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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00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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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75일간 미국 PCT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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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4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412쪽 | 140*210*30mm
ISBN13 9788967820404
ISBN10 896782040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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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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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출발하자마자 물이 떨어졌지만 멈추면 더 고통스러웠기에 계속해서 걸을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200마일을 돌파했는데, 그런 것도 신경 쓸 겨를이 없이 그냥 앞으로 걸었다. 점점 신기루가 보이는 것 같았다. 저 앞에 놓여 있는 돌이 물통으로 보이고, 저 앞의 커다란 형체가 물탱크로 보였다.

PCT 둘째 날, 나는 삼각대를 내려놓았다. 샌들을 내려놓았다. 책들을 내려놓았고 잭다니엘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아직도 내려놓지 못한 것이 많다. 이 길의 끝에 내가 짊어지고 가는 것이 얼마나 될까? 어제는 집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는데, 오늘은 이 길의 끝에 서있는 나를 보고 싶었다.

옷을 갈아입은 적이 거의 없었다. 마을에 들러 빨래를 할 때 빼고는 계속 단벌로 지냈다. 양말도 찢어질 때까지 계속 신고 찢어지면 버리고 새것을 사서 신었다. 물론 부지런하다면 씻을 수 있는 기회가 많겠지만 마을을 만나지 않는다면 대부분 산속에 있는 계곡이나 개울물에서 씻어야 한다. 그래서 하이커들이 일주일 동안 샤워를 안 하는 것은 예삿일이다.

오늘 저녁 운행은 말 그대로 달빛 하이킹이었다. 달빛이 밝아 헤드랜턴이 필요 없을 정도였다. 달빛에 내 그림자가 선명하게 생길 정도였으니 얼마나 밝았을지 상상해보라.

별이 내 눈앞으로 쏟아지는 듯했다. 앞으로도 수없이 만나게 될 PCT의 별밤. 누군가 그랬다. 별 백만 개짜리 호텔에서 자보았냐고, 나는 오늘도 그렇고, 앞으로도 수없이 자게 될 것이다.

누군가와 함께 여행을 떠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잘 알기에 최대한 맞추고 배려하려 애를 썼다. 절대 틀린 여행이 아니라 각자 다른 여행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었다.

아침까지만 해도 땡볕에 히치하이킹을 하며 투덜대고 있었는데, 냉동피자를 바라보며 한숨을 쉬고 있었는데, 이렇게 행복한 하루를 보내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This is life!

꿈만 같았던 사흘 동안의 일들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처음 만난 날부터 엄마처럼 자상하게 챙겨주고 음식을 만들어주고, 밤이면 이부자리를 봐주며 잘 자라고 토닥여주던 트리시 아주머니, 아침마다 따뜻한 커피를 준비해주던 마크 아저씨. 만나서 너무 행복하다며 웃어주던 그들, 내 그림이 너무 좋다며 인쇄하여 액자에 끼워놓던 장면까지 하나하나…. 그들이 낯선 동양 청년들에게 베풀어준 친절과 따뜻함을 나는 결코 잊지 않을 것이다.

오랜만에 맛본 문명의 혜택은 달콤하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두렵기도 했다. 그만큼 다시 PCT로 돌아가기가 두려워진다는 뜻이기도 하므로.

남들에게 외로움을 느끼는 건, 그 전 단계이고 그걸 넘어서 나 스스로도 나를 외롭게 하는 순간 난 죽는 거지.

PCT 도전 혹은 완주. 국내 최초이든 아니든 나에겐 크게 중요치 않다. 내게 중요한 것은 내 인생 최초의 도전이며 경험이고 이뤄낼 목표란 것이다. 그래서 내 인생 최초의 PCT가 뿌듯하고 자랑스럽다.

솔직히 말하자면 나에게 PCT는 목적이 아닌 수단이었다. 깨달음이라는 목적을 얻기 위한 하나의 수단.

그들은 말뿐인 도전이 아니라 직접 이 길에 들어와 걷고 있다. 누군가의 강요에 의해서가 아니라 마치 개츠비처럼 스스로의 행복을 위해, 목표를 위해 걷고 있는 것이다. 누구나 할 수 있는 도전이지만 그 누구나가 절대 아무나가 될 순 없다. 하이커들은 저녁에 만나 웃고 떠들다가도 다음날 아침이 되면 각자의 스케줄에 맞춰 움직인다. 절대 남에게 피해를 주지도, 자신을 과시하지도 않는다. 각자가 목표한 바를 이루기 위해 오늘도 걷는다. 그래서 하이커들은 위대하다.

