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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과 오른손

왼손과 오른손

: 좌우 상징, 억압과 금기의 문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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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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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2년 01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64쪽 | 670g | 규격외
ISBN13 9788952717528
ISBN10 895271752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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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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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국어에서 '올-'는 옳다는 의미, '외다'는 '그르다'는 의미다. 즉 '옳다'의 반대는 '외다'이다. '외다'는 '물건을 좌우가 뒤바뀌게 놓아서 쓰기 불편하다'는 뜻도 지닌다. '왼일'이란 그릇된 일, 잘못된 일을 뜻한다.
인도와 유럽의 여러 언어에서도 오른쪽이라는 말은 강함, 성스러움, 행복, 아름다움 등을 표현하는 데 반하여 왼쪽은 약함, 속됨, 불결, 무능력, 추악 등을 표현한다. 그리스어에서 왼쪽을 의미하는 Aristeros는 원래 '보다 좋다'라는 뜻이며, 완곡법으로 사용된다. 이 말이 왼쪽이라는 의미로 쓰이는 동안에 다시 나쁜 의미를 나타내게 되었다. 이처럼 그리스어의 왼쪽이라는 말의 의미만 보아도 원래 왼쪽을 의미하는 말을 피해서 좋은 의미의 말을 쓰는 사이에 그 말이 정착해버렸고, 다시 나쁜 의미가 되고 말았다.

영어에서 right(오른쪽)라는 말은 오른손을 사용하는 것이 '옳다(right)'는 뜻을 암시한다. 사전적 의미로 정당한, 정확한, 틀리지 않은, 곧은, 직각의, 적절한, 제격인, 어울리는, 형편 좋은, 안성맞춤인, 더할 나위 없는, 정상적인, 건강한, 제정신의, 겉의, 표면의, 정면의, 곧바로, 꼭, 아주, 정면으로, 똑바른, 알맞은, 어울리는, 참된, 진짜의, 옳게, 정확히 등의 좋은 뜻은 모두 포함한다. 정의, 도덕, 권리, 인권, 심지어 재산상의 소유권, 수익권, 주식 인수권이란 뜻까지 지닌다. 'too right', 'that's all right' 등이 '만사형통'이란 관용어인 것도 오른쪽의 행운을 잘 말해준다. 예우 받는 사람, 특별히 신뢰를 받는 지위, 상석, 우위로 생각되는 경우, 믿을 만한 사람, 오른팔(심복)이라는 뜻에도 'right-handed'가 쓰인다. 반면에 left(왼쪽)는 '무시된다'는 뜻을 암시한다.

독어에서도 왼쪽을 나타내는 link는 linkisch라는 형용사형으로 '어색하다'는 의미를 가진다. link는 비어로 '의심스러운, 하위의, 열등한, 하급의' 같은 뜻도 지니며, '왼쪽 결혼'이라는 뜻은 왕후와 신분이 낮은 여자와의 결혼을 뜻하기도 한다. 오른쪽을 뜻하는 recht는 영어와 마찬가지로 '정의, 정당함, 훌륭함' 등을 나타내며 '법, 법률, 법규, 판결' 등의 뜻도 내포하여 어떤 '공정함'을 뜻한다.
불어로 왼쪽은 gauche인데 역시 '삐뚤어졌다', '어색하다'는 뜻을 가진다. 반대로 오른쪽을 나타내는 droit라는 단어는 '곧다', '정직', '정의'란 의미다. 이태리어로 왼손은 stanca, 또는 manca인데 '피곤하다', '결함 있다'는 뜻이다.
즉, 오른쪽, 왼쪽은 동양이든 서양이든 그것이 의미하는 바가 방향을 뜻하는 동시에 '옳다', '그르다'는 상반된 뜻을 지닌다.
--- p.112 ~ 115
모든 과학기술 문명의 혜택은 전반적으로 오른손잡이에 부합되게 발전해왔다. 전근대 사회에 비하며 왼쪽에 대한 종교 신앙적 억압이 조금은 유순하게 약화된 것이 사실이지만, 이는 그만큼 종교 신앙적 억압을 대체할 새로운 억압 장치로서 과학기술 문화의 통제가 강해졌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자연적인 대칭미조차도 이제 과학적 대칭에게 그 권위를 넘겨주게 되었다.

