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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와 앨리스 살인사건

하나와 앨리스 살인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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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3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322g | 128*188*20mm
ISBN13 9788959759583
ISBN10 8959759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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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역자 : 이연승
아사히신문 장학생으로 유학, 학업을 마친 뒤에도 일본에 남아 게임 기획자, 기자 등 폭넓은 경험을 쌓았다. 귀국 후에는 여러 장르 분야에서 재미있는 작품을 소개하고 우리말로 옮기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모리 히로시의 『차가운 밀실과 박사들』『시적 사적 잭』을 비롯하여 『체육관의 살인』 『수족관의 살인』 『범인에게 고한다』 『그녀가 죽은 밤』 『맥주별장의 모험』 『사상학 탐정』 『붉은 눈』 『종착역 살인사건』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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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살게 될 단독주택 현관 앞에 문패는 보이지 않았다. 아마 전에 살던 가족이 이사 갈 때 떼어갔을 것이다. 이삿짐을 실은 트럭에서 내 자전거를 끌어내렸다.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한 바퀴 둘러보고 오자 엄마는 집 앞에서 이삿짐센터 직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나는 먼저 집으로 들어가 아직 휑뎅그렁한 공간을 바라봤다. 1층에 넓은 거실이 있다. 나도 모르게 발레를 췄다. 아무것도 없는 마룻바닥은 얼마 전까지 다니던 발레 교실을 연상하게 한다.
--- p.8

전학 첫날 엄마를 따라 집을 나섰다. 옷은 전에 다니던 학교의 블레이저 교복을 입었다. 내리막길을 내려갈 때 탁 트인 경치가 펼쳐졌다. 가드레일 옆을 걸으며 엄마가 중얼거린다.
“촌구석이네.”
“그래?”
그리 촌구석 같지는 않다. 편의점도 있고 주택가도 펼쳐져 있다. 사실 전에 살던 곳이 너무 도심지였다.
“근데 학교가 왜 이리 멀어?”
“근처에 건립 계획이 있었는데 취소됐대. 피자 가게 오빠가 그러더라.”
“그렇게 배달 온 사람들 붙잡아놓고 잡담하는 건 좀 그만하면 안 돼? 바쁜 사람들이잖아.”
나는 속으로 ‘아마 그 아저씨가 젊고 잘생겼겠지’ 하고 생각한다.
--- p.16

“학교는 좀 어땠니?”
“최악이야.”
“왜?”
“그게…… 나도 잘 모르겠어.”
반 아이들의 기묘한 태도와 마법진 같은 낙서 따위를 제대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지금은 피곤하니 일단 미뤄두기로 한다. 탁해진 물을 버리고 다시 물을 적정량 넣은 후 압력밥솥 뚜껑을 덮는다.
“괜찮아. 우리 데쓰코는 금방 친구가 생길 거야.”
엄마는 캔맥주 뚜껑을 따서 한 모금 맛있게 들이켰다.
--- p.25

나는 스트레칭을 멈추고 후코에게 물었다. 후코는 상냥한 말투로 알려줬다.
“학교에서 말이지. 한 학년 위 남자아이가 죽었어.”
“언제?”
“1년 전. 살해당한 건 유다. 유다가 뭔지 아니?”
나는 고개를 흔든다.
“살해한 것도 유다.”
“살해한 것도 유다?”
“응. 네 명의 유다.”
“네 명의 유다. ……유다가 네 명이나! 근데 유다가 뭐야? 사람 이름?”
“성경에 나온대. 유다에게 배신당한 그리스도는 십자가에 못 박히게 됐어.”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어. 네 명의 유다가 유다를 살해했다니, 그게 무슨 뜻이야?”
--- p.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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