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톱니바퀴에 물린 작은 톱니바퀴에게 느림이란 없다. 느림은 큰 톱니바퀴만이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산업화 시대의 효율성이라는 덫에 걸린 사람들에게 느림이란 가당찮은 것이다. 오직 톱니바퀴에서 풀려나 자신의 속도로 움직이는 것이 가능한 사람들에게만 느림은 창조적 에너지로 작용한다. 휴가조차도 전투적으로 보내야 하는, 짧은 휴가밖에 가질 수 없는 사람들에게 느림은 너무도 멀리 있다.
--- p.113
인생은 소모하는 것이다. 긴 여행 끝에 평평한 등을 가진 낙타처럼 모두 쓰고 가는 것이다. 죽음이 우리에게서 빼앗아갈 수 있는 것은 늙고 추레한 껍데기 밖에 없도록 그렇게 살아야 한다. 40km가 넘는 긴 마라톤 경기의 결승점을 통과한 선수에게 아직도 뛸 힘이 남아 있다면 그 사람은 경기에 최선을 다한 것이 아니다. 이 세상에 모든 것을 쓰고 남겨놓은 것 없이 가야 하는 것이 생이다.
--- pp.140-141
이중성을 다루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은 이미 이중적이다. 외부에 존재하는 이중성을 다루는 데 자기 안의 이중성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춤추는 하나의 별을 잉태하기 위해서는 내면에 카오스를 품지 않으면 안 된다." 라고 말한다. 따라서 우리는 자기 안의 모순들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이것은 엄청난 잠재력이 될 수 있다. 이중성을 다룰 때 조심해야 할 몇 가지 원칙들을 생각해보자.
먼저 이중성은 매우 자연스러운 것이라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우리는 남성적이고 독단적이며 무자비하고 충동적일 수 있지만, 여성적이고 다정다감하며 수평적이고 충분히 생각하는 특성을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러므로 역설을 이해하라. 우리는 확신을 가지고 있지만 겸손할 수 있다. 평등하게 사람을 대하면서 보상만은 성과에 따라 엄격하게 차별화할 수도 있다. 공적인 일에 냉정한 입장을 견지할 수 있지만 사적으로 다정다감한 우정을 나눌 수 있다. 직원을 믿지만 상황이 돌이킬 수 없을 만큼 흐르지 않도록 주시할 수도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 팀을 이루어라. 우리가 스스로의 이중성을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심지어 계발할 수 있지만 한계가 있다. 우리는 어떤 특화된 기질을 가지고 태어났으며 그것에 맞는 직업을 선택할 때 가장 잘할 수 있다. 누구나 장점과 약점을 나누어 가지고 있게 마련이다. 서로에게서 장점을 빌릴 수 있도록 좋은 파트너십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 p.20
우리가 어둠 속에서 작은 빛 하나가 되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일까? 나는 신뢰란 작은 빛들의 모임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가 스스로를 믿는 작은 빛들이 모여 별이 쏟아질 듯한 밤하늘을 만들어내듯, 신뢰는 우리가 속해 있는 공동체에 마음놓고 그 일원이 되게 만들어주는 힘이다. 어둠 속에 있지만 빛나는 영혼들이 있어 더불어 아름다워지는 사회를 만들어내는 사람들, 우리는 이런 사람들 속에서 희망을 본다.
--- p.132
여기 깨끗한 유리잔이 있다. 반쯤 물이 채워져 있다. 이 물은 이미 누군가가 따라놓았다. 누군지 이름이 분명치 않다. 때로는 '유전적 재능'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그동안 받아온 교육'이라고 불리기도 하고, 혹은 '개인적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라고 불리기도 한다. 물론 '부모나 귀인의 도움'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무엇이라 불리든 인생의 반 정도를 채워놓은 것은 내가 아니다. 내가 아닌 다른 무엇인가가 이미 내 인생의 반을 좌우했다. 나는 이 잔에 물을 가득 채우는 것이 인생을 사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떤 사람은 자신의 손으로 물을 채우고, 어떤 사람은 또 다른 '무엇인가'가 그 잔을 채우는 것을 방관한다. 마치 자신의 인생이 아닌 것처럼. 나는 우리가 스스로의 손으로 이 잔의 나머지 반을 채워야 한다고 믿고 있다. 그것이 인생에 대한 즐거운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 서문 중에서
언제든 웃을 준비를 하라. 현대 심리학에 공헌이 큰 월리엄 제임스의 말을 기억하자.
'우리는 행복하기 때문에 웃는 것이 아니다. 웃기 때문에 행복해 진다.'
--- p.76
신뢰는 나무와 같다. 정정한 모습으로 커다랗고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내려면 오랜 세월을 자라야 한다. 그러나 베어버리는 데는 한나절도 채 걸리지 않는다. 신뢰는 또한 기저귀와 같다. 싸기 전에 채워두어야 한다. 사전에 준비해 쌓아두지 않으면, 정말 필요할 때 만들어 낼 수 없는 것이 바로 신뢰다.
--- p.123
성공이란 가고 싶은 길을 계속 가는 것입니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가고 싶은 길을 따라가다 운이 좋으면 돈을 벌 수도 있겠지요. 어쩌면 명예를 얻을지도 모르고, 또 어쩌면 사회적 권력을 얻게 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러지 못하더라도 가고 싶은 길을 가는 사람은 성공한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 p.156
변화의 핵심은 자신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라는 점을 놓쳐서는 안 된다. 자신이 누구인지 처음부터 잘 알고 있는 사람은 없다. 자신은 가장 알기 어려운 대상이다. 이것을 알아 가는 것이 인생의 과제다. 점점 자기다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진정한 변화다.
--- p.1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