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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 Sentimental Travel

최갑수 | 예담 | 2007년 03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8.8 리뷰 24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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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3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293쪽 | 346g | 133*190*20mm
ISBN13 9788959132027
ISBN10 895913202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1... 첫번째 정거장
길 위에서 다른 길을 꿈꾸다
1. 길은 때로 우리를 추억한다
2. 정류장에서의 충고
3. 간결한 인생
4. 구체적인 슬픔
5. Sentimental
6. 그 여자의 얼굴
7. 서울에서 길을 잃은 적이 있다
8.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9. 흘러든 여관
10. 신파
11. 이발관에서 한 소절
12. 행복
13. 기차를 기다리며
14. Bravo My Life

2... 두번째 정거장
우리가 외롭고 쓸쓸할 때
1. 여행, 우리를 위로하는 최선의 방법
2. 우리가 떠난다면 아마도 안개 자욱한 가을이리라
3. 영랑생가에서
4. 끝없이 이어지는 산맥과 해안선의 지독한 외로움
5. 오름이라는 곳
6. 나의 오래된 해변
7. LOVE & PEACE
8. 자명한 봄날의 산책
9. 낯선 것들에 대한 고마움
10. 연꽃은 그대 마음에
11. 나의 로시난테, 스푸트니크, 비틀즈
12. 오늘의 선곡
13. 우리가 여행을 떠나야 할 때
14. 소중한 고독

3... 세번째 정거장
사랑, 이토록 아픈 밀착
1. 새들이 내 가슴에 머물다 간 125분의 1초
2. 지문을 남겨봐
3. 통증
4. 빛의 연못
5. 사랑이 지나간 자리는 적막할 것이므로
6. 내 이름은 스미레
7. 궁금한 밤
8. 인연
9. 사랑, 이토록 아픈 밀착
10. 목련
11. 편지
12. 기다림의 자세
13. 한 여자
14. 그리고 한 남자
15. 이런 풍경과 만나면
16. 홀연한 여행

4... 네번째 정거장
여기는 참 낯선 별
1. 진실과 고백
2. 멀리 날아가야지
3. 삶의 부스러기들이 모여 있는 곳
4. 선운사 꽃무릇밭에서
5. 가을, 부석사에서 하는 일
6. 그 시절은 지금쯤
7. 걱정하지 마
8. 나의 골목
9. 여행중독자
10. 여기는 참 낯선 별
11. 2006년 9월 서울
12. 때로 여행은 이런 식으로 이루어지곤 하지
13. 그림자
14. 우리를 지탱하는 것들
15. 꽃과 열매
16. 땅 끝에서

5... 어느 이름 모를 역에서
그리고 삶은 계속된다
1. 문신
2. 된장공장에서의 묵언수행
3. 수평선 너머는 바다
4. 서른여섯, 이름 모를 어느 역에서
5. 삶은 계속된다
6. 알고 있나요?
7. 마지막 가을을 위한 레시피
8. 우리가 사랑을 잊기 위한 몇 가지 단계
9. 청소역에서
10. 지구가 멸망하는 날은 월요일이길
11. 가을 구름 한 모금
12. 군산의 철길마을
13. 당신은 왜 여행을 떠나나요?
14. 세상의 모든 정거장
15. 외로운 서커스
16. 슬픈 자세
17. 빈손으로 악수

- 카메라 노트
- 에필로그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결국, 인생은 끝까지 가려는 의지이다. 브라보! 마이 라이프”

그래서 끝으로 갔다.
생이 자꾸만 끝으로만 밀려간다는 느낌이 드는 것이었다.
차라리 내가 자진해서 끝가지 가보자고 해서
땅 끝으로 간 것이었다.
땅 끝에서
더는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는 막바지에서
바다를 보았다.
그 바다가 너무 넓어 울었다.
해 지는 바다가 너무 아파서 울었다.
다음날 아침
해 뜨는 바다를 보고
땅 끝에서도 아침 해는 뜨는구나 하며
또 울었다.
그리고 밥을 먹었다.
모래알 같은 밥을 꾸역꾸역 목구멍 속으로 밀어넣었다.
땅 끝에서
등만 돌리니 다시 시작이었다.

<땅 끝에서>
--- pp.218~219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청춘의 뒤안길에서 포착한 삶의 비경, 그 속에서 잊었던 나를 깨우다.

