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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the ro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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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사진가가 기록한 마음의 풍경, 풍경의 마음

한현주 | 디자인하우스 | 2001년 12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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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1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85쪽 | 368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0418407
ISBN10 8970418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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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한현주
1961년 전남 강진에서 태어나 서울에서 자랐으며 중앙대학교에서 사진을 전공했다. 한국에서의 반듯한 삶이 두려워 스물세 살에 일본으로 유학을 떠났던 그녀는 사진가로 활동하며 여행하던 중 1991년 11월의 어느 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지금의 남편인 토니를 만났다. 그 후 헝가리와 독일에서 살았으며 둘이 배낭 하나씩을 메고 인도, 네팔, 태국, 인도네시아 등을 여행했다. 토니의 고향 호주 브리즈번에서 2년간 호주댁이 되어 얌전하게 살림하다 '2000년이니까 여행을 해'하며 아홉 달에 이르는 긴 나들이를 시작했다.

호주 대장정의 아홉 달이 지나 주머니가 홀쭉해질 무렵 태즈메이니아에 매료되어, 삶의 마지막 순간까지 태즈메이니아의 바다를 보며 단순하고도 조용한 생활을 하기로 결심했다. 태즈메이니아에 머물며 그녀는 지난 아홉 달의 여행을 기록하기로 마음먹고 6개월 간 손으로 300페이지의 이 책을 썼다. 지금 조용하고 한가하며 외롭고 아름다운 브루니 섬에서의 생활을 월간 <도베>에 '하나와 토니의 일기'라는 이름으로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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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천장을 잘라내고 파이버 글라스와 캔버스 천으로 폽톱을 맞추어 넣었다. 덕분에 간단한 요리를 할 수 있는 작은 여유 공간이 생겼다. 그렇다고 해도 역시 두 사람이 충분히 움직이기엔 좁다. 차 안에 누워 손을 뻗으면 차 구석구석 손이 닿지 않는 곳이 없을 만큼.
-- pp.27
장대처럼 퍼붓는 빗줄기. 한국의 한여름 장마를 연상시킨다. 멀리 배경 음악으로 파도 소리. 차 안에 갇혀 바라보는 세상. 이럴 땐 커피를 마셔야 해. 순옥 언니가 선물 봉지에 넣어 준 커피믹스 한 봉지를 탈탈 털어. 음, 달고 진한 한국의 커피. 한입 마셔 본 후 "이것 커피 맞아?" 하고 토니가 묻는다. 한글 공부 중인 그는 열심히 커피 봉지를 읽는다. 50퍼센트의 설탕과 30퍼센트의 프림 그리고 커피는 13퍼센트라는 것을 알려 준다. 맛으로 마시는 것이 아니라 자판기에서 동전을 넣고 뽑는 재미, 그 추억을 즐기기 위해 마시는 거야.
-- pp.48
4월 15일. 사흘째 고양이 세수만 하다 용기를 내서 장작불에 두 냄비 가득 물을 끓여 목욕한 날. 배가 고파 봐야 음식 소중한 걸 배우듯 샤워 자체의 고마움은 며칠 샤워를 못 했을 때 비로소 알게 된다. 스위치 하나 누르면 불 켜지고, 온수 냉수 펑펑 쏟아지는 것이 너무도 당연했던 때를 생각하면 이번 여행에서 물건에 대한 고마움 하나는 절실히 배운 셈이다. 모든 것이 '최소한'이라 컵 하나, 포크 하나, 접시 하나가 최대한 활용된다.