알파벳은 가로쓰기는 가능할지언정 세로쓰기는 불편하다. 그런 점에서 한글과 한자는 가로, 세로쓰기의 병존이 가능하다. 컴퓨터의 프린터를 켜고 세로쓰기를 누르면 당연히 세로쓰기 출력이 가능하다. 이른바 '가로지르기' 문화가 보편화되고 디자인의 혁신이 요구되는 시대에 가로와 세로쓰기를 병행할 수 있는 한글의 위력을 다양하게 살릴 방안을 모색해야지 무조건적인 가로쓰기 일변도의 문화 감각이 최선의 해답인지는 생각해볼 일이다.

또한 가로쓰기와 세로쓰기는 단순한 방향 바꾸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역대 한글 서간문으로 가장 높이 평가되는 추사의 친필 언간글씨, 서희순 상궁의 대필 언간글씨의 역동적 조형미는 오로지 종서로서 가치가 있는 것이다. 만약에 언간글씨의 역동성이 가로지르기였다면, 훈민정음이나 석보상절의 글씨가 가로지르기였다면 어땠을까? 가로지르기와 세로지르기의 미학은 다른 값을 지님이 분명하다. 단순한 방향 바꾸기 이상의 뜻을 함축한다.

글쓰기 등의 방향성을 고찰해보았듯이, 문화는 늘 시대의 기호에 따른 선택일 뿐이다. 글씨 쓰기에서의 좌우도 지극히 '선택적'임을 알 수 있지 않을까. 선택은 누가 하는가. 당연히 선택을 해야 할 주체들이 하는 것이다. 문화의 정체성 확립이란 입장에서 본다면, 새로운 의미에서의 새로운 선택의 가능성도 열려져 있는 것이리라. 그러나 글쓰기의 좌우 방향성도 근대 과학기술 문명의 무조건적 '도입'에 의하여 오로지 서구적 방식이 관철되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활자 및 인쇄기의 방향성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나아가는 것이 편리하게끔 조작되어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 방향에서도 과학기술의 통제가 개입되어 있는 중이다.
--- p. 160. 180
도시에서의 좌우 대칭은 매우 장기 지속적이다. 사실 경복궁이 중국 제도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란 문화 전파론은 일정 타당할 수 있어도, 모든 것을 전파론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즉 외적인 연관은 전파를 설명해낼 수는 있다. 그러나 지속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역시 인류 문명의 내적 연관성뿐이다. 그 내적 연관성이란 인류 문명의 도시적 속성이 정치적이며, 폭력적이기까지 하다는 측면이다.

폭력성은 정치적 권위에 힘입으며, 정치적 권위를 설정하기 위하여 도시 공간의 대칭을 의도적으로 설계하고 관철시키려 한다. 왕을 중심으로 좌우를 거느린 통솔 조직, 좌우의 건축군이 압도하는 비례의 미학, 냉정한 정치적 헤게모니가 성현(聖顯)의 이름으로 부각되는 시연장으로서 도시는 기능한다. 농촌적 의례의 정동의 원리가 현대적인 수술 과정에서도 관철되었듯이 고대 및 중세 도시의 정치적 폭력성은 현대 도시에서도 유감 없이 발휘된다.

현대 도시는 대칭과 비대칭을 더욱 적절하게 혼용함으로써 정치적 폭력성을 위장한다. 원래 도시라는 속성 자체가 아리스토텔레스의 표현대로,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로 구성되며, 비슷한 사람들만으로는 도시는 존재할 수 없는' 속성을 지니기 때문이다. 도시는 예로부터 권력의 장소로서 제공되어왔으며, 그 공간은 남성 자체의 이미지 속에서 통일성과 전체성을 형성해왔다. 도시는 또한 이러한 주된 이미지들이 파괴되는 공간을 제공해왔다. 도시는 서로 다른 사람들을 한 데로 모아 사회 생활의 복잡성을 강화하였으며, 사람들을 서로에 대해 낯설게 만들었다. 이러한 모든 도시적 경험의 양상들―다양성, 복잡성, 이중성―은 지배에 대한 저항을 가능케 한다. 따라서 도시는 권력과 저항이 교직(交織)되고, 대칭과 비대칭의 교묘한 날줄 씨줄이 교차하는 곳이다.

서울을 예로 들어보자. 중세 사회의 산물인 경복궁 등의 궁궐은 봉건적 지배 거점으로서의 권위는 소멸되었지만 여전히 재생되고 있다. 과거의 경복궁보다 더 높은 위치에 자리잡은 총독부 시절의 유산인 청와대가 서울을 굽어본다. 북한산과 청와대, 그리고 인정전과 광화문, 세종로로 이어지는 '메인스트리트'는 서울의 심장부를 대칭적으로 양분한다. 동대문과 서대문, 남대문이라는 과거의 전통적 방향감은 여전히 중심부를 규정짓는다.
--- pp. 275 ~ 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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