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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클 크라이튼의 여행

마이클 크라이튼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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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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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년 03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87쪽 | 786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5862353
ISBN10 899586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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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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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마이클 크라이튼 (Michael Crichton)
『쥬라기 공원 Jurassic Park』『잃어버린 세계 The Lost World』의 저자로 우리에게 잘 알려져 있다. 1980년에 『대열차강도 The Great Train Robbery』로 에드가상을 비롯하여 에미상과 피보디상을 받았으며, 텔레비전 시리즈 《ER》로 전미작가협회상을 받기도 했다. 주요 작품으로 『안드로메다 스트레인 The Andromeda Strain』『콩고 Congo』『떠오르는 태양 Rising Sun』『터미널 맨 The Terminal Man』『스피어 Sphere』『에어프레임 Airframe』『13번째 전사 Eaters of the dead』『타임라인 Timeline』등이 있으며, 그의 소설은 해박한 과학적 지식과 기발한 마술적 상상력으로 독자들을 즐겁게 한다.
역자 : 신현승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전문번역가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육식의 종말』『해커, 디지털 시대의 장인』『시대와 리더십』『경영인의 눈으로 다시 읽는 비즈니스 동화』『쇼핑의 과학』『인디아, 그 역사와 문화』『인터넷은 휴머니즘이다』『홀로코스트 산업』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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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에서 목청껏 외친 후 우리는 미끄러지듯 내려왔다. 때로는 자빠지고 웃음보를 터뜨리면서 엉덩이로 미끄러졌다. 키보 오두막까지 올라가는 데 꼬박 7시간이 걸렸는데 내려가는 데는 한 시간밖에 걸리지 않았다. 키보 오두막에서부터 16킬로미터쯤 건조한 고원 지대를 건넜다. 그 무렵 눈과 진눈깨비가 흩날리는 악천후가 닥쳤다. 우리는 호롬보 오두막에 도착하여 밤을 보냈다. 오전 2시 이후 꼬박 29킬로미터를 걸은 셈이었다.

그날 밤 나는 발을 살펴보았다. 부츠를 벗겨내자 양말이 붉게 물들어 있었다. 부츠를 얼른 다시 신었다. 어쨌거나 당장은 내 상처가 중요하지 않았다. 내일 저녁이면 호텔로 돌아갈 터였다. 로렌이 작은 거울을 가지고 다가오더니 깔깔 웃으며 내 몰골을 보고 싶지 않느냐고 물었다. 당연히 나는 보고 싶다고 대답했다. 나흘 동안 내 모습을 보지 못한 터였다. 텁수룩한 턱수염, 불그레한 피부와 붉게 핏발이 선 눈동자. 지저분한 내 얼굴을 한참 뜯어보았다. 거울 속에 비친 상은 낯선 얼굴이었다.

이튿날 나는 하산할 때 사용하는 근육이 산을 오를 때와는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점심시간 이전에 두 다리가 후들거리기 시작했다. 발뒤꿈치 물집은 더 덧나지 않았지만 발가락 물집에서 심한 고통이 느껴졌다. 결과적으로 하산하면서 내 발이 더 편해진 것은 아니었다.

우리는 올라갈 때와 같은 등산로로 내려왔다. 그런데 돌아가는 길에 눈앞에 보이는 광경은 놀라우리만치 확연히 달랐다. 올라갈 때와 내려갈 때 모든 등산로가 다르게 보인다는 것은 등반가들의 일반적인 속설이었다. 하지만 내게는 산 정상에 오른 후 기분이 확 달라진 탓인 듯했다.

호텔에서 목욕하자 욕조 물이 검게 변했다. 우리는 각자 두 번씩 목욕했다. 그러고 나서 나는 호텔 침대에 앉아 양말과 몰스킨을 벗겨내고 발을 구석구석 살펴보았다. 벌어진 물집 사이로 발뒤꿈치부터 복사뼈까지 피투성이 지저분한 맨살이 드러나 있었다. 발 상태가 너무 엉망이었기 때문에 나는 로렌에게 사진을 찍으라고 했다. 나중에 보니 의학 교재에 실린 사진과 아주 흡사했다. 그래서 사진을 모두 버렸다.

그 후 이태 동안 내 발 피부는 변색된 채로 남아 있었다. 바닷가에 있거나 내가 신발을 벗을 때면 사람들은 곧잘 "당신 발뒤꿈치가 왜 그래요? 색이 이상해요"라고 물었다. 그러면 나는 킬리만자로 산 등반에 관해 얘기보따리를 풀어놓기 시작했다.
--- p.240
내 여행을 돌이켜보면서 나는 내 자각을 향상시켜준 경험에 대해 거의 집착에 가까운 욕구를 느꼈다.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를 일이다. 어떤 의미에서 새로운 경험을 모색하는 것은 식욕과 비슷하다. 내게는 나 자신을 지속적으로 흔들어 깨워줄 새로운 경험이 필요했다. 부모님 덕분에 나는 재미있고 상쾌하게 새로운 경험을 익히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따라서 내 여행은 배움을 통해 얻은 행위였다.

또 다른 의미에서 여행은 삶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상황이 나빠질 때마다, 삶이 순조롭게 돌아가지 않을 때마다 나는 비행기에 올라 먼 여행을 떠났다. 골치 아픈 문제에서 벗어나는 데는 이만한 것이 없었다. 나는 이런 전략이 효과가 있다고 생각했다. 여행을 마친 후 새로운 균형 감각을 가지고 삶으로 돌아왔다. 그러면 나는 요점을 이해하고, 시간 낭비를 멈추고, 내가 무엇을 원하며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정신을 집중하여 효율적으로 움직일 수 있었다. 어쨌거나 어디론가 멀리 떠나 있으면 나 자신에 관해 뭔가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알아야 할 무언가.
--- p.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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