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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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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07년 08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08쪽 | 422g | 152*210*30mm
ISBN13 9788901070186
ISBN10 8901070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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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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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애니 최
UC 버클리 대학에서 심리학으로 학사학위를, 콜롬비아 대학 문예창작학과에서 순수예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관광 안내원, 엘리베이터 조작원, 의료 촬영 조수, 수화 교사, 과학 교과서 편집자 등을 거쳐 현재 뉴욕에 거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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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같으면 전화를 4천 킬로미터짜리 탯줄로 사용하는 부모님이다. 나는 그 줄로 내 목을 조르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중요하지 않은 잡담만 늘어놓았다. 그런데 부모님이 당연히 전화를 하리라고 믿었던 그날, 전화는 한 통도 오지 않았다. 나와 바닥을 구르며 씨름을 하다가 얼굴에다 방귀를 뀌어대던 오빠도 그날은 기억하고 있었다. 오빠 마이크는 참 퉁명스럽게도 이메일을 써 보냈다.
‘생일 축하해. 아님 말고’
(본문 9쪽)

“이런 점수로 앞으로 어떻게 살래?”
예일대와 프린스턴대조차 모조품에 불과했다. 내가 대학에 가려면 십 년이나 남았지만 우리 부모님은 하버드 입학위원회가 내 초등학교 시험지까지 검사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았다. 글자 한 자 잘못 쓴 내가 하버드의 영광에 먹칠을 할 수도 있으니 입학을 거부할지도 모르는 것이다.
(본문 27쪽)

“우리 딸내미는 자기가 아주 천재라고 생각하나봐. 그럼 ‘내 방’은 뭐라고 하니?”
나는 웃다말고 입을 딱 다물었다. 가만, ‘내 방’을 한국말로 뭐라고 하더라? ‘내 방(my room)’과 ‘나방(moth)’이 늘 헷갈렸다.
(본문 80쪽)

은희 언니는 열한 살이었다. 코알라가 아니라 남자 친구가 필요한 나이였다. 코알라는 나 같은 여덟 살짜리 아이에게나 어울렸다. 엄마는 동물 하나를 고르라고 해놓고 이제 와서는 집과 친구들에게서 수천 킬로미터는 떨어진 한국에다 놓고 가자고 했다. 영어도 못하는 나라에 남겨놓자니, 말이 돼? 바보 같은 엄마.
(본문 111쪽)

“고기 안 먹어요. 난 채식주의자예요.”
엄마와 나는 거실 바닥에 앉아 빨래를 개고 있었다. 나는 오빠의 셔츠를 공처럼 돌돌 말아 한쪽으로 집어 던졌다. 오빠가 우리를 돕지 않으면 나도 도와주고 싶지 않았다.
“더 나은 생활을 하기 위해서예요.”
“누구를 위한 생활? 고기를 안 먹으면 무서운 병에 걸려 죽어.”
“엄마가 잘못 알고 계신 거예요. 고기 때문에 사람들이 아픈 거예요. 엄마한테도 나빠요.”
“엄마한테도 나쁘다니 무슨 말이야?”
“심장병 같은 걸 일으키니까요.”
“심장병을 일으키는 건 바로 너야.”
(본문 168쪽)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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