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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2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532쪽 | 658g | 152*225*25mm
ISBN13 9788925558363
ISBN10 892555836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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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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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리는 소리에 보슈는 고개를 돌렸다. 미키 할러가 회의실 안으로 들어섰다. 보슈는 그를 다시 한 번 바라봤다. 할러가 누구인지 몰라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그들은 이복형제이기에 보슈는 할러의 모습을 쉽게 알아봤다. 그러나 검찰 건물 안에서 할러의 모습을 본다는 것은 도저히 말이 되지 않는 상황 중의 하나였다. 할러는 범죄를 저지른 피고 측을 대변하는 변호사였다. 검찰에 있는 그의 모습은 개 우리에 들어간 고양이만큼이나 어울리지 않았다.
“알아요.” 할러가 말했다. “지금 무슨 생각 하는지. ‘이게 대체 뭔 일이야’라고 생각했죠?”
할러는 미소를 지으며 맥퍼슨이 앉아 있는 쪽으로 탁자를 돌아가 의자 하나를 끌어당겼다. 그제야 보슈는 자신이 맥퍼슨이라는 이름을 어떻게 아는지 기억해냈다.
“두 사람…….” 보슈가 말했다. “결혼했던 사이잖아, 맞지?”
“맞아요.” 할러가 대답했다. “8년간 근사한 결혼생활을 했었죠.”
“그런데 지금 이 상황은 어떻게 된 거야? 전처가 제섭을 기소하는데, 자네가 그를 변호한다는 건가? 그건 이해의 상충 같은데?”
할러의 미소가 환한 웃음으로 변했다.
“만약 우리가 반대편에서 소송한다면 그때는 이해의 상충이 되겠죠, 해리. 그렇지만 우린 반대편에 선 게 아닙니다. 제섭을 기소하는 측이에요. 둘이 함께요. 그리고 괜찮다면 해리가 우리의 수사관이 되어주었으면 해요.” --- p. 25~26

“내 의뢰인이 여길 걸어서 나가게 했다고 자네 상관에게 욕깨나 먹겠군.”
“농담도 이해하지 못하면, 다 나가서 죽어야지. 자네 의뢰인이나 깨끗하게 지내도록 잘 지켜봐, 클라이브. 안 그랬다가는 난 정말 끝장나는 거니까. 제섭도 마찬가지고.”
“그건 걱정하지 말라고. 우리가 잘 돌볼게. 솔직히 지금 자넨 제섭 걱정이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니잖아.”
“그게 무슨 말이야, 클라이브?”
“증거도 많지 않고, 주요 증인은 찾을 수가 없고, DNA 분석 결과는 사건을 송두리째 말아먹었잖아. 미키, 자네는 타이태닉호의 선장이야. 게이브리얼 윌리엄스가 자넬 그 자리에 앉힌 거라고. 난 심지어 자네가 윌리엄스에게 어떤 약점을 잡혔기에 그러나 궁금하기까지 하다니까.”
그가 말하는 도중, 나는 갑자기 한 가지 사실이 궁금해졌다. 대체 그가 사라진 증인에 대해서는 어떻게 알았을까? --- p. 88

