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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밀빵 햄 샌드위치

호밀빵 햄 샌드위치

[ 양장 ]
리뷰 총점9.6 리뷰 23건 | 판매지수 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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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4월 20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24쪽 | 502g | 128*188*30mm
ISBN13 9788932917634
ISBN10 893291763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는 다른 아이들과 놀아도 된다는 허락을 받지 못했다. 「걔들은 나쁜 애들이야.」 아버지가 말했다. 「부모들이 가난해.」 「그래요.」 어머니도 동의했다. 부모님은 부자가 되고 싶어서 자기들이 부자라는 상상을 하곤 했다. --- p.32

그때 내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데이비드와 나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른 아이들은 내가 [아웃]되기를 바랐다. 나는 [아웃]되어야만 했으니까. 아이들은 데이비드와 내가 친구라는 것을 알았다. 데이비드 때문에 아이들은 나를 원하지 않았다. 내야에서 걸어 나가면서 나는 데이비드가 반바지를 입고 3루를 보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파란색과 노란색 긴 양말이 발까지 흘러내렸다. 데이비드는 왜 나를 골랐을까? 나는 밉상으로 찍히고 말았다. --- p.40~41

기다리던 때가 왔다. 나는 그동안 키가 자랐고, 플레이트에 섰을 때 무척 힘이 넘치는 기분이 들었다. 그 애들이 바라는 만큼 내 실력이 형편없다고는 믿을 수 없었다. 나는 되는 대로 휘둘렀지만 힘이 있었다. 내가 강하다는 것을 알았고, 어쩌면 애들이 말하는 대로 [미친] 것에 가까울지도 몰랐다. 하지만 무언가 진짜가 있다는 기분을 몸 안에서부터 느꼈다. 그저 굳어 버린 똥일지도 모르지만, 이전보다 더 많아졌다. --- p.41

아버지의 얼굴은 끔찍했다. 앞으로 내민 입술은 기름기로 번들거리고 즐거움으로 축축했다. 아버지는 아무 일도 없었던 양, 나를 때린 적이 없는 양 행동했다. 침실로 돌아왔을 때 나는 생각했다. 저 사람들은 내 부모가 아냐. 나를 어디서 입양했는데, 지금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는 거야. --- p.53

교실은 끔찍할 정도로 고요했다. 나는 그때까지 교실에서 가장 인기 없는 아이였다. 그 애들의 심장을 모두 칼로 갈라놓는 것만 같았을 것이다.
「매우 독창적인 글입니다.」 프레타그 선생님은 내 글을 읽기 시작했다. 그 이야기는 내 귀에도 근사하게 들렸다. 모두가 귀를 기울였다. 내가 쓴 단어들이 칠판 끝에서 칠판 끝까지 교실을 채웠다. 천장에 부딪쳤다 튕겨 나왔고, 프레타그 선생님의 구두를 덮고 바닥 위에 쌓였다. 반에서 가장 예쁜 여자애들이 나를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센 남자애들은 모두 열 받았다. 그 애들이 지은 글은 개똥만도 못했다. 나는 목마른 사람처럼 내 단어들을 들이마셨다. 심지어 그 말들이 진짜라고 믿기 시작했다. 후안이 내게 얼굴을 한 대 맞은 표정으로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나는 두 다리를 뻗고 의자에 기댔다. 너무 빨리 모든 것이 끝났다.
「이 멋진 글과 함께,」 프레타그 선생님이 말했다. 「여기서 수업을 마치겠습니다.」 --- p.114

나는 바라보았다. 거미가 나뭇가지 사이에 거미줄을 쳤고, 파리 한 마리가 거기 걸려 있었다. 거미는 무척 신나 보였다. 파리는 빠져나가려고 발버둥 치며 온 거미줄을 흔들었다. 파리는 미친 듯이 무력하게 윙윙댔고 거미는 파리의 날개와 몸을 거미줄로 좀 더 칭칭 감았다. 파리가 윙윙대는 동안 거미는 빙빙 돌며 파리를 완전히 거미줄로 묶어 버렸다. 거미는 무척 크고 흉측했다.
「이제 접근하려고 한다!」 척이 소리쳤다. 「송곳니로 꽉 물려고 해!」
나는 아이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거미를 발로 차서 떨어뜨리고 한 발로 파리를 거미줄에서 떼어 냈다.
「너 대체 무슨 짓을 하는 거야?」 척이 따졌다.
「이 개새끼!」 에디가 고함쳤다. 「네가 망쳤잖아!」
나는 물러섰다. 프랭크조차 나를 이상하게 쏘아보았다.
--- p.118~119