적게 가지되 요긴하게 사용하는 법. 칠흑처럼 까만 밤, 환하게 길을 밝혀 주는 손전등은 얼마나 예쁘고 고마운지 토닥토닥 등이라도 두드려 주고 싶을 지경이다. 우산을 받쳐 들고 불 가에서 밥 뜸을 들이며 우산 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를 들을 때. 우산아, 정말 고맙다. 나는 네가 얼마나 사랑스러운지 몰라.
-- pp.82~83
"그 동안 재미있는 사람들 많이 만났겠네요."
"지난달에 시드니에서 뉴에이지 엑스포가 있었거든. 사실 그게 뭔지도 모르고 갔느데 말이야, 태즈메이니아 인구를 전부 수용할 만한 커다란 홀에 향 냄새가 가득하고 마사지, 지압, 침, 선 디지리두 마사지, 티베트 철학, 크리스털 테라피, 인도 요가의 명상… 이런 분위기더라구. 이렇게 영적인 사람들이 영혼을 치료하고 있는 와중에 생강 맥주를 팔고 있는 나를 상상해 봐. 한 사람이 옆 자리에 앉아 나를 지그시 바라보더라고. 그래서 '헬로우, 날씨 좋지요?'했지. 그랬더니 그 호수같은 잔잔한 눈으로 대답도 없이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거야. 그래 '허, 당신 여기서 무슨 일 하오?' 물었는데 그게 내 실수였어. 계속 날씨 이야기나 할걸. 그 남자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지. 'gong bath'하고."
나는 알렌에게 내가 모르는 영어 단어 gong bath가 무슨 말인가 물었다.
"그래, 현주. 나도 너처럼 똑같이 물었어. 'gong bath가 도대체 뭐요?'하고."
마지막 커피 잔을 비우고 난 알렌은 이야기를 계속한다.

"크기가 다른 수많은 징을 위, 아래, 양 옆, 어떻게 사방으로 달아 놓고 나를 그 가운데 앉히더니 그 징을 하나하나 차례로 울리면서 도는 거야. 징으로 사면 포위된 나를 상상할 수 있어? 처음에는 좀 어색하더니 어느 순간부터 아득하게 자장가처럼 들리잖아. 그래서 기분 좋게 잠이 들려는 순간 갑자기 뎅~, 하고 내 머리 위에 있던 커다란 징을 냅다 두드리는 거야. 화들짝 놀란 내가 눈을 번쩍 뜨자 이 사람이 여전히 잔잔한 호수 같은 눈빛으로 뭐라는지 알아? '자 이제 당신은 새로 태어났소. 대금은 50불이오'하더라고."
"하긴 당신 귀머거리로 다시 태어난 셈이었지, 뭐. 한동안 귀가 멍해 아무것도 들을 수 없었잖아."
커피잔을 치우며 프렌이 거든다.

"그리고 말이야, 우리 가게 바로 건너편에 긴 머리를 예수처럼 풀어헤치고 사프란 천 조각 하나를 몸에 걸친 남자가 있었어. 그는 옴 명상을 하는 사람인데, 신선처럼 기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하루 종일, 하루 8시간씩, 일주일을 옴- , 하는 소리를 내는 거야. 그 옴- 소리 어떻게 잠시 막아 볼 수 없을까 해서 생강 맥주 한 컵 들고 갔어. 고생 많이 하시네요, 이거 태즈메이니아의 소중한 물에 자연 생강향이 가미된 것이니 도움이 될 겁니다, 하며.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살짝 입에 대 보더니 다음부턴 홀짝홀짝 잘 마시더군. 그래서 말이야, 매일 한 컵씩 들고 찾아갔어. 그 옴- 소리 좀 멈추려고. 드디어 박람회가 끝나고 파김치가 되어 다시는 이런 데 오지 말아야지 다짐하며 남은 맥주를 싸고 있는데 그 앞집 사두가 나를 방문한 거야, 처음으로. 일주일 동안 다른 말은 안 하고 옴- 만 해서 벙어린 줄 알았더니 말만 잘하더군. '당신의 활활 타오르는 생명 에너지에 진심으로 감사하오. 당신은 신이 주신 거룩하고 위대한 선물을 지니고 있는데, 그것은 타인을 행복하게 해 주는 그 웃음이오'하며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고 건네주더군."