“그러니까 당신 말은, 당시 일어났던 범죄는 그가 의도했던 것이 아니라는 거군요.”
“맞아요. 그는 원래 계획을 다 포기해야 했어요.”
“그럼 클로스터가 비슷한 사건을 찾기 위해 FBI를 찾아갔을 때, 그는 완전히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갔던 거군요.”
“이번에도 맞아요.”
“그렇지만 그에게 정말 계획이라는 게 있기는 했을까요? 좀 전에는 이게 충동적으로 저지른 범죄라고 얘기했잖아요. 제섭은 기회를 보자마자 몇 초 만에 일을 저질렀어요. 그에게 대체 무슨 계획이 있었겠어요?”
“사실 그는 매우 복잡하고 완벽한 계획을 짜두었을 가능성이 커요. 이런 종류의 살인자들은 이상성욕의 소유자들이에요. 완벽한 성 심리 경험을 구축해놓고 있죠. 환상 속에서 아주 세부적인 사항까지 다 구상해두는 거예요. 그리고 이미 예상했을 테지만, 거기에는 고문과 살인이 자주 관련돼 있어요. 이상성욕은 환상 속에 일궈놓은 그들 삶의 일부라서 마침내 그 욕망이 행동으로 나타나는 지점까지 계속 극대화되어가요. 결국 그들이 선을 넘어 그 욕망을 행동으로 옮기는 시기가 오면, 희생자를 납치하는 행위 자체는 전혀 아무런 계획 없이 즉흥적으로 일어날 수도 있는 거죠. 하지만 살인의 단계는 그렇지 않아요. 안타깝게도 피해자는 오랜 시간 동안 살인자가 마음속으로 실행하고 또 실행했던 각본 속으로 떨어져 들어가게 되는 거니까요.” --- p. 208~209

“지금 있는 장소가 정확히 어딘가, 셋?”
“반쯤 내려온 곳입니다. 고속도로 차량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보슈는 앞좌석 사이로 몸을 있는 대로 밀어 넣었다.
“연석에서 숫자를 읽을 수 있는지 물어보세요.” 그가 말했다. “정확한 주소를 알았으면 합니다.”
라이트가 보슈의 요구를 전달했고, 거의 1분이 꽉 차게 지난 후에 무전기에서 다시 소곤거리는 소리가 울려왔다.
“너무 어두워서 손전등을 켜지 않고는 연석의 숫자를 읽을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제섭이 어느 집 앞에 차를 대놓고 있는데 그 집 문 옆에 전등이 하나 달려 있습니다. 외팔보 식으로 설치해서 길 쪽으로 뻗어 나와 있는 겁니다. 그 밑에 있는 번호가 여기서 보면 7203처럼 보입니다.”
보슈가 뒤로 물러나 등받이에 무겁게 몸을 기댔다. 맥퍼슨이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봤다. 서장은 백미러를 통해 바라봤다.
“아는 주소야?”
라이트가 묻자 보슈가 어둠 속에서 고개를 끄덕였다.
“예.” 그가 대답했다. “우리 집 주소예요.” --- p. 272~273

“바로 그게 문제라고, 이 친구야. 내가 그를 놓쳤어. 몸을 숨겨야 했다고. 난 자네들이 그를 감시하고 있다고 생각했어. 지금 방파제 위로 올라가고 있네. 젠장, 뭐가 어떻게 된 일이야, 자케즈?”
“한 대원이 화장실에 가느라고 자리를 비웠습니다. 배탈이 나서 어쩔 수가 없었답니다. 오늘 이후로 그는 감시대에 남아 있지 않을 겁니다.”
“빌어먹을!”
보슈는 층계 맨 위에 올라선 후 텅 빈 주차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역시 제섭의 흔적은 느껴지지 않았다.
“좋아, 난 이제 방파제로 올라왔어. 그는 보이지 않아. 곧 나타나겠지.”
“알겠습니다. 우리도 2분 후면 거기 도착할 겁니다. 그리고 흩어져서 찾아보겠습니다. 반드시 찾아낼 겁니다. 그는 차도 자전거도 가져가지 않았으니, 걸어 다니고 있을 겁니다.”
“저쪽에 있는 호텔 중 하나에서 택시를 잡아탔을 수도 있어. 그러니 지금 그가 어디 있는지는…….”
보슈는 갑자기 뭔가를 깨달았다.
“가봐야겠네. 놈을 찾는 대로 바로 연락하게, 자케즈. 내 말 알아들었지?”
“예, 알겠습니다.”
보슈는 전화를 끊고, 단축번호를 눌러 즉시 집으로 전화를 걸었다. 시계를 확인해보니 11시가 지나 있었기에 수 뱀브로가 전화를 받으리라 예상했다.
--- p. 397~3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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