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놈이 나의 부하들을……."
내가 다가가자 게르히만의 눈에서 강렬한 살기가 폭출되기 시작했다. 어느덧 녀석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고 입술을 실룩거렸다. 난 녀석을 향해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이봐! 게르히만, 네놈이 아무리 권력에 욕심이 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마족들을 끌어들이다니. 더 이상 네 녀석을 용서할 수가 없군!"
"크큭! 이 녀석! 아직까지도 이해를 못하고 있군! 게르히만은 벌써 사라진 지 오래다!"
"뭐?"
난 녀석을 향해 곧바로 되물으려다가 그제야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다. 역시나, 어쩐지 이상한 구석이 있다고 느꼈는데, 이윽고, 난 녀석을 향해 천천히 말했다.
"이제 그만 탈을 벗는 게 어떨까? 가짜 녀석!"
"세빌 경!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저분은 게르히만 공작이 틀림없는……."
호위 기사들이 나의 말에 반박하듯 외쳤다. 하지만 난 그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천천히 말했다.
"당신들도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 챘을 텐데. 원래 게르히만은 성품이 온순하고 또 전대 국왕을 위해 왕권을 포기할 정도로 권력에 욕심이 없는 귀족이라는걸."
"하지만……."
"물론, 나도 처음에는 사람의 욕심이란 게 언제든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유메네아 공주의 말을 믿지 않았지!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공주의 생각이 옳았어! 저 사람이 정말로 게르히만 공작이라면 이런 일을 꾸밀 까닭이 절대로 없다는 사실!"
맨 처음 유메네아 공주에게 이번 사건의 범인이 게르히만 공작으로 의심된다고 말했을 때, 공주는 거의 믿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절대로 그럴 리 없다고……. 그랬기에, 유메네아 공주는 나에게 간곡하게 부탁했던 것이다. 만약, 게르히만 공작이 진짜 범인으로 확인된다면 그때는 반역죄를 물어도 좋다고. 그리고 지금까지 확인해 본 결과, 본래의 게르히만 공작은 완전히 무죄인 셈이다! 아니, 불쌍하게 희생되었다고 생각하는 게 나을 것이다. 그 대신, 지금까지 로벤힐트에서 엄청난 음모를 꾸민 놈은 공작의 탈을 쓰고 내 앞에 서 있는 녀석이다.
-- pp.191~193
"네놈이 나의 부하들을……."
내가 다가가자 게르히만의 눈에서 강렬한 살기가 폭출되기 시작했다. 어느덧 녀석의 눈은 붉게 충혈되어 있었고 입술을 실룩거렸다. 난 녀석을 향해 빙긋이 웃으며 말했다.
"이봐! 게르히만, 네놈이 아무리 권력에 욕심이 있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마족들을 끌어들이다니. 더 이상 네 녀석을 용서할 수가 없군!"
"크큭! 이 녀석! 아직까지도 이해를 못하고 있군! 게르히만은 벌써 사라진 지 오래다!"
"뭐?"
난 녀석을 향해 곧바로 되물으려다가 그제야 조금씩 이해되기 시작했다. 역시나, 어쩐지 이상한 구석이 있다고 느꼈는데, 이윽고, 난 녀석을 향해 천천히 말했다.
"이제 그만 탈을 벗는 게 어떨까? 가짜 녀석!"
"세빌 경!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저분은 게르히만 공작이 틀림없는……."
호위 기사들이 나의 말에 반박하듯 외쳤다. 하지만 난 그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천천히 말했다.
"당신들도 뭔가 이상하다는 걸 눈치 챘을 텐데. 원래 게르히만은 성품이 온순하고 또 전대 국왕을 위해 왕권을 포기할 정도로 권력에 욕심이 없는 귀족이라는걸."
"하지만……."
"물론, 나도 처음에는 사람의 욕심이란 게 언제든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유메네아 공주의 말을 믿지 않았지! 하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공주의 생각이 옳았어! 저 사람이 정말로 게르히만 공작이라면 이런 일을 꾸밀 까닭이 절대로 없다는 사실!"
맨 처음 유메네아 공주에게 이번 사건의 범인이 게르히만 공작으로 의심된다고 말했을 때, 공주는 거의 믿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절대로 그럴 리 없다고……. 그랬기에, 유메네아 공주는 나에게 간곡하게 부탁했던 것이다. 만약, 게르히만 공작이 진짜 범인으로 확인된다면 그때는 반역죄를 물어도 좋다고. 그리고 지금까지 확인해 본 결과, 본래의 게르히만 공작은 완전히 무죄인 셈이다! 아니, 불쌍하게 희생되었다고 생각하는 게 나을 것이다. 그 대신, 지금까지 로벤힐트에서 엄청난 음모를 꾸민 놈은 공작의 탈을 쓰고 내 앞에 서 있는 녀석이다.
-- pp.191~1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