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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담는 그릇

마음을 담는 그릇

[ 양장 ] 물구나무 세상보기-02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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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4월 2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42쪽 | 340g | 210*230*15mm
ISBN13 9788972888086
ISBN10 8972888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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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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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 정윤경
1984년 서울에서 태어나 경원대학교 조소과를 졸업한 뒤, 영국 킹스턴대학교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다. 그림책에 선과 색을 자신만의 터치로 섬세하게 펼쳐 세상 사람 모두와 소통하기 위해 그림을 그리고 있다. 『마음을 담는 그릇』은 소나무 스님의 순수한 품성과 동자승의 티 없는 마음 그리고 고즈넉한 산사 풍경을 독창적으로 표현한 첫 그림책이다. 『아들아 너는 최고의 인생을 살아라』 등 지금까지 몇 권의 책에 삽화를 그렸으며, 현재 ‘삼매화 아틀리에’에서 작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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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스님은 하루 종일 끌을 들고서 향기 나는 나무로
목탁이나 스님들의 밥그릇인 바리때를 깎으며 절을 지켰다.
스님은 향나무 토막에 열 번 끌질할 때마다 절을 한 번씩 했다.
그러다 졸리면 돌샘의 찬물에 눈을 씻고 다시 끌질을 했다.
목탁이나 나무 그릇 하나가 완성되려면 수천 번 절을 했다.
“스님, 왜 끌질을 할 때마다 절을 하세요?
절을 하지 않으면 더 빨리 만들 수 있잖아요.”
“목탁이나 나무 그릇에 내 마음을 담고 싶어서다.”
--- p.9

그런데 어느 날부터인가 풍경사는 끼니 거르는 일이 없어졌다.
하얀 눈으로 산길이 막히는 날만 빼고는 소나무 스님이 공들여 깎은
목탁이나 나무 그릇을 구하러 오는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사람들은 새벽같이 나타나서는 남보다 더 큰 것을
더 빨리, 더 많이 가져가려고 했다.

그러나 소나무 스님은 목탁과 나무 그릇을
똑같은 크기로 한 개씩, 주문한 순서대로 만들어 주었다.
사람들이 아무리 재촉하더라도 더 빨리 만들 줄 몰랐다.
소나무 스님은 하나하나를 모두 자기가 쓸 목탁이나
나무 그릇이라고 생각하며 정성스레 깎고 다듬었다.
--- p.16-17

“우리 스님은 이상한 분이에요. 정말로 좋은 나무 그릇을 하나
만들어 주겠다고 저랑 약속했거든요. 그런데 아직까지 지키지 않으셨어요.”
“좋은 나무 그릇은 어떤 건데?”
친구 스님의 물음에 아이는 망설이지 않고 말했다.
“하늘에 있는 별까지 다 담을 수 있는 나무 그릇이라고 하셨어요.”
“지금 가지고 있는 나무 그릇은 누가 만들었는데?”
“물론 우리 스님이죠.”
“그런데 다른 나무 그릇이 또 필요하단 말이냐?”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은 마음에 안 들어요.
예쁘게 둥글지 않고 심술궂은 사람 마음처럼 삐뚤어져 있거든요.”
--- p.26

“우리 스님이 들려준 얘긴데요. 별에도 사람들이 살고 있대요.
별에서 다시 태어날 거라고 믿는 사람은 죽음을 슬퍼하지 않는대요.
스님, 정말 그럴까요? 우리 스님은 벌써 별에 사는 사람 같아요.
어젯밤에 이렇게 혼잣말을 했어요.
‘별을 담을 수 있는 나무 그릇을 만들었으니
이제 할 일이 없군.’ 하고 말이에요.”
--- p.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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