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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

호텔 정원에서 생긴 일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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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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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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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년 07월 10일
쪽수, 무게, 크기 420쪽 | 526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01068398
ISBN10 89010683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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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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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오근영
일본어 전문 번역가로, 옮긴 책으로 《100번 울기》《여섯 번째 사요코》《굽이치는 강가에서》《카후를 기다리며》《유레루》《이상한 나라의 토토》《유리정원》《아내의 여자 친구》《기습》《패왕 후히토》《소년 H》《악의》《르네상스의 미인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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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그를 죽였다고 해서 그를 자기 것으로 만들었다고 생각하면 큰 착각이야. (……) 당신은 옛날부터 그랬지. 버리고, 부수고, 죽였지.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는 건 그렇게라도 해서 당신의 의지에 따르게 만들어 왔지. 그렇지? 11p.

빌딩 안에 있는 정원은 극장과 비슷하다. 사실, 지금 그곳에 모인 사람들도 모두 뭔가를 연기하고 있다. 이 공간을 공유하고 있는 그들은 그것만으로 어떤 사건의 공범자와 같다. 닫혀 있는 듯한, 닫혀 있지 않은 듯한 공간. 항상 외부로부터 누군가가 보고 있는 장소. 59p.

“A는 이 세상 누구보다 미워하는 B를 감싸기 위해 위증을 했다. B가 왜 죄를 심문받고 있는가 하면 그녀가 C를 죽였기 때문이다. 사실 C는 A가 이 세상 누구보다 사랑하는 남자였다. C를 죽인 B를 감싸기 위해 A가 위증을 하는 건 왜일까? 이건 좀 수수께끼 같지 않아? 어때?” 86p.

“그래, 아무도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지. 적어도 다들 자기들이 본 것이 옳다고 믿고 있어.” (……) “자기가 본 것이 실제로 일어난 일인지 아닌지는 알 수가 없는 거야.” (……) “목격자가 잘못 봤다는 건가?” (……) “그렇게 말하지는 않았어. 자기가 본 것의 의미를 이해할 수 없었던 게 아닐까, 그거지.” 169p.

세 사람 모두 말없이 호수를 보고 있었어. (……) 밤이 가까워지는 하늘과 호수를 말없이 응시하고 있었어. 정말 친한 사람들, 안심하고 같이 지낼 수 있는 사람들 사이에는 말이 필요 없는 순간이 종종 있잖아. 그게 바로 그런 순간이었어. 호수의 수면처럼 세 사람 모두 똑같은 높이로 마음이 일렁이는 가슴 벅찬 순간이었지. (……) 행복이란 그런 건지도 몰라. 241p.

호텔 정원은 도시와 비슷하다. (……) 건물 내부의 정원은 도시의 모형. 우리가 사는 세계의 축도. 사람들은 늘 둘러싸이고 싶어한다. 타인으로부터의 시선을 차단하고 관리당하고 안전하고 기분 좋은 장소로 도망치고 싶어한다. 그러는 한편 사람들은 둘러싸여 있다는 것에 폐쇄감과 고독을 느낀다. 그래서 사람이 모이는 장소로 나가 많은 사람들 속의 한 사람임을 확인하지 않고는 견디지 못한다. 그리고 내부 정원은 항상 ‘보여지는’ 운명에 있다. (……) ‘보여진다’는 의식은 늘 허구를 갖고 있다. 내부 정원은 보는 자와 보여지는 자 쌍방에게 연기를 강요한다. 그러므로 허구는 내부 정원 밖으로 펼쳐진다. 390p.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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