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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순신 시마즈 요시히로 숙명의 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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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2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306쪽 | 135*205*30mm
ISBN13 9791156053033
ISBN10 115605303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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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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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가 끝나 아들 다다쓰네는 물론이고 가신들의 좌장인 니이로 다다모토까지 다들 물러갔는데도 조카 도요히사만이 엉덩이를 붙이고 자리에서 일어서지 않았다. 눈을 감고 뭔가를 깊이 궁리하는 안색이라, 적잖이 피곤했지만 요시히로는 잠자코 놔두었다. 아니, 함께 술이라도 한 잔하면서 노래라도 부르면 심란한 마음을 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생각도 냉큼 들었다. 어느새 도요히사에게 저도 모르게 이것저것 많이 의지하고 있나 보다. 그런 생각도 들어 요시히로는 쓴웃음을 입에 물었다.
사실, 고니시 유키나가 구원은 가신들 입장에선 선뜻 내키지 않고 상당히 마뜩찮을 일이었다. 적들의 반격 여지를 오이 자르듯 싹둑 잘라버리고 이제야 된장국 마시듯 순조롭게 철군하려니 했는데, 느닷없이 또 전투를 치러야 할 상황에 직면한데다 수전(水戰)이라고 하니 하 복장이 터진다 해도 나무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거기에다 본국이 보낸 구원통지서에도 큰 전투를 치른 시마즈 가문은 배려 차원에서 일단 배제되어 있었다. 가신들도 이 점은 다 안다. 그래서 가문의 수장으로서 구원 요청을 정중히 거절하고 본국에 미뤄도 누가 손가락질할 계제도 아니었다. 가신들에게 송구하고 미안한 마음이야 사실 가눌 길이 없었다.
그러나 고니시 유키나가 구원 문제는 가신들과 의논하여 내릴 평정(評定) 회의 이전에 이미 요시히로는 마음을 단단히 굳히고 있었다. 어쩔 도리가 없었다. 아직도 어제 일 같지만, 벌써 재작년 세밑의 일이 된 히데요시와의 마지막 만남. 그날 들었던, 공성전에서 최후를 각오한 다이묘 같은 그의 절박하면서도 비장한 목소리가 불현듯 되살아나 어제 오늘 귀청에서 내내 철포처럼 울리고 있기 때문이었다.
어쩌자고 유언 같은 말을 들었던가. 고니시 유키나가가 봉쇄당해 있는 지금, 그 말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 되고 있었다. 그래서 요시히로는 회의석상에서 휘하의 수하들을 향해 다이코를 알현하는 가신처럼 얼굴을 깊숙이 숙이며 일단 양해를 구하지 않을 도리가 없었다. 다들 도노, 도노, 하면서 펄쩍 뛰며 말렸으나 요시히로는 정말로 용서를 구하고 싶은 마음이 먼저라 한동안 고개를 들지 않았다.
―다시 출병하려는데 나를 믿고 따라주지 않겠는가?
이번에도 귀신 무사시로 불리는 니이로 다다모토 같은 노장이 앞장서고 가신들을 하나로 모으는 것을 거들었다.
―전쟁의 대미를 장식하는데 시마즈 가문이 선봉에 서야 당연하거늘. 주청 드려도 시원찮을 판국에 기회를 도리어 주시니 눈물겹게 고마운 일. 이 참에 젊은 것들은 좀 빠지고 역전의 용장들만 뭉쳐보자고요.
―어이쿠, 우리 영감님은 스모(相撲)도 혼자 하시려나. 그럼, 그건 스모가 아니지요. 전쟁도 마찬가지라고요……

눈앞의 어둠은 달빛과 별빛마저 자취를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크고 넓고 깊었다. 어쩐지 저 어둠을 여기 노량만이 아니라 저쪽 뭍에서도 만났다면 하늘과 바다, 나와 너, 아군과 적뿐만 아니라, 양반과 상것 같은 피아(彼我)도 오리무중(五里霧中) 식별할 수 없을 듯하였다. 그랬다면 백성들이 신명 내며 논갈이하게 될지도 몰랐다. 아니지, 어둠이 장막처럼 만휘군상(萬彙群象)을 가린 채 마치 태곳적처럼 그 자리에만 존재했다면 반상의 질서가 부서질지언정 논갈이로 나서야할 상것들도 그 속에서 허우적거렸을 공산도 컸겠다. 어떠한 불순물도 스며들기를 완강히 거부하여 장엄하도록 순연한 어둠은 그래서 무섭다.
