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제가 설명했다. 예로부터 사람의 생명활동과 자연의 변화가 서로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는 것을 생명활동의 근본으로 삼았는데, 그것이 바로 음과 양을 말하는 것이었소. 천지의 사이, 사방(四方)과 상하(上下)의 사이에서, 땅에 구주(九州)가 있다면 사람에게는 구규와 오장(五臟), 십이관절(十二關節)이 있는데 이 모두가 자연의 기와 서로 통하고 있는 것이라 하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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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사(風邪)는 갖가지 질병을 일으키는 원인입니다. 그러나 정신을 고요히 가라앉히고 의지(意志)를 편안하게 하여 피부와 체표의 근육이 꼭 닫히도록 하고 양기가 밖을 보호하면, 아무리 큰 바람이나 매서운 독이라도, 몸을 상하게 할 수 없으니, 이것은 사계절이 변화하는 법칙에 순응하여 양생을 조절한 결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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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에게는 오장이 있고 오장은 오기(五氣)를 만들어 내는데 여기에서 기쁨[喜희]?성냄[怒노]?슬픔[悲비]?근심[憂우]?두려움[恐공]의 정서가 있습니다. 기쁨과 성냄을 절제하지 못하고 추위와 더위에 적절하게 적응하지 못하면 생명이 위태로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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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로운 사람은 병에 걸리지 않은 때에도 양생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병이 난 후에야 몸조리를 합니다. 어리석은 사람은 항상 체력이 부족하며 지혜로운 사람은 정력이 남아 돕니다…… 원래 건강한 사람이 더더욱 건강해지기 쉬운 법이니, 세상사는 이치에 통달한 사람은 무슨 일을 하더라도 항상 자연에 그 흐름을 맡겨 순조로이 진행시키고 항상 가뿐하고 유쾌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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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말했다. 손목의 안쪽인 촌구의 맥이 뛰는 상태를 진찰하는 것만으로 어떻게 오장(五臟)의 작용 변화를 이해할 수 있소? 기백이 말했다. 위(胃)는 음식물의 바다이며 육부(六腑)의 원천입니다. 음식이 입으로 들어오면 위에 저장되는데, 비장(脾臟)의 운화작용을 통해 온 몸으로 보내져 오장의 혈기(血氣)에 영양을 공급합니다. 촌구(寸口)는 수태음폐경(手太陰肺經)에 속하는데, 폐경(肺經)은 모든 정맥을 조회(朝會)하므로 온 몸의 경맥과 서로 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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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가 물었다. 진맥은 어떻게 하는 것이오? 기백이 대답하여 말했다. 진맥은 이른 새벽에 해야 좋습니다. 이때는 양기(陽氣)가 요동하지 않고 음기(陰氣)가 아직 흩어지지 않았으며 또 아직 음식을 먹지 않아서, 경맥의 기(氣)가 오히려 가득 차지 않고 낙맥의 기도 매우 평온합니다. 또한 기혈(氣血)이 문란하지 않으므로 병이 있는 맥이 뛰는 상태를 진찰하기에 유리합니다.
--- p.172
심장은 신(神)을 주관하고 폐는 기(氣)를 주관하고 비장은 육(肉)을 주관하고 신장은 지(志)를 주관합니다. 이렇게 해서 사람의 몸이 형성됩니다. 지의(志意)가 통달하면 안으로 골수까지 이어져 기운을 만들어내어 몸의 형체와 오장을 이루게 됩니다. 오장이 튼튼해지는 방법은 모두 경맥을 통해 기혈을 운행시키는데 있습니다. 기혈이 조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갖가지 질병이 생기므로 경맥이 잘 통하도록 유지시켜 정상적인 상태를 잃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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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백이 대답했다. 생명활동의 중요한 기능이 있는데, 하나는 ‘신기(神機)’ 즉 정신작용이라고 합니다. 또한 몸의 형태는 기(氣)의 변화작용에 의존해서 존재하는데 이것을 일명 ‘기립(氣立)’이라고 부릅니다. 기를 내보내고 들이는 기능이 멈추면 ‘신기’가 사라져 없어지게 될 것입니다. 몸안에서 승강(乘降)하는 작용이 멈추면 ‘기립’도 또한 고립되어 위험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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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양이나 조절을 잘 하려면 먼저 편안하고 고요한 상태를 유지하여 자연의 변화에 적응시키고, 체내의 진음(眞陰)과 원양(元陽)의 기(氣)를 잘 간수하여, 고갈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게 하면 병자의 몸은 점점 더 튼튼해지고 생기도 하루빨리 되살아 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건강하게 만들 수 있는 사람을 성인(聖人)이라고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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