누구나 그러하듯 그 역시 이십대 후반과 삼십대의 청춘을 숨 가쁘게 달려왔다. 그리고 그 질주의 에너지는 순정한 치기와 오기였으니, 뒤통수에 대고 누군가가 발사한 총알도 따돌릴 수 있을 것 같은 배포와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었으며, 저열한 세상을 향해 갑옷처럼 딱딱한 등을 낮추어 포복자세 갖추기를 잊지 않았다. 세상으로부터 아무리 공격당해도 상처받지 않으리라 다짐했으며, 생활을 꾸려가기 위해서 시를 향한 열정과 꿈은 가슴 한켠에 잠시 접어둔 채 유예된 시간들을 보내기로 했다. 그러나 다행히 그의 곁으로 운명처럼 카메라가 다가왔다. 또한 업으로 삼은 여행의 길들이 펼쳐졌다. 그때부터 시를 쓰지 못하는 대신에 찍어야 했던 사진이 오히려 시심 가득한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고, 낯선 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풍광들이 얼어붙었던 그의 마음을 무장해제했다. 치열한 생존의 현장과 홀연한 여행의 길을 넘나들며 시간은 울둘목의 세찬 물살처럼 빠르게 흘러갔다.
신비로운 뷰파인더 속의 세상을 길어 올리며 어느덧 삼십대의 중반을 넘어선 그가 문득 고개를 들어 돌아보니 삶은 예전의 시끌벅적하고 악다구니 같은 전장만은 아니었다. 외로운 나비의 날갯짓처럼, 광활한 폐사지의 무너진 석탑처럼 우리네 삶은 그토록 적막하고 쓸쓸할 수가 없었다. 오랜 여행을 끝내고 돌아와 낡은 사진첩을 들추고 흘러간 유행가를 들으며, 떠나간 옛사랑의 기억을 더듬어보듯이 때로 인생은 간결한 그 무엇, 추억과 슬픔의 입자로 이루어진 피사체와도 같았다. 그리고 매일같이 귀를 따갑게 울리는 현실의 자명종이 깨우지 못한 것은 온전한 나를 위한 시간, 내가 스스로를 깊이 바라볼 시간이었다. 이 책에는 우리가 세파라고 지칭하는 그 모든 것들의 틈바구니에서 포착해 낸 삶의 비경과, 그 사이로 잠시 잊고 있었던 추억과 꿈을 반추하는 글들이 담담하게 흐르고 있다. 10여 년간 그가 찾아 헤매던 아름다운 찰나의 순간들, 고독의 절정, 빛과 그림자 속에 스며 있던 시어들이 드디어 몸체를 갖게 되는 순간인 것이다.

센티멘털은 외롭고 고단하고 쓸쓸한 내가 나에게 보내는 SOS!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센티멘털리즘, 그리고 나만의 망명지를 찾아 떠나는 여행!
이 책의 부제는 ‘센티멘털 트래블’이다. 이성보다는 감성, 현실보다는 낭만, 기쁨보다는 멜랑콜리한 감수성이 손짓하는 곳을 따라 떠나는 여행이라고 할 수 있다. 재테크와 자기계발로 대변되는 치밀한 계산과 냉정한 현실 인식을 요구받는 이 시대에 센티멘털리즘은 촌스럽고 구식이고, 무모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추천사를 쓴 이문재 시인의 표현을 빌자면, “센티멘털은 외롭고 고단하고 쓸쓸한 내가 나에게 보내는 SOS다.” 그동안 우리는 너무 진지하게 세상을 대면해왔고, 너무 열정적으로 일했고, 혹독하게 자신을 단련시켰다. 벼랑 끝에 선 심정으로 언제나 위태로운 자세를 취해왔다. 이제는 잠시라도 나를 위한 시간이, 나의 지친 육신을 풀어놓을 자리가 필요하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상의 틈바구니에서 저마다의 가슴속에 만들어놓은 망명지로의 탈출이 소중해지는 순간인 것이다. 그래서 센티멘털과 여행의 만남은 필연이 되고, 그동안 나를 옥죄었던 심리적 억압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세련된 개인의 모습으로 돌아오게 된다.
인생은 아름답다고 살아볼 만하다고, 그러니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해야 한다는 예의 바른 구호가 때로는 지겹고 허황하게 들릴 때가 있다. 가끔씩은 즉흥적이고 본능적인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온전한 나를 찾기 위해서라면, 긍정적이고 에너제틱한 삶의 자세를 회복하고 싶다면, 현실계의 시간을 낭비하고서라도 과감히 센티멘털리즘을 찾아 떠나봄직하다. 이제 낭만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최갑수 시인의 사진과 글은 낭만의 속살을 지녔으되 생의 끝까지 부단히 달리고자 하는 결연한 의지로 가득 차 있다. 그래서 그의 센티멘털은 단단하고 야무지다.

