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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9

한강 9

: 제3부 불신시대

조정래 | 해냄 | 2002년 02월 18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9.2 리뷰 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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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2월 18일
쪽수, 무게, 크기 325쪽 | 494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3374052
ISBN10 8973374052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관공서사람들에게 돈 쓰는 것을 아까워하지 말아라. 특히 실무자들에게는 건수마다 돈을 줘라. 돈은 아무도 모르게 주고, 그 비밀은 꼭 지켜라. 그들과 술을 마시지 말고, 더구나 값비싼 술은 절대 마시지 마라. 술을 마시면 실수하기 쉽고, 아무리 호화판으로 술을 사줘도 현찰에 비해 고마워하지도 않고 효과도 별로 없다. 돈은 한꺼번에 많이 주는 것보다 자주 주는 것이 좋다. 말은 적게 하되 유식한 말을 많이 쓰고, 속을 감추는 동시에 친밀감을 갖게 하기 위해 농담을 적절하게 사용하라. 간부들에게는 무조건 겸손하게 머리를 숙이고, 명절 때마다 값나가는 선물하는 것을 잊지 마라. 업무상 관계가 없다 해도 경조사에는 그 누구에게든 성의를 표시해라. 그 다음이 일반 유권자들을 대하는 것인데, 노인네들과 아이들에게 특히 잘해야 한다. 차를 타고 가다가 무거운 것을 이고 가는 할머니들을 보면 꼭 태워다 주고, 할아버지들이 장기판을 벌이고 있으면 살붙게 인사하고 소주병을 사주는 것을 잊지 말아라. 싸우는 아이들을 보면 뜯어말려 사탕을 사주고, 어떤 때는 모여 노는 아이들에게 공책이나 연필도 사줘라. 그리고, 동네 잔치를 만나게 되면 돼지 한 마리쯤 잡도록 해줘라. 그렇게 해서 인심 피지 않을 곳 없고, 그렇게 다져진 인심 이길 장사 없다.

아들 내외를 광주로 내려보내며 다짐한 말이었다. 그런데 그동안 얼마나 실행에 옮기고 있는지 모를 일이었다. 지난 2년 동안 하루도 빤할 날 없이 유신 반대로 시끌시끌해 여당의원들치고 그 누구나 지역구에 신경 쓸 겨를이 없이 지나가고 말았다. 자신도 지구당 사무실의 전화 보고만 받다 보니 아들의 일도 별 탈 없는 것으로 넘기고 말았다.
--- pp.38~39
"고향이 그리워도 못 가는 신세에……."
적막한 어둠 속에서 슬픈 노래가 흐르고 있었다. 그 노래는 이미 '사우디 주제가'로 이름붙여져 있었다.
"어이, 이봐, 그만 내려오라니까! 지금 몇 시인지나 알아? 새벽 1시야, 1시. 내일 일 안 나갈 거야!"
어둠 속에서 울리는 외침이었다.
"……언제나 외로워라 타향에서 우는 몸……."
외침은 아랑곳없이 노래는 구성지게 계속되고 있었다.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는 곳은 숙소의 어느 곳보다 어두웠다. 정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중장비 정비고 부근에는 누구나 밤에 발길을 할 필요가 없는 탓이었다. 정비고 옆에 높게 쌓아둔 자재더미 위에서 한 남자가 그렇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고, 그 아래서 경비 두 사람이 내려오라고 외치고 있었다.

"저 친구 저거 매일 밤 왜 저래?"
경비 한 사람이 투덜거렸다.
"저건 예삿일이 아닌데. 하는 꼴이 저러다가 비행기 타게 생겼어."
"저 친구 의무실에도 데려갔다면서?"
"저게 무슨 배탈인가? 마음병은 제가 알아서 해야지."
"왜 가끔 저런 친구들이 생기지? 마음 약하면 이런 델 오질 말아야지. 저 친구 얼마나 됐나?"
"5개월쯤 됐대지, 아마."
"아이구, 이대로 비행기 타는 신세되면 왕복 비행기값 물어내고 집안 쫄딱 망하겠네."
"다 팔자소관이야. 자아, 올라가자구. 오늘도 끌어내려야지 소리질러봐야 우리 목만 아파."
"제기랄, 더러워서 경비도 못해먹겠네."
경비들은 자재더미 위로 올라갔다. 그 남자는 경비들에게 끌려 내려오며 더 슬프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 소리에는 울음이 섞여 있었다.
--- pp.257~258
"고향이 그리워도 못 가는 신세에……."
적막한 어둠 속에서 슬픈 노래가 흐르고 있었다. 그 노래는 이미 '사우디 주제가'로 이름붙여져 있었다.
"어이, 이봐, 그만 내려오라니까! 지금 몇 시인지나 알아? 새벽 1시야, 1시. 내일 일 안 나갈 거야!"
어둠 속에서 울리는 외침이었다.
"……언제나 외로워라 타향에서 우는 몸……."
외침은 아랑곳없이 노래는 구성지게 계속되고 있었다.

