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했다. 현재 지식융합연구소소장, 문화창조아카데미 총감독이며 과학문화연구소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KAIST 겸직교수를 역임했다. 대한민국 과학 칼럼니스트 1호로서 《조선일보》《중앙선데이》《동아일보》《매일경제》《한겨레》《부산일보》 등 신문에 530편 이상의 고정 칼럼을, 《월간조선》《과학동아》《주간동아》《한겨레21》《나라경제》 등 잡지에 170편 이상의 기명칼럼을 연재하며 인문학과 과학기술이 융합한 지식의 다양한 모습을 소개하고 있다. 2011년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의 월간지 《PEN》에 나노기술 칼럼을 연재하여 국제적인 과학 칼럼니스트로 인정받기도 했다. 저서로는 《융합하면 미래가 보인다》《지식의 대융합》《미래교양사전》《자연은 위대한 스승이다》 등 47종이 있다. 중고등학교 교과서에 20여 편의 글이 수록되었다. 제1회 한국공학한림원 해동상, 제47회 한국출판문화상, 2006년 《과학동아》 창간 20주년 최다 기고자 감사패, 2008년 서울대 자랑스런 전자동문상을 수상했다.
보디넷을 갖춘 사람들은 피부를 마치 전선처럼 사용하여 피부 접촉만으로도 의사소통이 가능하다. 두 사람이 악수하면 한 사람의 몸에서 보디넷을 통해 다른 사람의 손으로 정보가 건네지므로 서로 간의 직장, 전화번호, 취미, 출신 학교 등에 관한 정보를 즉시 교환할 수 있다. 보디넷의 전원은 신발 뒤축에 넣는 발전기로 해결하거나 사람이 걸을 때 몸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로 충당한다. --- p.139
예컨대 미국 과학자들은 2004년에 암으로 여겨지는 세포들만 빛을 내도록 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먼저 빛을 내는 나노미터 크기의 발광 표지marker를 만들고, 이 표지 표면에 암세포만 달라붙는 찍찍이 같은 분자를 붙였다. 따라서 발광 표지를 몸속에 주사하면 암세포에만 부착하여 빛을 내기 때문에 암이 발생한 위치를 알아낼 수 있는 것이다. 발광 표지로 개발된 것은 양자점quantum dot이다. 양자점은 반도체 물질로 만든 일종의 나노입자nanoparticle이다. 몇백 개의 원자만으로 이루어진 양자점은 크기에 따라 여러 종류의 빛을 방출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양자점이 포함된 알약을 한 개만 삼켜도 유방이나 전립선에서 종양으로 바뀌기 시작한 세포들이 촛불처럼 깜박거리는 것을 보고 종양을 일찌감치 제거할 수 있는 날이 다가오고 있다. --- p.163
2035년 어느 겨울날 아침. 며칠째 소화가 잘되지 않아 기분이 울적한 당신은 거실 벽에 설치된 스크린wall screen을 향해 주치의의 이름을 부른다. 벽 스크린에 나타난 주치의는 당신에게 몇 가지 간단한 질문을 던지고 나서 소화제를 처방해주며 큰 병이 아니므로 걱정하지 말라는 말까지 덧붙인다. 미래에는 환자가 병원으로 가지 않고도 벽 스크린을 통해 의사와 상담하게 된다. 더욱이 스크린에 나타난 주치의는 사람처럼 보이지만, 당신에게 몇 가지 질문을 던지게끔 프로그램된 영상일 뿐이다. 이른바 가상의사는 환자의 유전자 정보를 완전히 파악하고 있으므로 질병의 진단과 처방을 할 수 있다. --- p.165
뛰어난 머리, 준수한 외모, 예술적 재능 등 누구나 바라는 형질의 유전자로 설계된 맞춤아기designer baby가 생산될 수 있다. 2030년대에 설계대로 만들어진 주문형 아기가 출현하면 유전자가 보강된 슈퍼인간superhuman과 그렇지 못한 자연인간으로 사회계층이 양극화된다. 슈퍼인간은 자연인간과의 생존경쟁에서 승리해 그 자손을 퍼뜨려 결국 현생인류와 유전적으로 다른 새로운 종, 곧 포스트휴먼posthuman으로 진화한다. --- p.176~178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의 발전으로 휴대용 전자장치의 사용방법에 큰 변화가 일어난다. 올레드 기술을 휴대용 컴퓨터에 활용하면 작게 접어서 지갑에 넣을 수 있고, 올레드 휴대전화는 돌돌 말아서 주머니에 넣고 다니게 된다. 올레드 디스플레이 기술을 이용하면 종이처럼 얇은 벽 스크린wall screen을 실제 벽지와 비슷한 가격에 생산할 수도 있다. 결국 주택의 모든 벽은 종이벽지 대신에 벽 스크린으로 도배된다. 이런 맥락에서 올레드 기술은 유비쿼터스 컴퓨팅ubiquitous computing 시대를 실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