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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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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1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140쪽 | 238g | 148*210*11mm
ISBN13 9788939222397
ISBN10 893922239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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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을 말리다

이 체제下에서는 모두가 난민이다. 진도 수심에 거꾸로 박힌 무덤들을 보면 영해조차 거대한 유골안치소 같다. 숲 속에다가 슬픔을 말릴 1인용 건초창고라도 지어야 한다. 갈참나무나 노간주 사이에 통성기도라도 할 나무예배당을 찾아봐야겠다. 神마저도 무한 기도는 허락하지만 인간에게 두 발만을 주셨다. 한 발씩만 걸어오라고, 그렇게 천천히 걸어오는 동안 싸움을 말리듯 자신을 말리라고 눈물을 말리라고 두 걸음 이상은 허락하지 않으셨다. “말리다”와 “말리다” 사이에서 혼자 울어도 외롭지 않을 방을 한 평쯤 넓혀야 한다. 神은 질문만 허락하시고 끝내 답은 주지 않으신다. 대신에 풍경 하나만을 길 위에 펼쳐놓을 뿐이다.

마을영감님이 한 짐 가득 생을 지고 팔에서 막 빠져나온 뼈 같은 지팡이를 짚고 비탈을 내려가신다. 지팡이가 배의 이물처럼 하늘 위로 솟았다가 다시 땅으로 꺼지기를 반복하는 저 단선의 봉분. 짐만 몇 번씩 길 밖으로 사라졌다가 다시 길 안으로 돌아와서는 간신히 몸이 된다. 짐이 몸으로 발효하는 사이가 칠순이다. “말리다”에서 “말리다”驛까지 가는데 수없이 내다 버린 필생의 가필이 있었던 것이다.


12월의 의식(儀式)
―다시 명호강에서

시집(詩集)을 강물로 돌려보낸다.

봉화군 명호면, 너와 자주 가던 가게에서 산
과자 몇 봉지 콜라 한 캔이 오늘의 제수용품(祭需用品)

오랜 바람에 시달린 노끈처럼
이 세월과 저 세월을,
간신히 잡고 있는 너의 손을,
이젠 놓아도 주고 싶지만

나는 살아 있어서
가끔은 죽어 있기도 해서

아주 추운 날은 죽은 자를 불러내기 좋은 날

“잘 지냈니?”
“넌 여전히 아홉 살이네!”

과묵했던 나의 버릇은 10년 전이나 마찬가지여서
다만 시를 찢은 종이에 과자를 싸서
강물 위로 90페이지째 흘려만 보내고 있다.
담배 향(香)이 빠르게 청량산 구름그늘 쪽으로 사라진다.

아무리 시가 허풍인 시대지만
그래도 1할쯤은 아빠의 맨살이 담겨 있지 않겠니?

이 나라는 곳곳이 울증이어서
네 곁이 편하겠다 싶기도 하고
히말라야나 그런 먼 나라의 산간오지에서나 살까, 궁리
도 해봤지만
아직 너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작년처럼 너의 물 운동장을 구경만 한다.

손가락 사이로 자꾸만 빠져나가는 뜨거운 살들이 얼음
밑으로 하굣길의 아이들처럼 발랄하게 흘러만 간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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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둑에서 고개 들어 산과 물을 바라보는 사람의 모습이 우선 띈다. 그는 꽃과 나무와 풀, 물결과 바람의 흔적까지 깊이 더듬는다. 자연은 곁에 있다. 그것은 담장과 골목을 넘나들며 인간의 소유를 교란하고, 애초에 제 땅이 없으므로 모든 걸 차지한다. 그것은 무위이면서, 위무의 장소이기도 하다. 체제의 난민으로서 그는 숲속에 “나무 예배당” 같은 걸 지어 슬픔이라는 심장 출혈을 말려보려 한다. 다음으로, 고개 돌려 이웃의 노년을 보듬는 젖은 눈길이 있다. 이곳의 노인들은 밭이 아프니까 병세가 더 나빠지고, 수몰된 고향을 꿈인 듯 떠올리고, 산 식구와 죽은 식구가 걸음마다 비쳐오는 “흙바닥 거울”에 쪼그려 쉼 없이 절하는 중이다. 늙은 자연 늙은 농촌 늙은 인간의 곁에 그는 처연히 서 있다. 경계와 구획을 불허하는 자연의 “푸른 셈법”은 인간사 곳곳을 겨누기도 쓰다듬기도 한다. 약한 것들이 차고 넘치기 때문일 것이다. 이 무너지는 세상에서 늙고 병들고 버림받은 목숨, 혈육을 비명에 보낸 인생에 도농 구분이 있으랴. 내 가슴을 유독 찔러오는 것은, 놓을 수 없는 것을 놓아버렸거나 견딜 수 없는 것을 견뎌내려는 듯한 인간의 상태랄까, 시집의 낮은 톤을 배후에서 받쳐주는 더 깊은 목소리이다. 그것의 이름은 “허무”인 것 같다. 마음의 “잿더미”에 와 덮이는 “솜이불” 같은 허무는 여기서 처음 본다. 허무는 힘을 다해 살아내야 하는 것이기도, 어떻게든 사람을 살게 하는 힘이기도 한 것 같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리라. “허무하게 그러나 아무렇지도 않게.”
이영광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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