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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자, 모계사회를 찾다

이경자, 모계사회를 찾다

이경자 | 이룸 | 2001년 12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7.4 리뷰 8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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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80쪽 | 534g | 153*224*20mm
ISBN13 9788987905693
ISBN10 8987905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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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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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의 어른은 어머니다. 어머니가 '가장'인 것이다. 그러나 남자가 가부장인 사회에서 아버지가 가지는 권한이며 권력으로 비치는 바로 그것, 가정과 가족에 대한 '지배와 통제'를 하지 않는다. 어머니는 척박한 환경과 열악한 조건에서 자식들을 굶기지 않고 기르기 위해 자신을 돌보지 않고 일한다. 자식들의 어머니에 대한 존중과 깊은 사랑은 바로 그런 어머니의 삶 때문이다. 어머니가 가장으로서 권위를 가진다면 바로 그 희생성에서 비롯한 것이다.

모소 사람들의 삶을 억압하고 위협적이고 긴장하게 만드는 것은 무섭거나 무능력한 아버지가 아니며 불행하거나 슬프거나 원한을 품은 어머니가 아니며 단지, 자연뿐이다. 그래서 그들은 자연을 숭배하고 자연을 섬기고 자연의 마음을 알려고 늘 자연에 마음을 열고 귀기울이며 산다. 사람을 태어나게 한 것이 어머니라면 사람을 살아가게 하는 것은 자연이다. 그 자연은 사람의 어머니이며 만물의 어머니이다. 꺼무 여신 산의 신도 여신이며 루그 호의 신도 여신이다. 여기에서 여신이란 남신과 대립되는 위상이 아니다. 어머니는 어느 것과 함께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이다. 그들이 깊은 존경의 마음으로 섬기는 자연이 만물을 낳는 어머니이듯이 사람의 어머니는 '나의 아마'뿐이다.
- 본문 중에서
--- p.164
어제 중국으로 들어갈 수 있는 비자를 받은 여권과 비행기 표를 손에 쥐는 순간 갑자기 앞으로 내가 살아야 할 현실이 너무 막연해서 잠시 겁이 났다. 만약에 곤명 공항에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면. 이런 상상에서부터 나쁜 풍토병에 걸리는 상상까지.

성숙하되 빈틈을 적당히 가진 남자와 객지에서 뜨거운 격정을 태울 상상은 왜 하지 못했는지. 중국말이라곤 겨우 '니하오' 밖에 모르면서 중국의 서남부 운남성의 오지로 들어가겠다는 건 어쩌면 미친 짓일지 모른다. 더군다나 내 나이가 배낭여행을 하면서 여기저기 부딪치고 깨지고 혼이 빠져도 결국 그것이 곧 추억이 되는, 그런 탄력이 다 소진되었다는 걸 왜 깨닫지 못했을까.

하지만 그래도 나는 가야 한다. 아무도 나를 초청하지 않은 곳으로. 내 영혼이 나를 잡아끌고 가려는 그곳으로 가야만 했다. 말도 못하고 알아듣지도 못하는 사람. 배가 고파도 밥을 달라고 말할 수 없고, 추워도 입고 덮을 것을 달라고 말할 수 없는 사람. 더군다나 울음소리로 생각을 나타내는 아이도 아닌 사람이 영혼만 믿고 영혼의 느낌에 이끌려 오지라는 그곳, 모계사회, 루스 호의 모소족을 만나러 가야 했다.

물론 불안하지도 않았다. 내가 산의 나무와 골짜기의 바위와 이끼와 새와 교감할 수 있듯이, 내가 원하는 것, 내가 부딪칠 모든 환경에 마음을 깊이 넣으면 다 알수 있을 것이다. 손으로 잠자는 시늉을 하고 먹는 시늉을 하고 몸으로 추운 시늉을 하면. 웃고 눈을 찡그리면. 손을 내젓거나 두 손을 모아 가슴에 품는 모양을 만들어 보이면. 다 통할 거야. 그렇게 살 거야. 그렇게 살아보고 싶어. 내가 사람을 자연처럼 볼 수 있는 생활.

