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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색곰 왑의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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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과학창의재단 2016 우수과학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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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2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168쪽 | 248g | 145*210*10mm
ISBN13 9788958203469
ISBN10 89582034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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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밤이 찾아오자 새끼 곰은 다시 어미 곰이 그리워졌다. 어미를 잃고 외톨이가 된 가여운 새끼 곰은 낑낑 울면서 절룩거리며 하염없이 헤매었다. 집이 없으니 길을 잃을 일은 없었지만, 너무나 고통스럽고 외로웠다. 게다가 발도 아팠고, 이제는 다시 맛볼 수 없게 된 어미 젖으로 배를 채웠으면 하는 생각도 간절했다. 그날 밤 새끼 곰은 속이 텅 빈 통나무를 찾아서 그 안에 웅크린 채, 어미 곰의 크고 따뜻한 품에 안겨 있는 꿈을 꾸려고 애쓰며 낑낑거리다 잠이 들었다. --- pp.24-25

세 번째 여름을 맞이했을 때, 덩치가 완전히 커진 것도, 힘이 엄청나게 세진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왑은 크고 건장한 몸으로 자라 있었다. 털빛이 아주 옅어졌기 때문에 쇼쇼니 족 인디언 스파왓이 ‘흰곰’ 즉 왑이란 이름을 붙이고 잡으러 쫓아다녔다.
뛰어난 사냥꾼인 스파왓은 메팃시 위쪽에서 왑이 몸을 비빈 나무를 발견하고 자신이 큰 회색곰의 영역 안으로 들어왔다는 것을 알아챘다. 온 골짜기를 돌아다니며 며칠 동안 숨어 있던 그는 마침내 총을 쏠 기회를 잡아 왑의 어깨에 총상을 입혔다. 왑은 사납게 으르렁거렸지만 어깨가 아파서 더 이상 싸울 마음이 들지 않았다. 왑은 골짜기를 기어올라가 나지막한 산들을 지나 자기가 자주 가던 굴 속에 숨었다.
왑이 상처를 치료하는 지식은 모두 본능적인 것이었다. 상처 주위를 혀로 핥아서 깨끗하게 해 주고, 마사지를 해서 염증을 누그러뜨리고, 붕대 대신 털을 상처에 착 달라붙게 해서 먼지나 세균이 들어가지 않도록 했다. 더 나은 치료법은 없었다. --- pp.45-46

왑은 골짜기 입구에서 잠시 주춤거리며 서 있자 바람에 실려 온 어떤 미묘한 냄새가 힘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왑이 닫아 두었던 문을 충실한 안내자 다섯 중에서도 가장 믿을 만한 안내자가 활짝 열어 버린 것이다. 왑은 여전히 미심쩍어 하며 서 있었다. 왑의 평생 안내자가 지금 자기의 본분을 망각하고 침묵을 지키고 있었다. 그러나 왑의 내부에서 또 다른 감각이 느껴져 왔다. 야생 동물들의 수호천사가 작은 골짜기에 서서 손짓한 것이다. 왑은 이해할 수 없었다. 왑은 수호천사의 눈에 어린 눈물도 입술에 또렷하게 새겨진 연민의 미소도 볼 수 없었던 것이다. 아니 어쩌면 수호천사의 모습조차도 볼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누군가 자꾸만 손짓하는 것만큼은 느낄 수 있었다.
오래전에 잃어버렸던 용기가 갑자기 왑의 메마른 가슴에 솟구쳐 올라왔다. 왑은 길을 벗어나 작은 골짜기로 들어섰다. 죽음의 가스가 넓은 가슴속으로 스며들어 커다란 사지가 욱신욱신 쑤셔오자 왑은 풀 한 포기 돋지 않는 바위투성이의 바닥에 평온하게 누웠다. 마치 옛날 그레이불에서 어미 곰의 품에 안겨 잠들 때처럼…….
--- pp.103-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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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시튼의 책을 여덟 살 때 처음 읽었는데, 내 어릴적 가장 소중한 책으로 남아 있다. 시튼은 자연을 바라보는 우리 인간의 시선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중요한 인물이라고 생각한다.”
- 데이비드 애튼버러 (BBC 자연 다큐멘터리 제작자)

“나는 시튼의 여러 동물 이야기를 읽고 큰 감동을 받아 『정글북』을 쓰게 되었다.”
러디어드 키플링 (『정글북』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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