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소득공제
홍어

홍어

리뷰 총점7.8 리뷰 19건
정가
8,000
판매가
7,200 (10% 할인)
구매 시 참고사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1998년 02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93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4560867
ISBN10 897456086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어머니는 항상 모자라는 일손 때문에 고통받고 있었다. 아버지가 집을 떠난 이후 모든 가게운영을 어머니 혼자 감당해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처지에 있었으면서도 어머니는, 이웃의 남정네들과는 철저한 단절을 두었고, 아낙네들끼리라도 야단스런 교류를 하지 않았다. 가슴앓이를 하고 있었는데도 지병 하나쯤은 앓아가며 살아야 하는 것처럼 약도 쓰지 않았다. 소모적인 감정발산을 최대한으로 절제하려는 그 이면에는 남편으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다는 모멸감이 자리잡고 있었다. 그러나 나를 닦달하느는 일만은 매우 따끔한 편이었는데, 그것은 애비 없이 자란 버릇없는 자식이란 평판을 들을까 봐서였다.
--- p.41
어머니는 내 모든 것을 속속들이 알고 있었고, 심지어 읍내의 그 술집 여자를 만나고 왔다는 것조차 진작부터 눈치채고 있었던 게 분명했다. 그리고 끝내는 아버지를 떠나기 위해 내게서 삼례를 훔쳐간 것이었다. 우리집으로 들어오는 것처럼 가장한 어머니의 신발자국은 두 번 다시는 집으로 돌아오지 않겠다는 어머니의 결연한 의지를 아버지가 아닌 내게 은밀하게 귀띔한 것이었다.
--- p.293
아버지는 눈의 궁전에서 찾아온 눈의 사자인지도 몰랐다. 우연의 일치로 보기엔 너무나 많은 눈이 내려 있었다.
--- p.292
아버지가 집으로 돌아온 바로 이튿날, 어머니는 어째서 그런 결심을 하게 된 것일까. 어머니의 가슴속에 6년 동안이나 간직되었던 아버지에 대한 환상이, 아침에 문을 열고 내다보았던 폭설로 말미암아 모두가 허상으로 침몰되어 버린 것을 깨달았기 때문일까.
--- p. 293
끊임없이 이동하는 유목민들은 모든 소유물을 몽땅 가지고 다닌다. 비단과 향수, 그리고 씨앗과 소금, 요강과 유골, 하물며 고통과 증오까지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닌다. 격정적인 삶으로 그 모든 것이 탕진되는 날, 하나의 무덤이 거친 바람이 흩날리는 초원에 마련될 것이다.
--- 작가의 말중에서
그해 겨울 초입부터 어머니는 가오리연을 만드는 대신 조각보를 짓기 시작했다. 옷이나 버선을 마름질하고 남겨두었던 젖먹이들 손바닥 같은 자투리 천을 이용하는 것이었다. 방 한 켠에 있는 반짇고리에 쌓아두기만 했던 그것들을 뒤적여 이리 붙이고 저리 덧대어 한땀 한땀 촘촘하게 기워 나가는 그 반추의 바느질은, 시간과의 약속을 다툴 수 없는 지루하고 고독한 작업이었다. 한 벌의 삯바느질감이 완성되어 손에서 떨어지는 사이사이에 어머니는 짓다 만 조각보를 꺼내들곤 했었다. 산비탈을 타고 다닥다닥 올려 붙은 다락놀을 연상하게 만드는 그 조각보들은, 아버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어머니의 직선적인 시간들을 나선형의 시간들로 구부려 주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
그것은 사람들이 가오리라고 말하기도 하는 홍어(洪魚)였다. 언제나 부엌 문설주에 너부죽하게 꿰어 매달려 연기와 그을음을 뒤집어쓰고 있던 말린 홍어가 보이지 않았다. 하찮은 홍어포 한 마리였지만, 그것이 어머니에겐 내가 열 살 되던 해부터 집을 떠나버린 아버지로 상징될 만한 건어물이었다. 그것이 매달려 있는 자리가 항상 부엌 문설주 였기 때문에 부엌문을 열고 닫는 아침저녁으로 어머니는 좋든 싫든 홍어포와 마주칠 수밖에 없었다.
--- p. 19
- 나는 어느새 콘도르가 되어 구름낀 밤하늘을 유유히 선회하고 있었다. 내 온몸은 고공의 기류가 뿜어내는 혹한을 막아낼 수 있는 두툼하고 긴 깃털로 촘촘하게 장식되어 있었다. 나는 낮게 드리운 구름을 꿇고 높디높은 하늘 한가운데로 몸을 솟구쳤다.

- 고개를 드는 순간 금방 눈뿌리가 시려왔다. 간밤에 내린 눈으로 마을과 들녘은 온통 눈나라가 되어 있었고, 산기슭의 나무들에는 상고대가 때으르게 핀 목력처럼 흐드러졌다. 뜰과 골목길과 새로 손질한 담장의 이엉위로 눈무더기가 누가 한자루 쏟아 붓고 자취를 감춘 듯 소복하게 쌓여 있었다.
--- p.147 ---p.292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19건) 회원리뷰 이동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  모바일 쿠폰의 경우 유효기간(발행 후 1년) 내 등록하지 않은 상품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모바일 쿠폰 등록 후 취소/환불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절판 상태입니다.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