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사람의 일생의 과보가 끝장이 나려할 때, 우선 숨이 끊어집니다. 그런데 불학에서는 숨이 끊어졌다고 하여 명종(命終)이라고 하지 않습니다. 이때 제8식이 반드시 몸을 떠났다고 할 수 없으니까요.
만약 제8식이 아직 남아 있다면 몸에는 반드시 체온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서 온몸이 싸늘하게 식어야 비로소 진정한 명종[사망]이라고 할 수 있지요.
그래서 고덕(古德)께서 “숨이 끊어진 뒤 최소한 여덟 시간 내에는 절대 시신에 손을 대거나 움직이지 말라고 일심으로 조념(助念)을 해줘야 한다”라고 말씀하신 것이었지요. --- p.28
무슨 이유로 정토법문을 「특별한 첩경」이라고 했을까요?
첫째는, 마음을 깨닫고 번뇌를 끊을 필요 없이 성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일반법문은 반드시 깨닫고[悟]ㆍ닦고[修]ㆍ끊고[斷]ㆍ증득[證]을 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성취를 했다고 할 수 있지만, 정토법문은 깨닫고 끊을 필요 없이 성취를 할 수 있으니, 어떻게 특별하지 않겠습니까?
둘째는, 시간이 짧아 다겁 생이 아닌 금생에 성취할 수 있다는 것이지요. 금생에서 정토를 닦아 설사 일년, 반년, 혹은 사흘, 닷새, 내지는 십념, 일념만이라도 성취를 할 수 있으니, 어떻게 첩경이 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왜 이처럼 수승하고 특별할까요? 그것은 정토법문이 「이력(二力)」이기 때문입니다. 그 외 일반법문은 모두 자력(自力)에 의지하여 닦고 증득을 해야 하지만 정토법문은 부처님의 힘[佛力]이 추가됩니다.
비유를 하자면, 길고도 험난한 길을 만약 몸이 허약한 사람이 혼자서 끝까지 걸으려고 한다면, 이것은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이겠습니까? 그런데 만약에 태산을 등에 업고 북해(北海)를 뛰어넘을 수 있는 힘을 가진 장사가 있어서 그 사람을 도와준다면 쉽고도 빠르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겠지요. --- p.44
아미타불의 연꽃(전용기)에 타기만 하면 바로 횡으로 삼계를 뛰어넘고[橫出三界: 견사번뇌를 끊지 않고 삼계를 벗어남] 그 나라에 태어나면 또다시 횡으로 네 가지 국토를 뛰어 넘지요.(원만하게 세 가지 불퇴전을 증득하고 일생보처의 지위에 오른다.)
법문이 여기까지 이르니 정말로 이 이상 더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니 이 법문을 만난 모든 인연 있는 이들은 그 얼마나 경사스럽고 다행스럽겠습니까!
다음은 자력(自力)에 대해 말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불력은 어디까지나 도와주는 역할을 할 뿐이지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다면 부처님께서 영접을 하러 오셨을 때 어떻게 해야만 부처님과 접속(감응)을 할 수 있을까요?
고덕(古德)들은 경론의 가르침에 의지하여 세 가지 조건을 열거하였지요.
세 가지 조건이란 바로 믿음[信]ㆍ발원[願]ㆍ실천[行]인데, 이것을 「정토삼자량(淨土三資糧)」이라고도 합니다. --- p.48
「임종」조념의 요령은 무엇인가, 신체를 옮기거나 장기를 채취해도 되는가?
【대답】 한 사람이「임종」단계에 이르면 여덟 가지 괴로움으로 들끓고, 두려움으로 허둥거리게 된다. 또한 혼미하고 미혹하고 전도되어 업식이 망망한 상태다. 이 순간이 되면 정념을 잃어버리기는 쉽고 유지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그 사람이 정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혜롭게 위로하고 이끌어줘야 하며 신중을 기울여 보살피고 정성을 다해 간절한 마음으로 조념을 해야 한다.
절대로 옷을 갈아입힌다거나 자리를 옮기는 등의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 이때에 7, 8식이 아직 몸을 떠나지 않았고, 제6식과 신식(身識) 역시 현행을 하므로 여전히 지각작용이 남아 있다. 한 번 번거롭게 움직이면 그 고통을 참기가 어려워 염불은 고사하고 오직 아픈 것만 생각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아프면 화내는 마음이 일어나기가 쉬워서 악도에 떨어질 확률이 높은데, 그렇다면 견불왕생(見佛往生)은 논할 여지가 없다. 이와 같은 수많은 사례들이 옛 경론과 전적 속에 실려 있으니 신중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다.
그런데 만일 장기를 채취하게 되면 통증을 참기가 더욱 어렵기 때문에 상당한 경지의 「인력[忍力, 삼매력]」을 성취하신 대 보살이 아니라면 함부로 장기를 채취해서는 안 된다. 반드시 다시 한 번 환기시킬 것은, 많은 사람들이 「임종」이란 단지 숨이 끊어지기 전 단계 일뿐이고, 숨이 끊어진 뒤에는 「명종」단계여서 식이 떠난 상태이므로 마음대로 시신을 옮기거나 장기를 채취해도 괜찮을 것이라 쉽게 생각하는데, 이것은 대단히 잘못된 견해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숨이 끊어진 뒤에 몇 시간 내지 24시간이 지나야 비로소 식이 몸을 떠나는 경우가 상당히 많다. 따라서 조념 시간으로는 숨이 끊어진 뒤 24시간 동안 지속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온당하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최소한 8시간이 지나서 소염(小斂: 12시간에서 24시간이면 가장 좋음)을 하고, 24시간이 지난 뒤에 대염(大斂, 입관 또는 냉동실 보관)을 하며, 화장은 반드시 7일이 지난 뒤에 진행해야 한다. --- p.79
무엇이 ‘생멸이 없는 혜명’일까요?
바로 사람마다 본래 갖고 있는 지각성(知覺性)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 지각성은 비록 아무런 형상이 없지만 진허공, 변법계(盡虛空, 遍法界)에 없는 곳이 없고, 아닌 곳이 없습니다.
염불을 하는 것은,
곧 자신의 법신혜명을 키우는 것이며,
부처님의 힘과 자신의 힘에 의지하여
서방극락세계 왕생을 구하는 것이며,
부처님의 지견[佛知見]을 열고
자신의 본각(本覺)을 회복하는 것입니다.
--- p.1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