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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당 인생

만화당 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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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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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2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84쪽 | 407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9351160
ISBN10 8989351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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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YES24 리뷰 YES24 리뷰 보이기/감추기

--- 이상구 flypaper@yes24.com
사고를 친 깡패 동팔과 노동운동가 기영, 그리고 아르바이트로 쓴 무협지 내용이 공안기관의 비위를 건드려 도망다니는 유진이 만나게 되는 곳은 가리봉동의 심야 만화방. 단편영화의 관습적인 세트를 떠올리게 하지만 영화 <장미빛 인생>에서의 만화방은 80년대를 살아가는 다양한 인물들의 땀내를 효과적으로 부각시키는 공간으로 추억된다.

세 권의 시집을 낸 시인이자, 서울 월드컵 경기장 설계에도 참여한 건축가인 함성호씨의 만화이야기를 엮은 『만화당 인생』에서 저자가 유년 시절의 만화를 기억하는 키워드는 '만화당'이다. '만화방'이나 '만화가게'나 '만화 대본소'나 모두 쾌쾌한 냄새의 복작거림을 떠올리는 것은 매한가지겠지만, 사내아이들이 무림강호를 동경하며 끼리끼리 터울짓던 맥락에서 엿보자면, 저자가 동네 만화 대본소를 '만화당'이라고 부르며 스스로 자유로워하는 추억에는,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저자를 일신우일신하게 하는 희망인 만화에 대한 적극성이 엿보인다.

생각해보면 나이 들어 제각각 만화에 얽힌 사연 하나 둘 간직하지 못한 사람 없으리라. 하지만 유년시절의 다채롭던 만화 사랑의 긴장감을 지금껏 이어오는 경우는 근근한 게 사실이다.

『도전자 허리케인』에서 체중 감량을 위해 이를 악다물며 손으로 귤을 쥐어 터뜨리는 장면은 허영만의 『무당거미』를 거치면서 향후 어떠한 지난한 삶의 과정에서도 저자에게 "승리의 약속을 대신해주는" 다짐으로 자리한다. "아직도 『바벨 2세』의 감동 속에 있다"는 저자는 영화를 보거나(제임스 카메론 <터미네이터>), 책을 읽을 때(그레이엄 핸콕 『신의 지문』)조차도 『바벨 2세』에 등장하는 어둠의 지배자인 '로뎀'을 떠올린다. 『카멜레온의 시』를 보며 이국 시인들과의 만남을 고백하는 장면은 이 책의 태생을 짐작케 하는 비장함마저 묻어난다.

'그 옛날의 만화당 풍경'을 새록새록 스케치하며 시작한 『만화당 인생』의 이야기는 16개의 본격적인 만화비평의 장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보다 다채로워진다.

호주 출신의 카툰 작가 마이클 루닉의 관음증을 이야기하는 카툰은 페티시즘의 영역으로 확대되어 의사소통의 단절이 야기하는 현대사회의 질병을 파헤친다. 『광수생각』과 『도날드 닭』으로 대표되는 한국만화의 일련의 행보를 짚어보는 저자의 관점에는 만화의 생래적인 본성인 황당무계함과 엽기성을 되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담겨 있다. 『존나깨군』의 육두문자에 손을 들어주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서 기인한다.

만화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픈 저자의 욕심은 소재를 가공하는 다양성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심갑진의 『오아시스』에서는 SF를 통해 판타지와 기계미학을 이야기하고, 소설가 배수아의 단편 「프린세스 안나」를 원작으로 하는 변병준의 『프린세스 안나』에서는 만화의 회화적 속성을 읽어내면서 한국만화의 새로운 경향과 미래를 짚어보고 있다.

