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라미드 말이야." "피라미드요?" "그래, 피라미드. 잘 들어봐. 마텔은 바비 인형 하나를 20달러에서 30달러 정도에 팔아. 하지만 곧 다른 회사에서 만든 모조품들이 시장에 쏟아져, 그렇지? 그래서 마텔은 10달러짜리 바비 인형을 출시해서 일종의 방화벽firewall을 쌓는 방법을 쓰지. 물론 이익은 20~30달러 짜리를 팔 때보다는 적지만 마텔이 고객과 쌓아온 관계에 다른 회사가 비집고 들어오는 걸 방지하는 효과가 있어. 그리고 처음에 10달러짜리 바비 인형을 산 아이들도 곧 액세서리나 그보다 비싼 바비를 사고 싶어 할 거야. 그렇지 않겠어? 마텔은 이런 식으로 사업을 해. 그렇게 이익으로 이어지도록 하지. ---p. 38, ‘피라미드 이익모델’
스티브의 눈이 커졌다. "진심이십니까? 그러니까, 통신 사업은 여전히 성장하고 있잖아요? 그리고 품질이 좋으면서도 가격이 저렴한 통신장비를 팔 시장이 언제나 존재하고요. 기우가 너무 심하신 거 아닙니까?" "그럴지도 모르지. 하지만 일단 이익이 제로인 영역으로 들어가면 돈을 불리는 건 고사하고 가지고 있는 것도 유지하기 힘들어져. 기초에 금이 가기 시작하면 전체 구조는 상상도 못할 정도로 빨리 무너지지." ---p. 57, ‘다중요소 이익모델’
"MS(마이크로소프트)는 계획력Plannability을 통해 돈을 법니다." 자오는 아무 대답 없이 그저 열심히 듣기만 했다. "계획 없이 갑자기 어떤 비즈니스에 뛰어들면 처음엔 돈을 벌지 몰라도 나중엔 돈을 잃습니다. 여기저기서 크고 작은 경쟁사들이 출현해서 무질서하게 경쟁을 벌이기 때문이죠. 업계의 표준을 구축한 회사는 단계별로 비즈니스를 어떻게 전개해 나갈지 구체화할 수 있고 산업의 방향도 좌지우지할 수 있습니다. 이익을 낼 수 있는 힘은 바로 계획력에 있습니다." 자오의 얼굴에 희미한 미소를 스쳤다. 그는 더 이상 질문할 필요가 없었지만 그래도 질문을 계속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MS처럼 업계 표준을 구축한 회사들은 또 어떤 장점이 있을까?" 스티브는 충격을 받았다. 더 압박한단 말인가? 어떻게 그럴 수 있지? 하지만 스티브는 이런 반전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지고 있었다. 그는 단숨에 현실로 돌아와 맹렬하게 생각에 몰두했다. MS와 오라클 가상 모의실험으로 돌아가 그 다음 요소가 무엇일지 생각해 내려고 애썼다. 그렇게 10분 정도 시간이 지났다. 자오는 한 치의 미동도 없이 창 너머 월스트리트 60번지의 빌딩을 응시하고 있었다. 드디어 스티브가 말문을 열었다. "고객이 직접 마케팅 활동에 참여하여 회사의 마케팅 비용을 줄여줄 겁니다." 자오가 천천히 스티브를 돌아보면서 활짝 미소를 지었다. "예를 들어볼까?" "음, 저번 주 신문에 유명한 회계법인이 기존에 사용하던 로터스Lotus(소프트웨어기업. 로터스의 소프트웨어는 그래픽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없던 시절 IBM PC 초창기에 널리 쓰였다) 시스템을 MS 시스템으로 대체한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MS로 표준을 삼는 고객들이 시스템을 변경하라고 압력을 가했기 때문이었죠." "그게 얼마나 가치가 있는걸까, 스티브?" 그와 동시에 스티브도 말을 꺼냈다. "아주 큽니다." 스티브는 이런 시시한 대답에서 그치고 싶지 않았다. 그는 매출에서 마케팅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이 얼마나 되는지 한참 생각했다. "고객들의 '자진 마케팅 활동'은 기업의 마케팅 비용을 20퍼센트 내지 30퍼센트 절감해줄 겁니다." ---p. 168~169쪽 ‘업계표준 이익모델’
"스타벅스의 매장이 40개일 때 경쟁사의 매장은 10개라고 가정하면 다른 경쟁사에 비해 재료비를 눈에 띄게 낮출 수 있습니다." "콴토?" "매출의 2퍼센트 정도 되는 재료비가 절감될 겁니다. 절감된 금액이 곧 이익이 되고요." "또 뭐가 있을까?" "스타벅스는 대부분 교통이 좋은 곳에 매장을 낼 수 있겠죠." "그게 얼마나 가치가 있는 거지?" 스티브는 자신의 뺨을 문질렀다. "음, 아마 매출의 3퍼센트 정도가 아닐까요? 여기서 증가되는 이익은 아주 상당하죠." "다른 비용 항목은 어때?" "직원고용 비용에서 이점이 있습니다. 직원을 고용하는 과정에선 항상 고정비용이 들죠. 구인광고 같은 거 말입니다. 제가 생각할 때 스타벅스는 직원고용 시 발생하는 비용이 경쟁사보다 적게 들면서 더 높은 생산성을 보일 겁니다. "콴토?" "잘 모르겠어요. 아마 매출의 1퍼센트가 아닐까 싶네요." "지금까지의 추측치를 합하면 스타벅스가 6퍼센트 정도의 이점을 가지겠군. 그렇지?" "음, 매장이 40군데라면 말 그대로 어디를 가나 스타벅스가 있다는 소리입니다. 광고판이 40개쯤 있는 셈이에요. 그러면 돈을 더 쓰지 않고도 수십만 달러의 광고 효과를 얻을 수 있죠." "그래서?" "매출의 1퍼센트가 더 늘어나는 효과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