내일의 기차를 타기 위한 정거장에서의 휴식 같은 책

여행자에게 정거장은 기다림의 장소이자, 출발의 고삐를 움켜쥐는 장소이다. 직업의 특성상 삶의 대부분을 정거장에서 보내야 했던 작가에게 정거장은 특별한 곳이다. 그는 정거장에서 책을 읽고, 밥을 먹고, 희비애락의 순간을 경험했으며, 정거장에서 지친 몸을 뉘였다. 그래서 이 책의 기본 틀은 정거장이다. 여행자가 정거장에서 잠시 숨을 고르듯, 이 책은 정신없이 사회에 길들기 위해 달려오느라 청춘의 심장을 혹사시킨 사람들에게 제공하는 또 다른 의미에서의 정거장이다.
이 책은 크게 다섯 개의 정거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사진과 글에 있어 커다란 변별력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니므로 어느 페이지를 먼저 읽어도 상관없다. 첫번째 정거장은 우리의 일상 속에 스며 있는 허무와 일탈의 충동을 담아냈다. 지금의 길 위에서 다른 길을 꿈꾸듯, 여행의 기억으로 일상을 버티는 우리의 간절한 모습을 읽을 수 있다. 두번째 정거장은 고독을 이야기한다. 홀로 떠나는 여행만이 자신을 위로할 수 있다는 충고, 외로움을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 고독의 본질을 머금은 사진들의 향기가 아찔하다. 세번째 정거장에서는 시간의 저쪽에 매복하고 있다가 갑자기 엄습하는 그리움들을 불러모았다. 두려움과 서성임으로 시작하곤 했던 사랑의 떨림과 이별 후에 남는 통증, 하지만 시간이 흘러 지울 수 없는 문신으로 남은 순간들이 아득하다. 네 번째 정거장은 일상으로의 회귀다. 여행에서 돌아와 느끼는 현실의 이질감과 당혹스러움이 서글프지만, 여행은 내 안에 열매를 맺고 내 안의 나를 돌아볼 소중한 기억을 아로새겼다. 그리고 이제 어느 이름 모를 역 앞에 우리는 서 있다. 삶은 계속될 것이므로, 기차가 우리를 태우고 떠나듯 언젠가 구원받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내 안의 승차권을 꼭 쥐고 다음 열차를 기다려야 한다. 다음의 종착역을 위해 정거장에서 지친 몸을 뉘이듯, 독자들은 최갑수 시인의 서정적인 사진에 마음을 기댄 채, 농밀한 감성이 살아 숨 쉬는 문장 속에서 휴식 같은 여운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여행은 지금 위태롭다. 곧 멸종될지도 모른다. 순례와 모험의 후예인 여행은 지금 전 지구적으로 기승을 부리는 관광(스펙터클)의 위세 앞에서 초라하다. 센티멘털도 마찬가지다. 센티멘털은 이상증세로 낙인찍혔다. 센티멘털은 심리학과 사회학 사이에서 거세되기 직전이다. 센티멘털은 외롭고 고단하고 쓸쓸한 내가 나에게 보내는 SOS다. 그러니 센티멘털과 여행의 만남은 필연이다. 센티멘털이 흔쾌히 삶을 낭비할 때, 즉 혼자 여행을 떠날 때, 나는 나로 돌아간다. 이때의 내가 개인이다. 도시적 삶의 뒤통수를 후려갈기고 씨익 웃는 개인. 자유로운 만큼 세련되고, 세련된 만큼 자유로워져 있는 개인! 당분간은 나를 위해서만 살자. 당분간은 미안해하지 않기로 하자. 당분간은 센치해지자.

이문재, 시인
오랫동안 닫아두었던 서랍을 열어보면 하나같이 하찮은 물건들로 가득하다. 정작 버리려고 하면 물건 하나하나마다 기억이 새로워 도로 챙겨 넣기 때문이다. 서랍 속의 잡동사니들은 추억 때문에 그 양이 좀체 줄지 않는다. 그럼에도 어떤 것은 결국 잡동사니로 버려지고 또 어떤 것은 영영 버릴 수 없는 것이 된다. 그런데 최갑수의 서랍은 버릴 수 없는 사진들로만 가득하다. 그가 사진들을 서랍에 넣을 때 시가 아닌 사진은 애당초 서랍 속에 넣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것은 최갑수가 한 장의 사진 그 자체로 시가 되거나, 시로 환생할 수 있는 것들만을 골라내는 시인의 눈을 가졌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그는 펜뿐 아니라 사진기로도 시를 쓰는 타고난 시인이다. 그의 서랍 속 사진들 중 어느 것 하나 버릴 수 없는 것은 이런 까닭이다.

김홍희, 사진가
나는 가끔 갑수의 등을 생각하곤 한다. 단단하고 야무지다. 등이 아니라 갑옷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 등에다 카메라와 여행 가방을 짊어진 채 수많은 곳을 헤매고 다녔을 것이다. 딱딱한 등을, 나는 부러워하는 편이다. 갑수가 써놓은 여행의 흔적을 구경하면서 껍질처럼 단단한 등짝의 반대편에 고무공처럼 물렁물렁하고 유리처럼 깨지기 쉬운 그의 가슴이 있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가장 이상적인 인간은 딱딱한 등과 부드러운 가슴을 가진 사람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와 함께 여행을 가본 적은 없지만 책을 읽고 나니 그와 어딘가 다녀온 기분이다. 딱딱한 등과 부드러운 가슴을 함께 지닌 여행친구가 없는 사람에게 이 책을 권한다. 등이 딱딱해지지는 않겠지만 가슴은 한결 부드러워질 것이다.

김중혁,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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