 많이 나는 유모를 구해왔습니다.”
“오냐 잘 했다. 여인아! 너는 나를 위해 이 아이를 데려다 젖을 먹여 길러다오. 삯은 충분히 주겠다.”
“걱정 마세요 공주님, 온 정성을 다해 아이를 길러드리겠습니다.”
“그래, 아기를 잘 부탁한다. 어려운 일이 있으면 나를 찾아오도록 하라.”
[장면2]
“히브리인의 주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을 광야로 보내어 희생제를 드리라고 하였으나 지금까지 왕이 듣지 않았으니 이 막대기로 강을 쳐서 강물이 피로 변하게 할 것이며, 고기들이 모두 죽고, 강에서 썩는 악취가 나서 이집트인들이 그 강물을 먹을 수 없게 될 거라고 하여라.”
모세와 아론이 하나님의 말씀대로 하였더니, 온 이집트 땅에 있는 물이란 물은 모두 피로 변했단다. 강이나 호수, 시냇물이나, 나무그릇 돌구유에 담긴 물까지 피로 변해 한 모금의 물도 먹을 수 없게 된 것이야.
강물 속에 사는 물고기들은 모두 죽어 물위로 떠올라 썩어가고, 이집트 사람들이 먹고 마시고 농사짓던 강물은 더 이상 사용할 수가 없게 되었지. 그렇지만 이집트인 마술사들도 물로 피를 만들자 파라오는 마음이 높아져서 모세와 아론이 보여주는 하나님의 능력이 별거 아니란 듯 코웃음 쳤다.
[장면3]
하나님은 하시겠다고 하신 말씀을 꼭 지키는 분이란다. 그날 밤이 깊어지자, 하나님께서는 이집트 땅에 심판을 내려 처음 태어난 모든 것을 치셨다. 죽음의 재앙이 시작되자 왕궁에 사는 왕의 장자로부터 옥에 갇혀있는 사람의 아들까지 모든 사람의 첫아들과, 곤충과 짐승들의 처음 태어난 것까지 모두 죽었다. 아들을 잃은 사람들은 큰 소리로 울부짖었지. 사랑하는 첫아들이 죽었는데 울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니. 이집트 왕과 신하들과 모든 이집트사람들은 한밤중에 자다가 소스라치게 놀라 일어났어. 온 나라 안이 울음소리로 떠나갈 듯했으니까 말이야. 장자를 잃은 왕도 울어야 했지.
“오오, 내 아들, 장차 왕위를 물려받을 내 장자가 죽다니!”
그제야 정신이 든 왕은 모세를 불러 모세에게 애원하였단다.
“모세! 너희가 말한 대로 너희 동족 모두와 양떼와 소떼까지 다 데리고 한시바삐 이 땅을 떠나라! 그리고 나를 위해 축복을 빌어다오.”
“모세, 제발 이 땅을 떠나주시오. 우리가 모두 죽은 사람이 되었소.”
왕과 이집트인들 모두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속히 떠나달라고 사정했단다.
오랜 싸움을 끝내고, 마침내 모세는 백성들에게 출발 명령을 내렸어.
“이스라엘 자손들이여! 이제야 우리가 이 땅을 떠날 때가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은 간단한 취사도구와 아이들을 챙기고, 발효가 덜 된 빵 반죽은 그릇에 담아 옷에 싸서 어깨에 메고 떠나시오. 또 내가 전에도 얘기했듯이 각자 빠짐없이 이집트인들에게 가서 금은 패물을 빌려가야 하오.”
[장면4]
아빕월 21일, 유월절이 지난 후 7일째가 되는 날이었어. 하나님께서는 그의 백성들을 홍해 길로 인도하셨다. 가까운 거리인 필리스티아인 땅으로 가지 않은 것은 그들의 군대가 있는 땅을 지나다가 필리스티아인들과 전쟁을 하게 되면 이집트로 도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까봐 홍해 길을 통과하도록 하신 거란다. 모세는 백성들을 이끌고 일행을 숙콧을 떠나 에담 광야로 향하게 하셨어. 백성들이 가는 길에 하나님께서 함께 동행 하셨지. 하나님의 천사가 낮에는 구름기둥을 펼쳐 뜨거운 해를 막아주고, 밤에는 불기둥을 밝혀 그들이 가는 길을 대낮처럼 밝혀주셨다. 그리하여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지시하신 에담에 진을 쳤단다.
[장면5]
모세는 백성들을 진정시키고 하나님께 기도한 후 바다 위로 손을 뻗쳤다. 그랬더니 하나님께서 밤새도록 강한 동풍을 보내셔서 바다를 뒤로 물러가게 하셨다. 물이 두 갈래로 갈라져서 마른 길이 드러난 거란다. 불평하던 사람들은 기절할 듯 놀랐지. 물보라를 일으키는 파도는 물기둥으로 만든 벽이 되어 꼿꼿이 서있고, 사람들은 바짝 마른 길을 걷듯이 바다 사이로 난 길을 걸을 수 있었으니 말이야. 그런데, 큰일 났어! 이집트 왕이 탄 마차와 군대들도 그 뒤를 따라 바닷길로 들어서지 않겠니? 그리하여 바닷길 중간까지 이스라엘 백성들을 추격하였단다. 백성들은 덜미를 잡힐 듯 아슬아슬하게 달아났지. 어느새 새벽이 되어 있었어. 백성들은 젖 먹던 힘까지 내어 죽어라 달아나야 했어. 그때였어. 하나님께서 불과 구름기둥을 보내어 이집트 군대를 막아서 방해하셨단다. 그들의 병거바퀴들을 빼어 마차가 빨리 달리지 못하도록 하시니 이집트 군인들은 불안하고 무서워 떨었단다.
[장면6]
어느새 이집트를 떠나 온 지 두 달이 지났어. 엘림을 떠난 백성들은 다시 여행길에 올라 엘림과 시내 광야 사이에 있는 신 광야에 도착했다. 그동안 더위와 목마름과 배고픔을 참으며 신 광야까지 왔지만 가지고 나온 양식은 다 떨어지고 광야에서는 더 이상 먹을 것을 구할 데가 없었어. 참다못한 백성들은 또다시 모세와 아론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모세, 당신들은 어찌하여 우리를 이 거친 광야까지 끌고 와서 굶겨 죽이려 하는 거요? 우리가 이집트에서 고기 솥 옆에 앉아 있을 때와 빵을 배불리 먹던 그때에 주의 손에 죽었으면 좋았을 것을…….에구~. 배고파!”
“이 모든 것이 당신 탓이오. 이 거친 광야에서 우리가 어떻게 먹을 것을 구한단 말입니까? 당신이 책임지시오.”
백성들이 원망하는 소리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셨단다.
“모세야, 내가 너희를 위해 빵을 비처럼 내릴 테니 백성들로 하여금 매일 먹을 만큼씩 거두도록 하여라. 그들이 내 법대로 하는지 시험해 볼 테니, 여섯째 날에는 두 배로 거두게 하라.”
“오! 저희를 살려주신 주여! 감사합니다. 영원히 찬송을 받으소서.”
모세와 아론이 힘이 나서 모든 백성들을 모아 하나님의 말씀을 전했다.
“주께서 여러분의 불평을 들으셨소. 이제 저녁이면 주께서 여러분들을 이집트 땅에서 데리고 나오셨음을 알 것이고, 아침이면 여러분이 주의 영광을 볼 것이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