"어머 , 그 사람 정말 알렌에게 감격했나 봐요. 무슨 선물 받았어요?"
"응. 그 옴- 소리가 녹음된 카세트테이프."
이렇게 배를 잡고 눈물이 나도록 큰 소리로 웃어 본 것이 얼마만인가. 그 옴 명상의 사두가 말한 것처럼 알렌은 사람을 행복하게, 웃게하는 따뜻한 재능을 지니고 있다. 그 후로 그의 gong bath를 떠올릴 때마다 웃음이 나는 것을 참을 수가 없다.
-- pp.255~258
"그 동안 재미있는 사람들 많이 만났겠네요."
"지난달에 시드니에서 뉴에이지 엑스포가 있었거든. 사실 그게 뭔지도 모르고 갔느데 말이야, 태즈메이니아 인구를 전부 수용할 만한 커다란 홀에 향 냄새가 가득하고 마사지, 지압, 침, 선 디지리두 마사지, 티베트 철학, 크리스털 테라피, 인도 요가의 명상… 이런 분위기더라구. 이렇게 영적인 사람들이 영혼을 치료하고 있는 와중에 생강 맥주를 팔고 있는 나를 상상해 봐. 한 사람이 옆 자리에 앉아 나를 지그시 바라보더라고. 그래서 '헬로우, 날씨 좋지요?'했지. 그랬더니 그 호수같은 잔잔한 눈으로 대답도 없이 나를 뚫어지게 바라보는 거야. 그래 '허, 당신 여기서 무슨 일 하오?' 물었는데 그게 내 실수였어. 계속 날씨 이야기나 할걸. 그 남자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지. 'gong bath'하고."
나는 알렌에게 내가 모르는 영어 단어 gong bath가 무슨 말인가 물었다.
"그래, 현주. 나도 너처럼 똑같이 물었어. 'gong bath가 도대체 뭐요?'하고."
마지막 커피 잔을 비우고 난 알렌은 이야기를 계속한다.

"크기가 다른 수많은 징을 위, 아래, 양 옆, 어떻게 사방으로 달아 놓고 나를 그 가운데 앉히더니 그 징을 하나하나 차례로 울리면서 도는 거야. 징으로 사면 포위된 나를 상상할 수 있어? 처음에는 좀 어색하더니 어느 순간부터 아득하게 자장가처럼 들리잖아. 그래서 기분 좋게 잠이 들려는 순간 갑자기 뎅~, 하고 내 머리 위에 있던 커다란 징을 냅다 두드리는 거야. 화들짝 놀란 내가 눈을 번쩍 뜨자 이 사람이 여전히 잔잔한 호수 같은 눈빛으로 뭐라는지 알아? '자 이제 당신은 새로 태어났소. 대금은 50불이오'하더라고."
"하긴 당신 귀머거리로 다시 태어난 셈이었지, 뭐. 한동안 귀가 멍해 아무것도 들을 수 없었잖아."
커피잔을 치우며 프렌이 거든다.

"그리고 말이야, 우리 가게 바로 건너편에 긴 머리를 예수처럼 풀어헤치고 사프란 천 조각 하나를 몸에 걸친 남자가 있었어. 그는 옴 명상을 하는 사람인데, 신선처럼 기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하루 종일, 하루 8시간씩, 일주일을 옴- , 하는 소리를 내는 거야. 그 옴- 소리 어떻게 잠시 막아 볼 수 없을까 해서 생강 맥주 한 컵 들고 갔어. 고생 많이 하시네요, 이거 태즈메이니아의 소중한 물에 자연 생강향이 가미된 것이니 도움이 될 겁니다, 하며. 의심 가득한 눈빛으로 살짝 입에 대 보더니 다음부턴 홀짝홀짝 잘 마시더군. 그래서 말이야, 매일 한 컵씩 들고 찾아갔어. 그 옴- 소리 좀 멈추려고. 드디어 박람회가 끝나고 파김치가 되어 다시는 이런 데 오지 말아야지 다짐하며 남은 맥주를 싸고 있는데 그 앞집 사두가 나를 방문한 거야, 처음으로. 일주일 동안 다른 말은 안 하고 옴- 만 해서 벙어린 줄 알았더니 말만 잘하더군. '당신의 활활 타오르는 생명 에너지에 진심으로 감사하오. 당신은 신이 주신 거룩하고 위대한 선물을 지니고 있는데, 그것은 타인을 행복하게 해 주는 그 웃음이오'하며 작은 선물을 준비했다고 건네주더군."

"어머 , 그 사람 정말 알렌에게 감격했나 봐요. 무슨 선물 받았어요?"
"응. 그 옴- 소리가 녹음된 카세트테이프."
이렇게 배를 잡고 눈물이 나도록 큰 소리로 웃어 본 것이 얼마만인가. 그 옴 명상의 사두가 말한 것처럼 알렌은 사람을 행복하게, 웃게하는 따뜻한 재능을 지니고 있다. 그 후로 그의 gong bath를 떠올릴 때마다 웃음이 나는 것을 참을 수가 없다.
-- pp.255~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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