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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허들

생명의 허들

: 1리터의 눈물 어머니의 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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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07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278쪽 | 356g | 128*188*20mm
ISBN13 9788991310124
ISBN10 899131012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키토 시오카
5남매를 낳고 기른 엄마이다. 남편과 맞벌이를 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던 어느 날 맏딸 아야가 ‘척수소뇌변성증’이라는 불치병에 걸리고 만다. 이 때부터 10년간 불치병과 싸우는 딸을 간병하며 옆에서 지켜준다. 불치병에 걸린 딸을 간호하는 한편으로는 나머지 건강한 네 아이들에게도 소홀하지 않도록 애쓰고, 남편과 직장 일에도 충실하려고 노력하는 우리 시대의 평범하고도 특별한 어머니이다. 이런 특별한 경험을 통해 가족과 사랑 등, 우리가 잊고 지낸 소중한 것들의 의미를 되새겨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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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야는 간신히 생명은 유지하고 있지만 요독증이 일어나고 있어요. 이제 하루나 이틀 밖에 남지 않은 것 같아요. 보통이라면 죽음을 맞고 나서 보낼 준비를 하겠지요. 그런데 지금 엄마인 내가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을 다른 사람이 알면 어이가 없고 불성실하다고 비난할지도 몰라요. 하지만 나는 아야를 시집보내기로 결정했어요. 예쁘게 핀 꽃봉오리를 타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며 조용히 떠나고 싶다고, 전에 아야가 한 말을 생각했어요. 그래서 원하는 대로 보내주고 싶어요. 시집보낼 준비를 해도 되겠지요?”
그 준비를 내 손으로 해주고 싶다고 간절하게 청했다.
“꽃을 많이 준비해줘요. 좋아했던 폴모리아 악단의 레코드도 골라놓구요.”
내게서 강한 결의를 느낀 남편은 세상의 상식과는 거리가 먼 행동을 함께 받아들여주었다.
그리고 남편은 아이들이나 친척들에게, “아야와 약속한 것이 몇 가지 있다. 원하던 대로 모두 다 해주고 싶으니까 이상하다고 생각돼도 하고 싶은 대로 하게 내버려뒀으면 한다.”라고 부탁했다.

결혼식 준비가 남편의 손에서 시작됐다.
아야의 심장이 움직이고 있을 때에 아버지가 장례 준비를 했다. 분명 너무나도 슬프고 괴로울 것이다.
식장을 꽃으로 장식했다.
배경음악도 골랐다.
그것은 정말로 결혼식 준비였다.


아야에게 - 엄마가

아야
혼자서 걷고 있는 거니
혼자서 밥이라도 챙겨먹고 있는 거니
크게 소리 내어 웃기도 하고
얘기도 할 수 있는 거니
엄마가 곁에 있지 않아도
하루하루 잘 지내고 있는 거니
엄마는 그저 그저
그 걱정뿐이란다
아야가 떠나고
너무나도 슬퍼서 가슴이 미어지지만
언젠가 엄마가 갈 때까지 기다리고 있어줘

아야
엄마는 일요일이 되면 뭘 해야 할지 몰라
허둥지둥한다
서둘러 장보고
병원에 달려가던 생활이 무너지고 나서
뻥 뚫린 그 시간을 견딜 수가 없다

사진 속의 아야는 울지도 않고 슬픈 얼굴도 하지 않고
활짝 웃고 있으니까
황급하던 긴장감이 사라진 생활이 몸에 익지 않아
몹시 힘들단다

아야에게 지지 말아야지
웃음거리가 되지 않게 걱정 끼치지 않게
노력해야겠다고 단단히 마음먹지만
10분도 지나지 않아
무슨 일을 해도 들떠 있어서 뭔가 잊어버린 것처럼
앉았다 섰다 하면서,
안정이 되지 않아 힘들단다

아야는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서
전화도 없고 편지도 닿지 않는
머나먼 곳으로 시집을 갔어
조금이라도 더 엄마 곁에 있어주길 바랬지만
아야의 정열에 지고 말았지

행복하게 지내고 있을까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
모두와 사이좋고 자유롭게 어울리며
얘기하고
청춘을 즐기고 있을까

엄마는 그렇게 생각하고 싶구나
아니 그렇게 생각하고 있어서
불단의 아야 위패에는 가능하면 합장하지 않아

먼저 가버린 아야는 불효한 거야, 라고
늘 사진에 불평을 하는데, 넌 듣고 있는 거니
아야는 웃는 얼굴이 가장 사랑스럽지만
가끔은 우는 얼굴도 보고 싶구나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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