인천 공항에 도착했다. 중국의 서남쪽. 운남성의 성도 곤명으로 떠나는 중국 운남항공사 여객기는 정한 시간에 땅을 박차고 몸을 들어올렸다. 나는 낡아서 쿠션이 꺼진 의자에 앉아 등을 등받이에 붙였다. 등받이에 내 몸이 이렇게 편안하게 붙기는 많은 비행기 여행 중에 처음인 것 같았다. 그동안 나는 어디에도 나를 편안하게 제대로 붙여보지 못하고 살았다. 사람에게도 이 세상에도 그랬다. 오래도록 한 집에 사는 남편에게도 마음을 붙이지 못했다. 가정에도 그랬다. 내가 낳은 자식. 그 아이들로부터 도망가려고 얼마나 애썼는지, 그러면서 한편으론 남편과 아이들로부터 버림받을까 봐 어찌나 애간장을 태웠던지. 이런 원초적 불균형의 인생으로 지레 지친 여자. 그런데 지금 이상한 일이 생긴 것이었다. 내가 낡은 비행기 시트에 나를 붙인것이었다. 국제선 비행기로는 이렇게 낡고 시설이 허름한 건 처음 탔다.

그런데 무슨 일일까. 이 평안. 평화. 안정. 눈물나게 반가웠다. 내 존재를 다른 것에 온전히 집어넣는 일. 붙이는 일. 우리가 타자와 존재를 뒤섞으며 확인하려는 것은 이런 일체감에 지나지 않는다. 황홀은 그런 것이다. 아주 차분한 황홀감. 원래 황홀은 이렇게 가라앉은 감정일지 모른다. 낡은 시트에 등을 대고 눈을 반쯤 감고 나를 버렸다. 나를 놓았다. 꿈틀거리는 감정, 이를테면 불행이나 행복, 슬픔과 기쁨 같은 것들을 그냥 놓았을 때 오는 편안함. 그런 것이 있었다. (...)
--- pp 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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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자하고는 여러 번 같이 여행을 했다. 같이한 여행 중 잊혀지지 않는 것은 모계사회의 흔적이 남아 있다고 알려진 중국 운남성 려강(麗江)의 용천사라는 곳이다. 나는여기가 샹그리라가 아닌가 싶게 그 퐁요하고청정한 자연환경과 순후한 기후에 매혹당했지만 모계사회의 흔적은 아이러니하게도 여성에게만 일방적으로 씌워진 지독한 중노동으로만 남아 있었다. 그러나 그는 여기서 모계사회에 대한 꿈을 접지 않고 줄기차게 수소문한 끝에 드디어 운남성의 오지로 모계사회를 찾아 떠났다. 단신으로 두려움 없이 마음껏 설레면서. 그는 드디어 목적을 달성한 모양이다. 떠나면서 공항에서 걸어온 목소리는 생기가 묻어날 듯 싱그럽더니 한달 만에 돌아와서 건 목소리 또한 그러하였다. 그의 말에 의하면 그곳의 사람 사는 모습은 인간의 본성과 가장 가까운 평화 그 자체였다. ―박완서(소설가)

가부장제 사회의 여자로서, 바로 그 가부장제의 모순 때문에 가족이 찢어지고, 사람이 위아래로 분리되고, 여자로 태어난 것이 치욕이 되고, 심지어는 여자가 다른 여자의 인격을 부정하는 모순된 삶을 더 이상 참아내지 못한 한 중년의 여자가 마침내 '깊고 짧은 반란'을 일으켰다. 작가 이경자. 중년의 그가 달랑 배낭 하나늘 멘 채 필생의 업인 양 홀홀단신으로 중국 운남서의 오지 루그 호에 있는 모소족을 찾은 것이다. 이 숨겨진 모계사회에서 작가 이경자는 무슨 구원처럼 주혼(走婚)이라는 결혼 풍속을 만난다. 모소의 모든 남자들은 아내라는 이름으로 결코 여자를 소유하지 않는다. 모소의 모든 딸들은 자궁에 충만한 우주에너지로 영원히 아들이며 연인이며 손님인 아들을 낳고 그 아들에게 여자는 영원히 어머니이며 연인이며 누이인 것이다. ―송기원(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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