내 앞에 리안드레아가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내 이야기에 열심히 귀를 기울여주었다. 어느 순간 그녀가 테이블에 두 손을 올리고 턱을 괸 채 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깨닫고는 가슴이 쿵쿵 뛰었다.

호텔에서 챙겨온 오렌지를 그녀에게 건넸다. “나한테 주는 거야? 왜 주는데?”
그녀가 미소를 지으며 물었다. 네가 이뻐서, 마음에 들어서 주는 거라고 말하는 대신 나는 바보처럼 이렇게 말했다.
“아침에 먹고 남은 거야.”

많은 사람들이 PCT 완주에 초점을 맞추고 관심을 가지며 이 길의 끝에 섰을 때 나에게 박수를 더 쳐줄 수 있겠지만, 나는 이 길 끝에 서지 못하더라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을 것 같다.

영원할 거라 생각했던 이 길도 끝이 있다. 그 끝에 하루 빨리 도달하고 싶기도 하지만 반대로 하루라도 더 늦게 도달하고 싶기도 하다.

“왜 자라나는 새싹에게 잘 자라라고 물은 주지 못할망정 짓밟으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식탁에는 미국인과 네덜란드 출신 미국인, 그리고 두 명의 한국인이 앉아 아메리칸 커피와 이탈리안 소시지, 프렌치토스트, 그리고 코리안 김치를 함께 먹고 있었다. 다국적 사람들과 다국적 음식의 조합이라니.

원래 계획보다는 조금 늦어졌지만 그러면 어떤가. 순리대로 하면 되는 것을,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란 것을 다시 한 번 되새겼다.

“네가 지금 포기하고 싶으면 그렇게 해. 하지만 끝까지 완주하고 싶다면, 내가 업고라도 갈 테니 걱정 마라.”

PCT를 걸으며 내리막에서 두려울 때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내려가며 반대편에 보이는 봉우리가 내가 다시 올라가야 하는 곳이란 것을 알게 될 때이다. 신나게 내려가고 있지만 그만큼을 다시 미친 듯이 올라야 한다.

희남이가 저 앞에서 걸어가고 있는 것을 몇 번인가 보았지만 일부러 따라잡지 않았다. 마지막 이 순간은 온전히 나를 위해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몇 번인가 나를 두고 혼자 가고 싶었던 적도 있었다고 고백했지만, 희남이는 함께 하기로 한 이상 끝도 함께 하는 것이 더 의미 있을 것 같다며 잘 참고 견뎌주었다. 나 역시 몇 번의 고비가 있었지만 홀로 이 길 끝에 섰다면 분명 후회했을 것이다. 혼자가 아니라 함께 도달하기. 어찌 보면 그것이 우리의 가장 큰 목표였는지도 모른다.

이 지점을 지났다고 해서 무엇인가 엄청난 것이 바뀌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서서히 조금씩 변화될 것을 안다. 여행은 그런 거다. 끝나는 순간부터 진짜 시작되는 것이 여행이다. 한 가지 변화하지 않을 사실이 있다. 나는 이 길을 걸은 것을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저는 용기가 있어 떠나는 것이 아닙니다. 용기가 없어 현실에서 도망가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어쩌면 끝까지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당신이 더욱 용기 있는 선택을 했는지도 모릅니다.

시간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마음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충분한 시간이 있다. 하지만 우리는 시간이 두려운 나머지 시간을 핑계 삼아 우리의 마음을 숨기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시간을 두려워하지 말자. 용기를 내자.

나는 가난한 여행자이다. 물론 여행을 하는 것 자체가 가난하지 않다고 생각이 들 수도 있지만, 나는 분명 여유롭지 않은 여행자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시간에 쫓겨 생활을 하던 중 어느 순간 마음의 여유까지 사라진 나를 발견했던 적이 있었다. 그것이 무서웠다. 마음만은 가난해지고 싶지 않았다.

‘만일 우리가 대지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게 될 것이다.’

우리는 알고 있다. 오늘이 될지, 내일이 될지, 수년이 흐른 후가 될지 아무도 모르지만 각자의 길을 계속해서 잘 걸어갈 것이며, 언젠가 이 길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란 것을. 그래서 이렇게 말한다. ‘See you on the trail.’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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