건축미학을 통해 접근한 무라카미 모토카의 『龍』에서 애니메이션 <반딧불의 묘>를 오버랩시키며 대동아전쟁의 다큐멘터리를 재현한다거나, 우라사와 나오키의 『마스터 키튼』에서 컷의 이동을 설명하면서 영화적 기법을 읽고 스메라기 나츠키의 만화에서는 일본 문화 특유의 탐미주의를 이끌어낸다. 몇몇 무협만화와 히로아키 이토시의 『기생수』에서는 존재에 대한 영원히 일본적인 주제를 살펴본다.

저자의 다양한 시선 속에 녹아든 만화는 우리가 주로 접해왔던 한국만화와 일본만화에만 머물지 않는다. "이것이 만화다!" 하며 강단 있게 소개하는 프랑수아 부크의 『제롬무슈로의 모험』이나 만화의 콘티성을 설득력 있게 전달하는 뫼비우스의 『잉칼』, 혹은 말레이시아 말로 시골이라는 뜻의 캄펑에서 주인공 라트의 느릿한 추억을 풍경을 그리듯 배치한 『캄펑의 개구쟁이』를 지나치다 보면, 지금의 만화를 형성케 한 세계 각국의 정서와 경향을 가늠하게 된다.

"어쩌다 만화비평까지 하게 된 지금, 이런 글을 시작한 나를 후회한다. 비평을 하게 되면서 만화를 보는 즐거움이 현저히 줄어든 까닭이다. 만화를 보는 즐거움을 만끽했던 내가 어느덧 만화를 분석하고 앉아 있는 꼬락서니가 못내 밉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독자의 딜레마'는 저자에게도 여지없다. "그냥 죽을 때까지 재미있는 만화가 계속 나왔으면 좋겠어" 수준(?)의 독자는 '재미있어, 재미없어'로 맘 편하게 분할할 수 있는 만화 읽기의 단순한 기쁨을 누린다. 하지만 이미 너무 많은 만화를 접해버린 그에게는 "다섯 수레 분량의 만화책"이 결코 자랑거리만은 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 만화비평의 수고로움을 자처한 저자의 다음과 같은 고백은 진정 각별하다. 책의 처음과 끝에서 반복되어도 좋을 만큼 충분히 소중하다.

"만화에 부여했던 모든 의미들을 다 버리고서라도 만화를 보는 재미를 찾아야겠다. 나는 만화를 즐기고 싶다. 이제까지 내가 뱉은 모든 의미를 쓰레기통 속에 버리고서라도 만화를 보는 즐거움을 찾을 수만 있다면 나는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 나는 오늘도 또 그 옛날 만화당의 깊고 축축한 속으로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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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여름 신촌의 어느 술집에서 한 문학평론가가 나에게 이런 얘기를 했다. "나는 그 사람이 쓴 시를 읽으면 마치 내가 쓴 것인양 그 이미지가 환하게 펼쳐지는 것을 느껴." 그리고 나는 그 공감을 부러워했다. 그렇게 부러워서, 부럽다는 말도 부끄러워 술잔만 기울이고 있을 때 문득, 내 머릿속을 지나가는 이름 하나가 떠올랐다. 이와아키 히토시. 그리고 그의 작품 『기생수』. 그랬다. 내가 기생수의 첫 컷을 보았을 때 나는 카세트에서 재생되는 내 목소리를 듣는 것 같았다. 그것은 낯설면서도 친숙한 것이었다.

지구에 사는 누군가가 문득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이란 단적으로 이런 것이었다. "모든 생물의 미래를 지켜야 한다." 그러나 만화『기생수』는 막무가내 환경보호론자의 무지한 외침이 아니다. 이와아키는 이 작품에서 독자로 하여금 인간 중심적인 사고를 완전히 털어내 버리고 다가서기를 요구하고 있다. 이를테면 어디에서 온지도 불확실한 외계(그러나 이 만화에서의 외계는 '내 마음속의 외계'이다)인 기생수들은 일정한 숙주의 뇌를 점령하고 그 숙주의 몸을 이용하여 자신의 생명을 이어간다. 그러나 이런 바람직한 방법에서 실패한, 나중에 '오른쪽이'(일본 이름으로는 미기)라는 이름으로 불리게 되는 기생수는 주인공(사실 이 만화에서 중심 인물은 없다. 주인공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단지 이야기를 따라다닌다) 신이치의 오른팔에 기생하여 인간의 논리와 패러사이트(기생수)의 논리를 갈등없이 독자에게 전달해준다.

