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수와 실패, 좌절은 누구나 겪는 일상적인 경험이다. 남의 실수를 보고 자신의 실수를 정직하게 들여다보면 값진 교훈을 얻을 수 있다. 그리스도인은 두려움이나 수치심 없이 자신의 실수를 돌아볼 수 있다. 이는 “우리가 알거니와 하나님을 사랑하는 자 곧 그의 뜻대로 부르심을 입은 자들에게는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느니라”(롬 8:28)라는 말씀 때문이다.
나는 수년간 사람들에게 성경적 재정 원칙과 적용 방식을 가르쳤다. 그런데도 성경 속의 인물들이 저지른 실수에 대해서는 별로 생각하지 않았음을 요즘 들어 깨달았다. 이러한 나의 태도 역시 실수였다. 누군가의 성공만큼이나 실패에서도 많이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을 간과했기 때문이다.
이 책을 쓰기 위해 관련 내용을 찾기 시작할 때만 해도 성경 인물들이 저지른 재정 실수는 대부분 재정 관리 방법이 형편없어서 일어났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부채, 저축, 투자, 미래 계획 등을 잘못 관리해 일어난 사례는 놀랍게도 생각보다 얼마 없었다. 재정 실수의 주요 원인은 관리 방식이 잘못되어서가 아니라 ‘우선순위’를 잘못 정한 데 있었다.
최악의 재정 실수를 저지른 성경 인물들의 면면을 보면 우선 마음속 동기가 잘못되어 있었고, 거기서 잘못된 태도가 비롯되었다. 그들은 저마다 하나님의 말씀을 버리고 세상의 지혜를 선택하면서 문제에 부딪쳤다. 재정 실수를 피하는 최선의 방법은 돈에 대한 생각을 철저히 바꾸는 것이다. ---「프롤로그」중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처럼 나 또한 탐욕이 얼마나 하나님을 모욕하는 행동인지 인정하기가 어려웠다. 만약 막대 저울 양 끝에 탐욕과 간음을 얹어 놓는다면, 눈금은 더 무겁고 더 많은 죄가 되는 간음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쉽게 생각했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님의 관점이 아니다.
하나님께서는 탐욕을 혐오하신다. 다른 어떤 죄보다도 탐욕은 우리가 하나님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가장 잘 보여 준다. 탐욕은 우리가 하나님과의 관계보다 물질에 더 우선순위를 둔다는 반증이다. 우리의 생각과 행동은 무엇에 우선순위를 두고 충성하는지 여실히 드러낸다. 더 많은 돈과 재물을 얻고자 하는 욕망이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께 순종하고자 하는 열망보다 클 때, 이는 죄를 범하는 것이다. ---「week 1. 중심에 놓인 건 하나님인가 재물인가?」중에서
# 과도한 부채로 선지자를 찾아 온 과부
성경은 종종 심각한 실수를 저지른 사람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는다. 마치 하나님께서는 이름 없는 사람들의 나쁜 사례들을 보여 주시며, 마음속에 우리 자신의 이름을 대입해 보라고 하시는 것 같다. 잘못된 선택을 했던 사람들이 겪은 고통과 모욕을 자신의 것으로 동일시해 본다면, 같은 실수를 저지를 확률이 낮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열왕기하에는 이름 없는 어느 인물이 저지른 큰 실수 이야기가 있다. 이야기는 가슴 아픈 내용으로 시작된다.
“선지자의 제자들의 아내 중의 한 여인이 엘리사에게 부르짖어 이르되 당신의 종 나의 남편이 이미 죽었는데 당신의 종이 여호와를 경외한 줄은 당신이 아시는 바니이다 이제 빚 준 사람이 와서 나의 두 아이를 데려가 그의 종을 삼고자 하나이다 하니”(왕하 4:1).
여기에서 문제의 주범은 과부나 두 아이, 무자비한 부채 수금 대행업자가 아니다. 이 끔찍한 상황의 주범은 아내의 죽은 남편이다. 어떤 어머니에게도 이런 이야기는 악몽 같을 것이다. 돈은 없는데 돌봐야 할 아이가 둘이나 되는 힘없고 무력한 과부의 이야기 말이다. 과부는 어떻게든 살아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부채 수금 대행업자는 죽은 남편의 빚을 갚지 못하겠으면 두 아이를 종으로 내놓으라고 요구한다.
“빚진 자는 채주의 종이 되느니라”(잠 22:7). 잠언 말씀처럼 두 아이가 채주의 종이 될 위험에 처해 있다. 우리는 죽은 남편의 이름을 알 수는 없지만, 그와 관련한 몇 가지 사실은 알 수 있다.
첫째, 그는 여호와를 경외한 사람이다. 실제로 그는 ‘당시 선지자의 제자들 중 한 명’이었다. 여기에서 우리는 경건한 사람도 재정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둘째, 그는 팔아서 빚을 갚을 만한 사업체나 재산을 남겨 놓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가 돈을 마구 썼다는 것을 암시하는 것은 아니다. 당시에 닥친 기근으로 가족을 부양하고자 돈을 빌렸을 수도 있으므로 함부로 그 동기를 판단할 수는 없다. 하지만 빚을 지게 된 이유가 정당하든 아니든 간에 그가 남긴 빚 때문에 아내와 자식들이 위태로운 상황에 처한 것만은 확실하다.
# 빚지는 문화
과거에는 돈을 꾸고 갚지 못하면 채무자가 교도소에 갈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사람들은 빚을 두려워했다. 그러나 신용카드가 도입되면서 사람들의 태도는 달라졌다. 우리 사회는 빚을 내는 것을 용인하기 시작해 사실상 빚에 의존하는 쪽으로 점차 변화해 왔다. 지금의 소비자들은 주택, 자동차, 대학 등록금, 휴가비, 음식 값을 빚을 내서 지불한다. 이렇게 빚에 의존하는 태도가 일상화되면 과다 차입은 피하기가 어렵다. 종종 물건을 구입할 때, 빚을 내서라도 사려고 하지는 않는가?
---「week 13. 부채 관리 : 빚지지 말라」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