바니는 턱이 축 늘어진 커다란 갈색 불독이었다. 무감각한 갈색 눈에 멍청하고 뚱뚱했다. 개는 꾸준히 으르렁거리며 서서히 앞으로 나아갔다. 목덜미와 등을 따라 난 털이 곤두섰다. 나는 개의 멍청한 엉덩이를 발로 차고 싶었지만, 그랬다가는 개가 내 다리를 물어뜯어 버릴 것만 같았다. 개는 죽이고자 하는 마음에 완전히 몰두하고 있었다. 하얀 고양이는 채 자라지도 않았다. 고양이는 벽에 바짝 붙어서 식식대며 기다렸다. 아름다운 동물, 무척이나 깨끗한.
개는 느릿느릿 앞으로 움직였다. 어째서 애들은 이런 짓을 필요로 할까? 이건 용기의 문제가 아니라 그저 더러운 게임이었다. 어른들은 어디에 있었나? 말릴 권위를 가진 이들은 어디에 있었나? 그들은 늘 주위에 있으면서 나를 꾸짖어 놓고. 이제 그들은 어디에 있었나? --- p.122

그 애는 그저 딱풀처럼 내게 달라붙었다. 너무 불쌍해서 그냥 꺼지라고 할 수가 없었다. 굶주리고 사람들 발길에 차인 똥개 같았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애와 어울려 다니는 게 기분 좋아지진 않았다. 그렇지만 나는 똥개의 기분을 알기 때문에, 그 애가 주변을 맴돌도록 놔두었다. 그 애는 말끝마다, 적어도 한 단어는 욕을 섞어 썼지만, 모두 가짜였고 그 애는 강하지 않았다. 그냥 겁이 났을 뿐이었다. 나는 겁이 나진 않았지만 혼란을 느끼긴 했기에 우리는 어쩌면 좋은 짝이었는지도 몰랐다. --- p.130

그 모든 작품이 내게 밀려들었다. 한 책이 다른 책으로 안내했다. 더스패서스가 따라왔다. 사실 아주 좋지는 않았지만 그럭저럭 좋았다. 그의 미국 3부작은 너무 길어서 읽는 데 하루가 더 걸렸다. 드라이저는 내게 별 감흥을 전해 주지 못했다. 셔우드 앤더슨은 줬다. 그리고 헤밍웨이가 따라왔다. 얼마나 전율이 일었는지! 그는 대사를 쓸 줄 아는 작가였다. 그건 기쁨이었다. 낱말들은 지루하지 않았고, 마음으로 하여금 콧노래를 부르게 하는 것들이었다. 그것들을 읽고 마법에 몸을 맡기면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고통 없이 희망을 갖고 살 수 있었다. --- p.215

나는 웃음을 터뜨렸고 정말로 마음이 열렸다. 곧 짐은 반 블록 차이로 처졌다, 한 블록, 두 블록까지 멀어졌다. 아무도 내가 얼마나 잘하는지 알지 못했다. 아무도 내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알지 못했다. 나는 일종의 기적이었다. 태양은 노란빛을 여기저기 던지고 나는 바퀴 달린 미친 칼처럼 그 햇빛을 가르고 달렸다. 내 아버지는 인도 거리의 비렁뱅이지만, 세상 모든 여자들은 나를 사랑하지……. --- p.232

길을 걸으며 나는 혼자라 느끼지 않았고, 실제로도 혼자가 아니었다. 굶주린 잡견 한 마리가 따라오고 있다는 것을 알아챘다. 불쌍한 동물은 끔찍할 정도로 앙상했다. 갈비뼈가 피부를 뚫고 나올 듯했다. 털은 대부분 빠져 버렸다. 남아 있는 털도 마르고 뭉쳐서 군데군데 붙어 있었다. 그 개는 사람들에게 매 맞고 위협당했으며 버림받아 겁을 먹었다. 호모 사피엔스의 희생자였다.
나는 멈춰서 무릎을 꿇고 한 손을 내밀었다. 개는 뒷걸음질 쳤다.
「이리 와봐, 난 너의 친구야…… 이리 와, 이리…….」
개는 더 가까이 왔다. 무척 슬픈 눈을 갖고 있었다.
「야, 사람들이 무슨 짓을 한 거냐?」 --- p.288~289

여자들은 돈 잘 버는 남자를 원했다, 여자들은 지위가 있는 남자를 원했다. 얼마나 많은 품격 있는 여자들이 밑바닥 건달들과 살고 있을까? 뭐, 어쨌든 나는 여자를 원하지 않았다. 같이 사는 것도 싫었다. 어떻게 남자들은 여자들과 살 수 있었을까? 그게 무슨 뜻이었을까? 내가 원하는 건 3년 치 식량이 있는 콜로라도의 동굴이었다. 엉덩이는 모래로 닦으면 된다. 무엇이든, 이 지루하고, 사소하고 비겁한 존재 속에서 익사하지 않을 수 있는 무엇이든. --- p.302

「이 자식이 저를 꼬여 냈어요.」
「우린 그 따위 건 신경도 안 써. 중요한 건 무슨 일이 일어났냐는 거지. 우리가 아는 건, 넌 해고라는 거야.」
「제 월급은 어쩌고요?」
「우편으로 부쳐 주지.」
「좋아요. 그럼…….」
「잠깐, 너 사물함 열쇠나 내놓고 가.」 --- p.310

히틀러는 그저 내게 또 한 명의 독재자일 뿐이었다. 다만 히틀러는 저녁 식사 시간에 내가 자기를 막기 위해 전쟁에 나간다면, 머리를 날려 버리거나 불알을 떼어 버리겠다는 설교는 늘어놓지 않았다.
--- p.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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