피아를 구분시키지 않는 어둠이라면 나를 고찰하는 시선으로 타인을 연상시켜 버린다. 허나 연상하는 것은 실재(實在)가 아니다. 실재가 되려면 어둠의 장막을 찢어야 한다. 왜곡과 날조는 장막의 소산이기 때문이다. 그래, 묵자라면 눈앞의 저 어둠을 지옥 같은 이 세상의 근원이라 평하고 찢어버리기 위해 뛰어들었을 지도 몰랐다. 나도 저 어둠을 찢어야 한다…… 그런 생각이 어지럽게 난무하자 이순신은 고개를 설레설레 젓고 눈을 부릅뜨고 어금니도 악물었다. 지금은 적을 완파할 것에 온 신경을 집중시켜야 하는데 이 무슨 공허한 잡념인가 싶었다. 아니, 어둠 너머에만 신경을 곤두세웠으니 공허한 잡념이 혀를 내민 꼴이었다. 과도한 집념은 오히려 집착을 양산해 심신을 지치게 할 공산도 컸다. 지휘관으로서 주의할 일이었다.
다시금 마음을 추스르고 이순신은 주위를 둘러보았다. 수많은 배들이 어둠 속에 몸을 숨긴 채 동면하는 곰처럼 웅크리고 있는 듯했다. 계절은 벌써 겨울의 문턱을 넘어섰다. 동짓달 추위도 결코 만만치 않았다. 간간이 불어오는 북서풍은 화공의 측면에서 반가운 존재이나, 수많은 군졸들의 얼어붙은 몸을 생각하면 야속하다. 연민과 아픔이 칼바람처럼 가슴을 베는 듯싶었다. 허나 마음을 굳게 먹자. 이제 적들은 저 어둠의 장막을 찢고 거침없이 등장할 차례다. 하면 우리는 추위와 공포와 연민과 아픔을 동면을 끝낸 곰처럼 다 털어버리고 크게 포효하여 적들을 저 어둠 밑바닥으로 가라앉혀 버려야 한다. 아군의 선단은 언제까지나 비천하지 않을 백성의 숙원과 염원을 가슴에 안아 결단코 무력한 존재가 이제는 아니다. 적들은 조선의 바다에서 단 하나도 살아 돌아가지 못하리라. 그렇게 어둠을 찢고 나타나는 적들을 향해 부르짖고 싶었다. 이순신은 어금니를 악물고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순신도 요시히로의 기함을 지그시 바라보고 있었다. 이미 아군의 화포로 거덜 났는데도 독전이나 가신의 배로 옮겨 타는 것에도 하나같이 침착하고 냉철하고 의연하기 짝이 없었다. 역시 다르구나, 이것이 시마즈 요시히로의 부대인가, 하고 이순신은 뼈저리게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렇게 수많은 배들이 부서져 나가고 헤아릴 길 없는 죽음이 바다로 떠다니게 되었는데도 저들은 여전히 죽을 자리를 찾아 날아들고 있는 것이었다. 더욱이 진린의 기함을 공격하는 것이나 등자룡의 전선을 완파시키는 실력은 실로 내외에 과시한 무명이 허명(虛名)이 아니었음을 입증하고 있었다. 게다가 퇴로가 막힌 곳에서 당황하지 않고 오히려 적중 돌파해 오는 전법은 혀를 내두르게 만들 수밖에 없었다. 그 많은 희생을 밟고 밟으며 그들은 줄기차게 죽음의 행진으로 죽음을 디디고 죽음으로써 삶을 획득하려 하고 있었다. 그들의 맹목과 무모가 죽음 이상으로 깊고 깊었다. 그래서 더욱더 가열한 응전이 죽은 너머를 향해 쏟아 부어야 한다고 이순신은 결심하였다. 이순신은 부르짖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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