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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품으로 돌아간 동심

엄마 품으로 돌아간 동심

: 정채봉 1주기 추모집

정채봉 | 샘터 | 2002년 01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5 리뷰 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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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60쪽 | 459g | 145*214*20mm
ISBN13 9788946413559
ISBN10 8946413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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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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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정리태
1978년 서울 출생. 동화 작가.
서울여자대학교 국문학과와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정채봉의 딸로서 1999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굴뚝에서 나온 무지개'로 등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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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가 지나치게 그립고 못 견디게 보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회사에서 일을 마치고 퇴근하는 길, 전철을 타고 집에 들어가는 그 길입니다. 그 길은 너무나 길게 느껴집니다. 나는 지하철 4호선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4호선 혜화역에서 전철을 타고 수유역에 내리면 아빠가 자꾸 눈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나는 웬만하면 전철을 타지 않고 버스를 이용하려고 노력하는 거, 아빠 아시죠?
--- <사랑하는 아빠에게> 중에서
아버지가 단 하루만이라도 휴가를 나온다면 아버지가 할머니 치마폭에 안겨 슬픔을 털어 놓았듯이 저도 아버지 품에 안겨서 펑펑 울 것만 같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존경하고 사랑하노라고 꼭 한번 말하고 싶습니다.
--- 정리태의 <들어가는 말> 중에서
성묘하러 몇 번 할머니를 뵈러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아빠의 눈시울이 붉어 옴을 느낍니다. 두 번째 성묘를 갔을 때 아빠는 절을 하다 그만 소리내어 울었던 적이 있습니다. 너무나 슬프고 서럽게 울기에 아빠 곁에 다가서지도 못했습니다. 아빠에게도 눈물이 있었구나! 평소에는 내게 눈물 한 방울도 보이지 않던 아빠의 모습에서 슬픔을 보았을 때 전 아무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도 아빠를 위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이 저를 힘들게만 합니다. -<스무 살 할머니께> 중에서

리태는 우리집의 평화와 축복과 함께 왔었다. 지금 리태가 공부가 좀 떨어져 있는 것은 하고자 하는 욕심이 조금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리태는 해낼 수 있으리라고 아빠는 믿는다. 왜냐하면 넌 우리 집의 축복 자체이기 때문이다. 한 가지, 일곱 시면 스스로 일어나 주었으면 한다. 왜 못하니 정리태. 곧 정채봉 씨의 아름다운 딸인데...... 리태가 아빠를 자랑스러워 하듯이, 아빠도 우리딸 리태를 자랑스러워한다.
--- <내가 이 세상에서 가장 이뻐하는 딸에게> 중에서
살아있는 동안 더 많이 감탄하세요! 가슴을 열고 보면 어디 감탄할 거리가 한두가지 입니까. 감탄할 거리가 있을 때는 참을 것이 아니라 즉각 감탄해야 합니다. 가슴 두근거리고 놀라고 환호할 때 우리의 행복은 곱으로 느껴집니다.
--- p.242
건너편 빨간 벽돌가에 봄 햇살이 말갛게 부서지는 것을 보면서 아버지가 이 글을 적는다. 나는 이 봄에 들어서서 행복이라는 것을 가슴 절절히 느끼고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바로 너로부터 솟아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정말로 널 내 아들로 주신 하느님께 감사한다. 눈물이 날 만큼 순박하고, 심지가 깊고 투명하다.
--- <사랑하고 사랑하는 내 아들 승태에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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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한평생 외롭게 살아온 그가 그의 문학과 정서를 길러준 고향의 흙과 바람, 할머니와 어머니 곁에서 쉬게 된 것을 그나마 다행으로 여기고 싶다. 이다음 생에는 부디 덜 외로운 집안에 태어나 튼튼한 몸으로 이생에 못다한 일을 두루 이루기를 바란다.
--- 법정(스님)
'정채봉'이란 이름을 떠올리면 내 눈 앞에는 화안하게 웃는 그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의 웃음은 햇살처럼 따스했고, 그의 모습은 이슬을 털고 일어선 들꽃처럼 소박했다. 그러나 친구로서 또 그의 고백 신부로서 임종을 지켜보았던 내게 정채봉을 말하라고 한다면 나는 주저없이 그를 '물에서 나온 새'(그의 첫 작품집) 라고 말하고 싶다.
어쩌다 엄마를 일찍 여윈 그 새는 먹이를 구하기보다 노래하기를 더 좋아하던 새였다. 작은 풀잎, 꽃잎 하나 속에서도 생명의 신비를 찬미하고, 투명한 물빛과 푸른 하늘을 그리워하며 초월을 꿈꾸던 새였다.
그의 그리움은 '초월을 향한 끝없는 비상'을 재촉했지만 -그에게도 예외없이- 세상의 비바람과 폭풍은 비껴가지 않았다. 그리고 그는 이러한 존재의 비극을 가슴에 안고 예리한 눈빛으로 이를 극명히 우리 앞에 펼쳐 보임으로써 우리를 놀라게 했고, 또 때로는 우리를 당황하게 했다. 그러나 그는 언제나 우리 앞에 '존재의 핵심에 자리한 투명한 어둠'에서 빛을 물고 나타나서 '믿음과 사랑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며 우리보다 먼저 서둘러 하늘에 오른 새였다.
--- 조광호(신부)
정채봉 프란치스코의 삶은 동심과 사랑이었다. 아이들의 순수한 눈으로 세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하느님의 큰 축복이다. 이제 비록 그를 가까이에서 볼 수는 없지만 동심을 담은 그의 글이 남아 우리에게 여전히 읽혀진다는 것에 다시금 감사할 따름이다.
--- 김수환(추기경)
삶을 접는 모습들은 각자 다르다. 될 수 있으면 아름다운 인연을 많이 맺으며 좋은 추억을 많이 간직하고 볼 일이다. 그래선지 그를 생각할 때면 어느 봄날 함께 나눴던 남해안의 따뜻한 바람이 생각난다.
--- 피천득(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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