노래가 흘러나오고 있는 곳은 숙소의 어느 곳보다 어두웠다. 정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중장비 정비고 부근에는 누구나 밤에 발길을 할 필요가 없는 탓이었다. 정비고 옆에 높게 쌓아둔 자재더미 위에서 한 남자가 그렇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고, 그 아래서 경비 두 사람이 내려오라고 외치고 있었다.

"저 친구 저거 매일 밤 왜 저래?"
경비 한 사람이 투덜거렸다.
"저건 예삿일이 아닌데. 하는 꼴이 저러다가 비행기 타게 생겼어."
"저 친구 의무실에도 데려갔다면서?"
"저게 무슨 배탈인가? 마음병은 제가 알아서 해야지."
"왜 가끔 저런 친구들이 생기지? 마음 약하면 이런 델 오질 말아야지. 저 친구 얼마나 됐나?"
"5개월쯤 됐대지, 아마."
"아이구, 이대로 비행기 타는 신세되면 왕복 비행기값 물어내고 집안 쫄딱 망하겠네."
"다 팔자소관이야. 자아, 올라가자구. 오늘도 끌어내려야지 소리질러봐야 우리 목만 아파."
"제기랄, 더러워서 경비도 못해먹겠네."
경비들은 자재더미 위로 올라갔다. 그 남자는 경비들에게 끌려 내려오며 더 슬프게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그 소리에는 울음이 섞여 있었다.
--- pp.257~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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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래의 작품에 이념이니 제도니 계급이니 따위의 굴레를 씌우는 것은 옳지 않다. 나는 거기서 항상 '인간'과 그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역사를 읽는다. 그래서 그의 책을 덮은 뒤 내가 괴로워하는 것은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는 곤혹스런 질문이다. 이번 소설 『한강』도 예외가 아니었다. 전작 『태백산맥』이나 『아리랑』은 밖에서 참견할 여지가 거의 없었다. 배경과 무대가 독자 대부분의 가시거리 밖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번 작품에는 우리가 기억 세포를 어떻게 동원하느냐에 따라서 작가의 고뇌에-역사 해석에-동참하거나 '시비할'공간이 제법 열려 있다. 그 망외의 재미가 솔찮허다!
-- 정운영(경기대 교수, 중앙일보 논설위원)
숨가쁜 역사에서 부당한 권력들은 우리의 기억을 처단했고, 우리는 소금기둥이 되지 않으려고 앞만 보고 내달려왔다. 그러나 조정래는 과감히 몸을 돌려 우리 근대사의 가시밭길을 혼자서 다시 걸었다. 이 고독한 대장정을 마무리하는 『한강』은 '강철군화'밑에서 이루어진 근대화의 짙은 그늘을 샅샅이 밝히고 있다. 이 소설을 통해 우리는 분단이데올로기에 찢기고 천민자본주의에 시달리면서도 자기 길을 걸으며 역사의 빛을 만들어낸 이들의 삶을 뼈아프게 확인한다. 의태의 몸짓이 굳어져 망각의 겨울이 오히려 따뜻했다고 여기는 이들에게도 『한강』은 경직과 마비를 풀어주는 축복의 강이 될 것이다.
-- 황광수(<실천문학>주간, 문학평론가)
『아리랑』과 『태백산맥』이 고난과 투쟁을 통해서 역사를 만들어가는 개인들을 거인으로 부조시키고 있는 데 반해 『한강』은 역사에 의해 끊임없이 절차탁마되는 개체적 존재들을 그려내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한강』속의 한국인들은 끊임없이 일상성을 만들어내는 가운데서도 『아리랑』의 어미와 『태백산맥』의 아비로부터 물려받은 투쟁혼과 저항정신의 날을 세울 줄 안다.

『한강』은 오늘의 한국인들의 자기동일성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당대소설이라고 할 수 있으며, 오늘·이곳의 뿌리를 드러내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역사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영원히 묻혀버리거나 왜곡될 법한 정치사적 진실을 두루 파헤쳐내고 있어 우리 소설사에서는 보기 드문 정치소설의 정전으로 나아가게 된다. 현대 한국인의 초상화를 보고 싶은 국내외 독자들과 현대 한국사회의 풍경화를 보고 싶은 노소독자에게 바로 『한강』을 읽으라고 권하고 싶다.
-- 조남현(서울대교수, 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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