즉 신이치의 논리는 종에 대한 숙명의 얘개이고, 오른쪽이의 논리는 개체에 대한 자존이 우선이라는 얘기이다. 오른쪽이가 종에 대한 운명과 개체에 대한 자존이라는 양립 불가능한 가치를 통합하지 않고 계속해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또 다른 고뇌하는 기생수 타미야 요코는 이 통합 불가능한 대립을 어떻게든 조화시키려고 노력한다. (인간의 입장에서 호칭하면)그녀는 다른 기생수와 관계를 가져 인간의 아이를 임신한 상태이고, 그렇게 생겨나게 될 아이의 존재와 오직 현재밖에 없는 자신들의 존재의 기원에 대해 질문한다. 마치 목판화 같은 필법으로 스크린톤을 철저히 자제하면서 펜 하나만으로 효과를 내는 건조한 그림 속에서 뿜어져나오는 타미야 요코의 대사는 사실 패러사이트에 대한 것이 아니라 우리 인간에게도 똑같이 적용되는 말일 수도 있다(이와아키 히토시는 이 거친 필법으로 데즈카 오사무 이후 일본 만화의 전형을 이루는 유려한 단선의 이미지를 탈피해나온다. 그러나 또한 그것 때문에 못 그린 그림이라는 오해도 받는다). 그리고 타미야 요코의 옆에 앉아 있는 A는 사고하지 않는, 고뇌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그야말로 짐승이다. 그러나 여기에서 우리가 하나 간과하지 않아야 할 문제는 바로 A의 존재다. 이를테면 이 만화에는 한 주제가 두 가지 인식의 차원을 갖고 흐른다. 그 한 가지 주제는 이 만화의 시작이기도 하고, 이 글의 시작이기도 한 '모든 생물에 대한 미래'의 문제고, 인식의 두 가지 다른 차원은 인간과 다른 생물들 사이의 차이에서 생긴다.
그러고 보면 나는 만화로부터 참 많은 것을 배웠다. 요즘 아이들이 텔레비전을 보며 어휘를 늘려가듯이 나는 만화를 보며 어휘를 익혀갔다. 그때의 만화에는 어려운 한자어들을 쉽게 풀이해 놓은 주석이 달려 있었다. 나는 "만물을 변하는데 사람들은만물이 변치 않는다고 집착하기 때문에 번뇌가 생긴다"는 불가성어를 김태곤의 만화에서 초등학교 때 이미 배웠다. 지금 그 불가성어는 잊어버렸지만, 그 의미는 내 가슴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나는 지금껏 다섯 수레 분량 이상의 만화를 보았다. 나는 늘 만화를 '읽는다'고 하지 않고 '본다'고 얘기하는데, 그것도 아마 이미지의 강렬한 자극에 쉽게 끌리는 내 성향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어쩌다 만화비평까지 하게 된 지금, 이런 글을 시작한 나를 후회한다. 비평을 하게 되면서 만화를 보는 즐거움이 현저히 줄어든 까닭이다. 만화를 보는 즐거움을 만끽했던 내가 어느덧 만화를 분석하고 앉아 있는 꼬락서니가 못내 밉게 느껴지기 시작한 것이다.

만화에 부여했던 모든 의미들을 다 버리고서라도 만화를 보는 재미를 찾아야겠다. 나는 만화를 즐기고 싶다. 이제까지 내가 뱉은 모든 의미를 쓰레기통 속에 버리고서라도 만화를 보는 즐거움을 찾을 수만 있다면 나는 기꺼이 그렇게 하겠다. 나는 오늘도 또 그 옛날 만화당의 깊고 축축한 속으로 빠져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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