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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

은둔

: 세상에서 가장 먼 만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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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5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306쪽 | 546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91747159
ISBN10 8991747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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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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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문관에서 수행 정진할 때 다른 선승들에겐 가족이나 절친한 도반이 찾아오는 경우도 있었지만, 제선에겐 아무런 방문객이 없었다. 그래서 그가 6년간 홀로 지낸 방에서 어떤 깨달음을 얻었는지조차 알 길이 없었다. 방 주위를 감싸고 도는 이루 형언할 수 없는 맑은 기운만이 그의 철저한 수행의 흔적을 보여줄 뿐이었다. 제선은 6년 결사가 해제되는 날 억겁의 업보와 숙연의 실타래를 뚝 끊어버린 듯한 모습으로 드디어 무문관을 박차고 나왔다. 제선은 6년간 머문 무문관에 대한 착도 없이 가벼운 새처럼 남쪽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부산으로 가서 혼자 배에 올랐다. 제선이 세상에 남긴 행적은 이것으로 끝이었다. 누군가는 제선이 평상복을 입고 서울의 한 판자촌에 숨어 수행한다고 했고, 누군가는 남해의 외딴섬에 산다고도 했다. 정영은 “소문을 좇아 남해의 섬까지 찾아가보았지만 그는 없었다”고 했다.
--- p.26
우화는 절에 사람이 있거나 없거나 상관없이 혼자 죽비를 치고 참선을 시작했고, 공양시간이 되면 발우를 폈다. 우화는 잘 때도 부처님이 그랬던 것처럼 반드시 오른쪽으로 누웠고, 요를 4분의 1로 개어 방석 크기로 만든 뒤 몸 위쪽만을 덮었다. 그렇게 덮으면 요는 바닥에 닿지 않아 밑에서 황소바람이 몸으로 파고들기 마련이었다. 제자 일륜은 황소바람이 스승의 몸에 몰아치는 것이 안타까워 방에 들어가 요를 펴서 온몸을 덮어드리곤 했다. 그런 뒤 방을 나와 문틈으로 방을 들여다보면 스승은 얼른 요를 다시 4분의 1로 접어 덮었다. 안락함을 멀리함으로서 경책을 삼은 그의 자세는 남들이 보지 않을 때일수록 더욱 엄정했다. 그는 여름이면 모기약을 뿌리지도, 모기를 잡지도 않았다. 그래서 여름철 그의 모시옷은 우화의 피를 포식해 배가 터져 죽은 모기들의 피로 시뻘겠다.
--- p.100
“천야만야 낭떠러지에서 발을 내디딜 수 있어야 이 일을 뚫어낸다. 앞에는 천길만길 낭떠러지요, 뒤를 보니 은산철벽이라. 옆을 보니 벌겋게 달아 있는 쇠창살이다. 이곳을 빠져나와야 되는데 빠져나오지 못하면 누가 그를 구해줄 것인가. 정수리에 화로를 이는 용기가 아니면 어쩔 도리가 없다. 큰 사자가 되려면 새끼 때부터 사자놀음을 배워야 되고, 부처가 되려면 본사의 대용맹심으로 천 길 낭떠러지에 앞발을 내디뎌야 되며 벌겋게 달아 있는 쇠창살을 손으로 움켜쥐고 뛰쳐나와야 한다. 구십 일 동안 따뜻한 방에서 날짜만 채우려고 생각하지 마라. 공양주가 해주는 밥 먹고 부목이 나무해서 불 때주는 따뜻한 방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으면 그것은 참선이 아니고 죽은 사람이다. 머리 깎고 중이 되서 무엇을 먼저하고 무엇을 나중에 해야 되는가를 선택해야 돼. 무엇 때문에 부모형제를 버렸느냐는 말이다. 배가 고파 중이 됐느냐? 일하기 싫어 중이 됐느냐? 중이 되어서 공부 안 한다면 나라에 죄를 짓고 부모를 봉양 못 했으니 부모에 불효할 뿐 아니라 손을 이어주지 못했으니 절손의 죄를 어떻게 감당하며, 시주 밥만 먹고 일을 안 했으니 시은을 어떻게 갚을 것인가.”
--- p.137
수월이 머슴처럼 일하며, 중생에게 베푼 정성은 하늘도 감동할 정도였다. 그는 절에 손님이 오면 발 감싸개인 감발을 벗겨 손수 빨아서 불에 말려 아침에 신도록 하고, 밤새 몸소 만든 짚신 서너 켤레를 바랑 뒤에 매어주곤 했다. 그의 사제로 당대의 선사였던 만공은 생전에 “수월 형님만 생각하면 늘 가슴이 뛴다”며 그의 자비심에 환희를 일으키곤 했다.
--- p.178
지월은 한 치 어긋남이 없이 언행이 일치했기에 그의 말을. 간과하려야 할 수 없었다. 혈기왕성한 나이에 한참 공부하는 학승들이. 채소 반찬에만 물린 나머지 하루는 몰래 계곡에 내려가. 솥을 걸고 명태를 삶았다. 그러자 이를 안 지월이 달려왔다. 한순간의 식욕을 이기지 못한 젊은 스님들의 손을 잡고. 그는 눈물을 흘렸다. 그 눈물이 한 치의 가식 없는. 자비의 눈물임을 알기에 학승들도 저절로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고래 등 같은 지붕 아래서, 거울 같은 장판 위에서, 백옥 같은 쌀밥을 먹으며 해탈을 위해 정진하는 우리가. 공부 말고 다른 무엇이 더 필요합니까.”
--- p.234
만공은 간월암에서 벽초와 원담으로 하여금 해방 직전 1천 일 동안 조국 광복을 위한 기도를 올리도록 했다. 1945년 8월 15일은 간월암에서 기도를 한 지 정확히 1천 일이 되는 날이었으니, 선사의 기도는 우주를 움직인다 함이 어찌 거짓이라고 할 것인가. 만공은 광복을 기원하면서도 “광복은 어김없이 된다. 그런데 하나같이 아이 낳기만을 고대할 뿐 아이를 어떻게 양육할지에 대해선 대책이 없으니, 이러다간 정작 해방이 되고 난 뒤 더 큰 고통을 당하게 될 것”이라면서 안타까워했다.
--- p.2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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